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면 너나 할 것 없이 대부분 문제집을 풀고 있다. 매일 가다시피 하는 학원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 하고 있는 일은 다름아닌 문제를 푸는 일이다. 시험이란 게 주어진 문제를 정확히 풀어 답을 맞추는 형식이다 보니 학생들은 문제집에 시간과 노력을 대부분 할애하고 있다.
그런데 그토록 문제를 많이 풀면서도 정작 성적은 제자리인 경우가 많다.
문제집을 푸는 이유는 바로 “내가 무엇을 잘 모르는지”를 찾아내어 이것을 보완하기 위함인 것이다.
그러나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한 이 문제집 풀이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문제집을 사용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그저 맹목적으로 문제만 많이 푸는 식의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효과적인 문제집 활용법은 어떠한 것인지 알아본다.
먼저, 여러 가지 문제집을 많이 풀려는 욕심은 버려라.
시중에 나와있는 문제집이나 참고서의 종류는 어마어마하다. 그중 많이 알려진 이른바 ‘잘나가는’ 문제집만 해도 대여섯가지가 넘는다.
문제를 많이 풀려는 욕심에 문제집을 여러권 사서 다 풀어야 겠다는 생각은 미련한 발상이다. 시간을 낭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문제집에 있는 100문제를 풀었다고 치자. 채점을 해보니 70개를 맞추었고 30개를 틀렸다면 이 학생은 그 다음에 어떤 공부를 해야할까?
찍어서 맞추지 않았다고 가정할 때 이 학생이 맞춘 70문제는 아는 문제들이다. 즉 비슷한 다른 문제를 접해도 맞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몰라서 틀린 30개의 문제는 바로 이 학생의 부족한 부분이다. 이 30 문제를 제대로 알기 전에는 이와 유사한 문제를 다시 만난다 해도 어김없이 또다시 틀리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문제집을 푼 후에 이 학생이 계속 해야 할 일은 바로 이런 틀린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서 확실하게 아는 문제로 만드는 일이다.
그것이 모두 해결되었을 때 비로소 문제집을 풀기 이전과 이후의 나의 실력의 상승이라는 것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문제집을 푼 후에는 이처럼 틀린 문제를 해결하고 반복하는 과정은 제쳐두고 또 다른 새로운 문제만을 찾아서 풀어나가는 일을 하고 있다.
시중에서 나오는 문제집들은 그 내용의 차이가 크지 않다. A문제집에 나온 문제들의 대부분은 B문제집에도 들어있다. 또 다른 문제집을 가지고 새롭게 100문제를 푼다고 해도 아마 앞에서와 비슷하게 70문제 정도는 맞출 것이고 30개 정도는 틀리게 될 것이다. 두 개의 문제집을 가지고 200문제를 푸느라 시간도 노력도 많이 들어갔겠지만 그 결과는 문제집을 풀기전과 다를 바 없다. 내가 모르는 것을 찾아서 해결한다는 문제집 사용의 기본 목적을 간과한 때문이다.
문제집을 여러 권 풀어도, 학원에서 시험기간 동안 무수히 많은 문제들을 꺼내서 시켜도 실력이 통 늘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인 것이다.
문제집에 답을 달지 말고 틀린문제를 해결하자
문제집을 풀 때엔 항상 내가 모르는 문제를 찾아내려는 의식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 한다.
따라서 문제집을 풀 때엔 가급적 문제집에 직접 답을 적거나 풀이를 하는 것을 피하는 게 좋다. 사람의 마음이란 오묘해서 풀이가 되어있거나 답이 적혀져 채점이 되어있는 것을 보면 왠지 모르게 ‘공부 좀 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미 다 한 것 같은 문제집을 다시 풀고 싶은 마음이 사그러든다. 그래서 또 다른 새로운 문제집을 찾아서 알고 있는 문제를 다시 풀고 동그라미를 치고, 모르는 문제는 또 틀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니 실력은 여전히 제자리에 멈춰있는 것이다. 게다가 많이 했는데도 성과가 안 나오다 보니 스스로 실망하거나 기운이 빠지게 되어 다음 공부를 이어 나가는 데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그러니 한 권의 문제집을 알차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문제집 위에다가 직접 답을 달지 말고 채첨을 한 후에 틀린 문제만 표시를 해 두도록 하자. 표시는 별표를 하던 당구장 표시를 하던 자유지만 나는 학생들에게 틀린 문제에 ♥표시를 하도록 권한다. 왜냐면 이 틀린 문제들이야 말로 나의 실력을 올려줄 사랑스러운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있는 공부를 의미있게 만들어주고 내 실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소중한 문제라는 마음을 가지고 애정의 표시를 해준다면 문제를 틀렸을 때 ‘또 틀렸네’ 하는 짜증스런 마음보다는 이들을 정복하고 싶은 의욕을 놓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집은 1X3 > 3X1 이라는 공식이 적용된다. 즉 한권의 문제집을 세 번 복습하는 것이 3권의 문제집을 한번씩 푸는 것보다 좋은 공부라는 것이다.
한 권의 문제집을 알차게 사용하여 모르는 것 없이 없게 된 문제집을 들춰 보았을 때, 비로소 공부를 제대로 했다는 뿌듯한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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