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교사로서 수업도 중요하지만 학생들과의 소통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학적으로 질문을 하러 오는 학생들도 많지만 자신의 진로나 생활적인 면으로도 고민을 많이 털어놓아요. 학습적으로나 인성적으로나 마지막 보루는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두 가지 모두를 잃지 않게 도와주고 싶습니다.”
앳된 얼굴에 예쁜 미소가 인상적인 강일고 오민정(33·수학) 교사. 여릴 것만 같은 첫인상과는 달리 단호한 말투와 확신에 찬 표정으로 자신과 학생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과제연구학습, 학습 향상은 물론 교감의 좋은 기회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 강일고. 3년차인 오 교사는 신설 학교인 만큼 학생들의 학업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과학중점학교인 강일고는 다양한 교내프로그램이 특히 많다. 과학 뿐 아니라 전교생이 참여할 수 있는 수학 프로그램도 활성화되어 있어 관심 있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오 교사는 2011년과 2012년 수학교과 과제연구학습을 담당했다. 과제연구학습은 학생들이 팀을 만들어 자신들이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선정하고 연구한 다음 리포트를 완성하고 또 발표하는 프로그램이다.
“과학과 달리 수학과제연구활동은 학생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활동이에요. 실험을 통해 눈에 보이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야 하는 과정이니까요. 시험만을 위한 공부가 아닌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학습의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오 교사는 과제의 주제부터 쉽게 접근하기를 권했다. 학교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을 수학과 연관 지어 생각하게 한 것이다. 오 교사의 조언을 들은 학생들은 학교와 인근 환경을 둘러보기 시작했고, 평소 들어오지 않던 것들이 그들의 눈에 포착되기 시작했다.
오 교사는 “학생들이 타원형의 화단을 측정해 실제로 타원의 방정식에 적용해보기도 하고 아치형 육교를 조사, 탐구하기도 했다”며 “스스로 접근하고 만들어낸 연구주제라 학생들이 더욱 책임을 가지고 활동에 임했다”고 했다.
또한 교사밀착지도로 이뤄지는 과제연구학습은 학생들과의 친밀감 형성과 신뢰도향상에도 큰 도움을 줬다. “학생들과 교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음을 특히 강조하는 오 교사는 “노력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감동스럽기까지 했다”고 학생들을 칭찬했다.
재미있게 수학에 접근, 자신감 잃지 않고 도전해야
수학 교사인 오 교사에게 수학을 잘 하기 위한 노하우 전수를 부탁했다.
“자신만의 수학 노트를 만들기를 권합니다. 어떻게 보면 문과학생들이 수학 공부를 더 잘 할 수 있어요. 문과 학생 특유의 감각으로 수학의 원리와 개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수학공부에 큰 도움이 돼요. 근데 그렇게 실천하는 학생들이 드물죠(웃음).”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을 알기에 오 교사는 ‘재미있는’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 교사는 “기하벡터의 경우 실제와 연관 지어 설명해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 재미있게 수업에 몰입할 수 있게 하고 있다”며 “또한 자신이 알고 있는 개념이나 새롭게 배우는 개념 등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학에 흥미가 없거나 성적이 저조한 학생들에게는 수준에 맞는 문제와 질문을 제시해 자신감을 갖게 도와주고 있다.
“수학은 노력한 만큼 성적이 나와요. 모든 학생들이 포기하지 말고 노력을 좀 더 했으면 합니다. 수학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무작정 중학교 수학부터 파고드는 학생들이 있는데 현재 진도에 맞게 공부를 하면서 부족한 부분만 복습하는 식이 더 좋습니다.”
늘 학생들의 고민에 귀 기울여
그는 많은 시간은 학생들과 상담을 한다. ‘친근함’을 무기로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오 교사. 공부, 진로, 생활 등 다양한 것들에 대해 학생들이 상담을 요청해올 때면 교사로서의 책임감을 더욱더 깊이 느끼게 된다는 그다.
오 교사는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비단 학습적인 면 뿐 아니라 다양하다”며 “아직 경험이 없어 부족한 점은 선배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한다”고 했다. 오랜 시간 다양한 경험을 한 선배 교사에게서 그는 많은 것들을 배운다. 또한 그들과 학생들은 오 교사에게 교사로서의 만족도와 즐거움을 주는 힘이기도 하다. “아직은 학생들에게 받는 것이 학생들에게 주는 것보다 많다”는 오 교사, “언제나 친절하고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교사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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