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공 조그만 해도 운동 참 잘 돼요”

고양시일산종합사회복지관 탁구동호회

지역내일 2013-04-21

고양시일산종합사회복지관 탁구동호회
“탁구공 조그만 해도 운동 참 잘 돼요”


“젊을 때 배드민턴 테니스 치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뛰어다니던 무릎에 무리가 와요. 탁구는 많이 안 움직여도 할 수 있고 팔다리 전신운동이니까 (나이 들어도) 할 수 있어요. 조그만 공을 손바닥만 한 라켓에 맞추는 게 얼마나 재밌는지 몰라요. ”
일산종합사회복지관 탁구동호회의 총무 박용숙 씨의 말이다. 7년 전 생겨난 일산종합사회복지관 탁구동호회는 평균 50여 명의 회원들이 이용하고 있다. 월 1만 5천원의 저렴한 회비로 건강을 챙기는 지역주민들의 운동 사랑방이다. 


회원들이 꾸려가는 운동 사랑방
일산종합사회복지관 탁구동호회는 강사 없이 회원들의 자발적인 봉사로 꾸려간다. 초보자 레슨부터 회원 관리까지, 회원들이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나서서 맡고 있다.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여러 강좌들 가운데 유독 분위기 좋기로 손꼽힌다.  
사회복지사 장미연 씨는 “탁구 전용이 아닌 강당이라서 회원들이 한 시간 전에 와서 칸막이와 탁구대를 자발적으로 설치하고 운동을 한다. 열린 마음으로 서로 돕고 양보하는 마음이 몸에 배어 있는 분들”이라고 칭찬했다.
회원들은 오히려 고맙고 미안한 것이 많다고 말한다.
“다른 강좌는 모두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씩인데 우리 탁구는 수, 목, 금요일 오후 2시부터 6시 까지 해요. 사람들이 많아 화장실 전기 수도요금까지 많이 들어가는데 항상 미안하고 감사하죠.” (박용숙 총무)


웃다가 스트레스 풀고 가
회원들의 손으로 직접 꾸려가는 만큼, 탁구동호회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은 각별하다. 멀리 덕양구 화정에서 3년 째 찾아오는 김동녀 씨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친구 소개로 알게 됐죠. 사람들이 화합이 잘 되고 싸우는 거 하나 없어요. 어울려 웃고 얘기하고, 탁구공 조그만 해도 운동 참 잘 돼요. 복지관이 너무 좋아. 이 시간만 기다려요. 오는 날은 신이 나요. 하하하.”
탁구동호회에는 중년부터 노년의 회원들이 대부분이다. 회원들은 “우리 나이에는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만 보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홀로 집에 있으면 외로움으로, 자녀들과 함께 살면 짐이 될까 힘들다는 회원들. 그들에게 복지관 탁구동호회 나들이는 일상의 큰 즐거움이다.
“걷기 운동을 많이들 하지만 꾸준히 하기가 어려워요. 우리 나이에 보통 활력이 떨어지는데 탁구 하는 사람들은 다르죠. 웃다가 스트레스 풀고 가요. (4층 강당까지) 엘리베이터 안타는 분들도 있을 정도로 다리 힘도 좋아지고.” (김숙자 씨)


머리 맑아지고 몸도 좋아져
탁구동호회는 탁구채를 구비하고 있으며 탁구대는 경기용 6개, 연습용 1개로 넉넉하다. 20분마다 벨이 울려서 자리를 바꾸기 때문에 출석 인원이 많아도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 4시간 내내 운동하는 회원들이 많아도 소소한 다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처음 동호회를 만든 회원들이 서로 배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87세의 회원이 운동하러 다닐 만큼 어르신들에게 편안한 운동 장소다.
동호회에 오랫동안 몸담은 회원들은 탁구로 병을 극복하기도 했다.
장선경 씨는 교통사고를 당한 후 몸을 거동하기 어려운 상태로 임진강까지 2시간씩 걸려 걷기 운동을 했다. 1주일에 한 번씩 1년 동안 걸었지만 몸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러다 폐인이 되겠다 해서 5년 전 복지관을 찾아왔어요. 처음 문을 열고 들어오니까 웃는 소리가 나는 거예요. 그게 제일 약입디다. 그 다음이 운동이에요. 처음에는 목발 짚고 왔는데 1년 쯤 하고 나니 다리가 좋아졌어요. 4시간동안 마음껏 운동하고 좋은 표정으로 이야기하니까 머리도 맑아지고 몸도 좋아져요.”


탁구 덕분에 건강 찾아
걷기 어려웠다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어르신들한테서는 활기가 느껴졌다. 조기연 씨도 탁구로 건강을 회복했다. 그는 50대부터 당뇨와 고혈압으로 약을 먹어야 했다. 20분 걷고 한 번 쉬어야 할 만큼 약한 모습을 보고 친구가 ‘이래서는 반 귀신 되겠다’며 탁구를 권했다. 다른 곳에서 배운 것 까지 합해 십년 동안 탁구를 쳤다. 지금은 많이 걷지 못할 뿐 걷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탁구를 권해 준 친구를 만나면 네 덕에 운동하고 잘 지낸다고 말해요. 전에는 걷기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만나서 술도 한 잔 하죠.”
공이 어디로 튀어 갈까 머리로 생각한다. 손과 발, 어깨를 쉴 새 없이 움직이니 30분만 뛰어도 후끈 땀이 난다. 작은 공 하나가 주는 기적을, 일산종합사회복지관 탁구동호회 사람들은 고마운 마음으로 나누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미니인터뷰
김기태 씨 “누구나 들어와 탁구 할 수 있도록 도와요”
김기태 씨는 무보수로 신입 회원들에게 탁구를 가르친다.
“80 넘은 노인들은 집에서 골칫거리거든. 집에만 있으면 살도 찌고 자식들이 뒷수발 다 해야 돼요. 여기 와서 있으면 즐거워지고 건강해서 나가시고. 여기 오는 시간이 제일 즐겁다고들 해요.”
어르신들이 생활 속에서 겪는 고충을 이해하는 코치 덕분에 회원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배울 수 있다. 새로 나온 회원들이 누구나 탁구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김기태 씨 덕분에 탁구동호회는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





장미연 사회복지사 “복지관 강좌 질 낮다는 오해 안타까워”

장미연 사회복지사는 “복지관 수강료가 저렴한 것은 강사들이 기부 차원에서 수강료를 적게 받기 때문인데 강의의 질이 낮은 것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일산종합사회복지관은 성인, 아동, 유아 대상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성인 대상은 가요교실과 라인댄스 등이 인기가 높고, 한글서예 강좌 등 수준급의 12개 강좌가 운영되고 있다. 어르신 대상은 노래교실, 일본어 등 10개 강좌를 진행한다. 아동 대상은 전과목 학습, 독서논술 등 12개 강좌가 운영된다.
문의 031-975-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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