아이들 건강

액체로 만든 사탕의 심각한 폐해, 막을 길 없나

우리 아이들의 몸과 정신 좀 먹는 청량음료

지역내일 2013-04-29 (수정 2013-04-30 오전 8:33:15)

청량음료가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그 안에 녹아있는 엄청난 양의 설탕 때문이다. 그럼에도 엄청난 광고와 무차별적인 노출 탓에 사랑하는 아이들과 청량음료를 떼어놓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은 열심히 뛰어논 후 탄산음료의 톡 쏘는 그 맛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다. 게다가 너무나도 달콤한 각종 과일 맛 우유의 유혹도 마찬가지다. 언제까지 우리의 사랑하는 아이들을 이런 설탕덩어리의 유혹에 방치해 둘 것인가.


‘뚱보의 나라’ 미국, 비만의 주범은 청량음료
대형마트에서도 꽤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청량음료 코너. 콜라와 사이다를 비롯해 온갖 종류의 청량음료와 건강을 표방한 드링크 류, 최근에는 비타민을 내세우며 마치 몸에 좋은 것처럼 인식되는 각종 음료들, 또 냉장식품 코너에 당당히 자리 잡고 있는 여러 과일 맛 우유들. 아이들에게는 모두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들이다.
청량음료의 가장 대표적인 세계 유수의 콜라회사. 이 회사의 연간 매출액이나 영향력은 상상하기 힘들만큼 어마어마하다. 게다가 몇 년 동안이나 줄기차게 세계 브랜드 가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 회사에서는 콜라뿐만 아니라 각종 청량음료를 많이도 생산한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 동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콜라에 대한 유해성이 강조되고 있다. 콜라에 들어있는 성분인 액상과당, 탄산가스, 캐러멜 색소, 인산, 향료 등이 의학자들에 의해 ‘블랙리스트’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또한, 콜라를 비롯한 청량음료는 비만의 주범으로 미국에서는 일부 학교 내에서 청량음료 자동판매기 설치를 금지시키는가 하면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인 미쉘 오바마도 어린이 비만 방지의 전도사로 활동하며 탄산음료를 포함한 정크 푸드를 몰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청량음료는 비만뿐만이 아니라 어린이의 충치유발과 뼈 조직을 해치고, 카페인까지 다량 함유돼 있어 주요 소비자인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이런 사실들이 부각되면서 반대급부로 사이다의 소비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사이다는 콜라의 대안이 될 만큼 안전할까. 심하게 표현하면 콜라에서 검은 색소만 빼낸 것이 사이다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탄산만 날아가면 설탕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한다.
미국 공익과학센터에서는 청량음료를 ‘액체사탕’이라고 부를 정도로 ‘설탕투성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청량음료 시장은 계속 커져왔으며 미국 내 햄버거 매장에서 ‘라지’ 콜라를 주문하면 우리나라 ‘라지’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정말 큰 ‘라지’를 안겨준다. 일반 상점에서의 소비가 준다면 햄버거 매장 등을 통해 소비를 늘리는 것이 청량음료 회사의 상술이다.
앞서 언급한 미국 공익과학센터에서는 청량음료가 미국 사회를 뚱보로 이끈 가장 큰 원인중의 하나이며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에 막대한 피해를 준 주범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청량음료는 충치를 비롯해 골다공증, 심장병, 알레르기, 주의력결핍 등과 과잉행동장애까지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붕어빵에 붕어 없고 과일 맛 우유에 과일 없다
또한, 청량음료에 버금갈 정도로 어린이의 건강에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각종 과일 맛 우유들. 국내에서 독보적인 시장을 구축하며 인터넷에서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카페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초절정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000맛’ 우유는 최근 라이벌 회사에서 비슷한 우유가 출시되면서 잠시 긴장했지만 그 위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잘 알다시피 바나나 맛 우유인 이 제품에는 바나나가 들어있지 않다. 물론 농축시킨 과즙이 1% 들어있긴 하지만 농축시키는 과정에서 가열을 하기 때문에 영양소는 거의 다 파괴된다. 부모들은 성장하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우유를 먹이지만 우유를 잘 먹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우유의 영양가와 비슷할 거라는 생각에 바나나 맛 우유나 딸기 맛 우유 등을 먹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우유에는 바나나가 없고 물론 딸기도 없다. 그저 맛이나 향을 내는 화학첨가물만 들어있을 뿐이다.
이런 화학첨가물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우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백설탕, 즉 정제당이다. 비타민 음료라고 광고하는 어느 음료 한 병에는 각설탕 12개의 당분이 들어있다. 무심코 한 병의 청량음료를 마시면 10개 이상의 각설탕을 먹는 셈이다. 그러니 우리 아이들은 대부분 잠재적인 비만환자이며 또 당뇨환자인 셈이다. 

설탕으로 점철된 피로회복 드링크
청량음료와 각종 과일 맛 우유의 심각성만큼이나 사각지대에 있는 음료가 있다. 다름 아닌 피로회복 드링크 류. 피로회복제의 대표 격인 ‘박00’뿐만이 아니라 여러 가면을 쓰고 다가온 각종 피로회복 드링크 류는 한결같이 ‘피로회복제’나 ‘자양강장제’ 같은 현란한 이름을 갖고 있다. 더구나 이런 제품을 만드는 곳은 다름 아닌 의약품을 만드는 제약회사이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일단 제약회사이니 만큼 몸에 해로운 다른 청량음료와는 태생부터가 다르다고 생각해 ‘믿고’ 마신다. 여기에 깊고 어두운 터널 같은 함정이 숨어있다.
피로회복제 제품의 당 함량을 보면 과연 국민의 건강을 생각해야 하는 제약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이 들어있다. 당 함량이 10%가 넘는다. 그러니 100ml 한 병을 마시면 정제당 10g 이상을 먹는 셈이 되는 것이다. 청량음료의 정제당보다 더 많은 양의 설탕이 들어있다. 게다가 피로회복제이며 자양강장제인 이런 제품에 카페인도 다량 함유돼 있다. 농구시합이 끝난 후 친구에게도 건네주고 손자에게도 주며 남편과 아내에게도 힘내라며 주는 이런 드링크에 왜 이리 정제당과 카페인이 많이 들어있는 것일까.
결국 제약회사에서 만드는 제품이니 막연히 ‘몸에 좋겠지’라고 생각하는 제품들이 우리의 의식과 몸을 배신하고 있는 셈이다. 격하게 표현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피로회복제는 정제당과 각종 향료로 입에 착 붙는 단맛만을 내고 있으며, 지금은 쓰지 않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들어가던 보존제(방부제)인 안식향산나트륨 같은 성분으로 소비자의 몸을 갉아 먹었던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소비자의 무지, 혹은 무관심이 자라나는 내 자식들의 몸을 악마의 유혹에 내맡기고 있다. 어떤 이는 “그럼 뭘 먹느냐, 다 그런대”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의(衣), 식(食), 주(住) 중에서도 가장 우선시 되는 먹을거리 문제 아닌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내 사랑하는 아이들의 건강이 달린 문제이니 말이다.
  
장시중 리포터 hahaha1216@naver.com
참고서적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안병수 지음, 국일미디어 펴냄) 『비만의 제국』(그렉 크리처 지음, 한스미디어), 일본 「식품첨가물 평가일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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