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강남교육지원청 유영환 교육장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실현하고파

지역내일 2013-06-03

지난 3월 부임한 강남교육지원청 유영환 교육장은 ‘행복교육’을 알리고 학부모들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학부모 연수 모임에 참가하는 등 최대한 많은 학부모들을 직접 만나려고 애쓰고 있다. 또한 자녀의 행복한 삶과 올바른 인성교육을 위해 아버지들이 나서야 할 때라는 생각에 지난 5월 22일, 아버지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도 했다.
부임 이래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바쁘게 뛰고 있는 유영환 교육장을 만나 강남 교육 발전에 대한 계획을 들어보았다.


Q. 교육장으로서 해결하고 싶은 관내(강남구, 서초구) 교육현안은 무엇인가요?
- 우선 강남 지역 학생들의 행복을 확보해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강남 학부모들은 공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정작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만을 목표로 삼다 보니 공부를 잘하는 아이나 못하는 아이나 모두 힘든 상황입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교육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학부모들이 교육의 본질을 이해하고 행복교육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난 5월 22일에 열린 아버지 연수 프로그램 등의 학부모 대상 연수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학부모들이 교육의 본질을 이해함으로써 강남이 행복교육의 진원지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또한, 대한민국 교육 1번지 강남이 사교육 1번지라는 인식을 깰 수 있도록, 학교 교육만으로 충분한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학교의 시설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시급한 현안입니다. 강남이 한창 개발되던 1980년대에 지어진 학교들이 많다보니 시설 노후에 따른 문제점들이 많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합니다.


Q. 강남 아버지들을 위한 연수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 최근 아버지의 관심으로 위기에 처한 아이를 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등교하는 아이의 인사말이 평소와 다른 것이 불안했던 아버지가 아이를 차로 학교까지 데려다 주었고, 잠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던 아이를 설득해서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례를 접하고 아이들에 대한 아버지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 이제 아버지가 나서야 합니다”라는 주제로 서울특별시교육청 문용린 교육감의 강의를 듣는 연수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1,200여명의 강남 아버지들이 참가해 자녀 교육과 소통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강남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바로 이어서 다른 교육지원청으로 확산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Q. ‘행복교육’이란 어떤 교육을 말하는 것인가요?
- 행복교육은 아이들이 꿈과 희망,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북돋아 주는 교육이자 그 힘으로 어려운 일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교육입니다. 행복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능력과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도와주어야 합니다. 잘못을 했을 경우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친구의 잘못을 용서하고 격려하는 마음, 다른 사람의 장점을 시기하기보다 칭찬하는 마음, 정직하고 약속을 잘 지키는 것 등이 바로 행복해지기 위한 습관이며 그것이 교육의 중심이 돼야 합니다.
성적으로 인정받지 못해 공부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도 자신의 관심 분야를 찾아 열정과 비전을 가질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행복교육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Q. 강남교육지원청 관내의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 월드비전과 MOU를 체결해 ‘힐링 스쿨 프로그램(Healing School Progra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먼저 1단계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며 2단계에서는 Wee센터와 연계해 위험수준의 아이들을 치유합니다. 3단계에서는 고위험군의 아이들을 격리해 보다 적극적인 치유과정을 진행합니다.
‘학교전담경찰관제도(SPO)’도 운영하고 있으며 SPO 한 명이 2~4개 학교를 담당합니다. 또한, 강남경찰서와 MOU를 맺고 모범 의무경찰이 자신의 출신학교에 배치돼 선배로서 멘토 역할을 하는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현재 경기고에 한 명을 배정해 시범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로 예민해진 상태라 작은 계기가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부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주 1회 아이에게 편지쓰기로 소통에 성공한 부모도 있고, 아이의 고민과 바람을 파악해 관심을 가짐으로써 별다른 사고 없이 사춘기를 수월하게 넘긴 사례도 있는 것처럼 학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행복교육이 제대로 정착되면 학교폭력 문제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입니다.
 
Q.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학생의 인권은 교권의 대립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따라서 학생인권조례가 교사의 지도로부터 학생들을 자유롭게 해주자는 식의 접근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학생인권은 소외된 아이들을 함께 어울리게 도와주고, 아이들의 자아를 인정해 자신들이 의미를 부여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학생인권을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학생자치활동을 보장해 아이들이 낸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Q.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선행학습 금지’ 정책을 위해 강남교육지원청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실 계획이신가요?
-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공교육 정상화 추진에 관한 특별법’은 교육과정에서의 선행학습 금지, 입학전형에서 선행학습 출제 금지, 대학입시 전형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 출제 금지 등 공교육 내에서의 선행교육과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평가를 금지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강남교육지원청에서는 선행학습을 금지하기 위해 장학사들이 관내 중?고등학교를 찾아 학교시험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출제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 지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선행학습이 필요한 문제를 출제하던 각종 교내 경시대회에도 그대로 적용되며 적발될 경우 제재조치를 취할 계획입니다.


Q. 강남 관내 어떤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시범 운영되며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요?
- 서울시 시범학교 5개교 중에서 수서중학교가 연구학교로 선정되었으며 올해 9월부터 자유학기제가 시범 운영됩니다.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에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의 지필평가를 실시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자율적 체험학습 중심의 교육과정과 토론, 실습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함으로써 창의적 교육활동과 문제해결력 등을 키우게 됩니다.
2014년~2015년까지는 희망학교의 신청을 받아 자유학기제가 운영되며, 2016년부터는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될 예정입니다.


Q. 강남교육지원청 관내 학교들이 다른 지역의 학교들에 비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나요?
-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강남지역 학교의 노후 시설 개선 문제가 가장 시급하고 큰 문제 중의 하나입니다. 제가 30여 년 전에 근무했던 강남지역의 학교 역시 예전의 시설을 보수만 하면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외부에서는 강남이 부유한 지역인 만큼 학교시설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학교시설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낮은 편입니다.
우수교원 확보 면에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교사들이 강남지역 공립학교에서 5년간 근무한 후에는 다른 지역으로 전근을 가야하기 때문에 학교에 한창 잘 적응할 무렵에 떠나야 하는 실정입니다. 강남지역의 특성상 교사들이 스트레스가 많다는 것도 문제이며, 비싼 주거비로 인해 30~40대 교사들이 거주하기가 쉽지 않아 그 연령층의 교사들이 부족한 문제도 있습니다.


Q. 강남지역의 5개 고교가 자율고로 전환되면서 상대적으로 일반고의 학습 환경에 대해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강남지역에는 전체 26개 고등학교들 중 5개교가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입니다. 일반고는 예전에 비해 우수한 학생들을 그만큼 많이 입학시키지 못한다는 것이 교사나 학부모, 학생들이 우려하는 점입니다. 특히 학기 중에도 자율고로 전학을 가는 경우가 생기면서 나머지 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일반고의 교육 분위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조치가 조만간 발표될 예정입니다.
강남 일반고들 중에는 여느 특목고들 못지않게 높은 입시 실적을 올리고 있는 학교들이 많습니다. 유능한 교원들이 확보돼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의해 교육과정을 특색 있게 운영하고 있는 강남 일반고에 대한 신뢰감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Q. 중,고생 진로교육에 대한 계획이 있으신지요?
-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를 시범운영 한 후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해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진로직업체험센터도 운영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빨리 찾을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고교생들을 위해 고3 때 자신의 적성에 맞는 문화, 예술, 정보 분야의 교육을 받아 진로를 결정할 수 있게 도와주는 문화예술정보학교 설립의 필요성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Q. 관내 학부모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 강남이 명실상부한 교육 1번지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 관계자와 학부모가 다 같이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는 학원과는 달리 다양한 체험과 자기계발, 바른 품성을 기를 수 있게 지도해주는 교육과정 중심의 교육기관입니다. 따라서 교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남 아이들이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바른 사람으로 자랄 수 있게 해주고, 강남지역을 진정한 대한민국 교육 1번지로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진 김태헌 작가(스튜디오 세가)
장은진 리포터 jkumeu@naver.com


유영환 교육장 약력
- 서울교육대학교 졸업
-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방법 전공(교육학 석사)
- 서울대학교 교육행정지도자 과정 수료
- 서울 행현초, 상도초 교장 역임
- 서울교육과학연구원 연구사
- 서울시 성동교육청 장학사
- 서울시 강서교육청 장학관
- 서울시교육청 공보담당 장학관
- 월드비전 교육홍보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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