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교육지원청 제5,6,7지구 지역공동영재학급 ‘과학분야’ 장영실반은 장수초등학교(교장 이순권)에서 운영된다. 여기에는 영재교육 계획에 의거 관찰, 추천에 의해 과학 영재성이 뛰어나다고 판단되는 학생으로 선발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3단계에 걸친 전형을 걸쳐 최종 합격된 20명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들은 지난 3월 모든 준비를 마친 장수초등학교 제2과학실에서 영재 수업을 받으며 융합적(STEAM) 사고와 문제해결능력을 기르며 미래 과학자로서의 꿈을 키워 가고 있다. 그 수업현장 속으로 들어가 본다.
미래의 과학을 이끌 영재들의 수업 현장
리포터가 장수초등학교를 찾은 날에 창의력 산출물의 중간 점검과 물 로켓 만들기 2차시 수업이 진행되는 날이다. 3시에 수업이 시작되지만 3시가 되기도 전 학생들이 먼저 도착해 자리를 잡고 앉아 책을 읽거나 각자 무언가에 열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창의력산출물의 중간 과정을 점검해보는 시간. 자신이 탐구하게 될 주제에 대해 팀을 이루어 담당 교사와 팀원이 함께 공유하면서 보고서를 발전시켜 나간다.
“광고에 보면 에너자이저는 오래간다고 하는데 어떤 건건지가 더 오래가는지 실험을 하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영현 학생이 자신의 탐구주제에 대해 중간 과정을 털어놓자 담당 교사는 크기별로 아니면 제조사별로 탐구를 할 것인지 물어본다. “에너자이저, 듀라셀, 백셀 등 제조사가 많으니 제조사별이 더 낫지 않을까요?”
경인초 김예준 학생은 ‘전자파’에 대한 연구를 할 계획이다. “전자파 방지 스티커는 효과가 없다고 하는데 전자파를 막을 수 있는 다른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 계획입니다.” 양명초등학교 김현정 학생은 못에 녹이 스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데 친환경적으로 고추장이나 된장을 이용하면 어떨까라는 구상을 해 보았단다. 마혜민(신기초) 학생은 방음벽에 대한 연구를 할 계획이다. 어떤 종류의 재료가 방음에 더 효과적인지 탐구를 해보고 싶다고 하자 담당교사는 작년에 ‘흡음제’에 대한 탐구보고서가 있어 흡음이나 방음이나 비슷할 것 같다고 제시한다. 그렇다면 ‘방음’이라는 것으로 탐구할 수 있는 다른 주제를 찾아야 하는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층간소음’으로 방향을 돌려본다. 일반적으로 쓸 수 있는 방음 소재 중 층간소음을 줄 일 수 있는 재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층간소음이라고 했을 때 울리는 위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이 때 교사는 “과학적 산출물은 정확한 측정 수치가 필요하다”며 “좋다 나쁘다의 주관적 개념이 아닌 일반화시킬 수 있는 객관적인 수치가 나와야 한다”고 부가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아이들의 눈동자는 초롱초롱하고 선생님을 집중한다. 이해가 부족한 부분을 질문하고 추가 설명을 요구하면서 탐구주제가 발전되어 간다.
탐구토론 시간이 끝나고 물 로켓을 만드는 시간. 지난 시간에 배운 물로켓의 원리를 복습하고 각자가 만든 물 로켓을 만들어 날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생각보다 잘 나르지 않는 물 로켓과 낙하산이 펴지지 않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좀 더 전문적으로 과학에 빠져보는 시간
과학영재 교육과정은 선발된 학생들이 과학의 기초적인 개념의 이해를 심화시키고 보다 포괄적이고 확장된 내용을 학습함으로써, 과학의 내용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장래의 직업에 도움이 되는 지식과 정보를 전달함과 동시에 학문을 연구하는 능력을 신장하는데 목적을 둔다. 또한 영재학생의 특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여 무한한 잠재성을 개발하여 개인의 자아실현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가발전에 필요한 고도의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 고급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데 교육의 목적이 있다.
올해 영재학급의 가장 큰 변화는 스팀교육과 인성 리더십 향상 프로그램의 추가다. 장수초등학교에서 영재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현일 부장은 “작년과 비교해 스팀교육과 인성교육이 10% 정도 향상되었다”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과 도덕성에 대한 부분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라 설명한다. 특히 장수초등학교는 영재학급을 8년 동안 운영하고 있다. 김현일 부장은 “과학분야라 여학생의 참여율이 낮았는데 최근 가장 큰 변화는 압도적으로 많던 남학생 비율이 점점 낮아져 작년에는 8명, 올해도 6명의 여학생이 참가하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 “틀에 박히지 않은 창의적인 인재들이 점점 더 참여할 기회가 많아진다”고 밝힌다.
정목초등학교 전대현 학생은 “과학을 좋아하는데 친한 친구가 과학영재가 되면 다른 곳에서 배울 수 없는 신기한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전문적으로 좀 더 자세히 과학을 배워 과학에 빠져볼까”해서 영재학급 신청을 했다고 한다. 영재학급 수업을 하면서 일상생활에서 과학의 원리를 알 수 있고 로켓이나 수소 등을 이용한 전문적인 과학지식도 배울 수 있었다고 전한다. 대현 학생은 작용과 반작용을 이용한 식초실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식초에다 소다를 넣으면 반응하여 나타나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로켓이 발사되는 실험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신서초등학교 박정우 학생은 생물영재다. 식물에 관심이 많아 산으로 들로 관찰여행을 떠난다. 특히 양천구에서 하는 숲 해설 프로그램 중 강사 한 명을 공략해 그 수업만 계속 들으면서 강사와 친해져 모르는 것을 질문하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 생물학자나 곤충학자가 되겠다는 꿈이 생겼다.
신서초등학교 신성호 학생은 이 학급에서 가장 수준 높은 영재로 통한다. 조용히 책읽기를 좋아하는 성호군은 이날도 ‘바이러스의 습격’ 읽기를 시작했다. “과학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 때문에 기계공학을 전공해 인류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또한 성호군은 ‘과학과 도덕성’에 대해 관심이 많아 과학윤리에 대해 할 말이 많다. “과학발전수준이 낮을 때는 과학의 발전이 윤리보다 중요합니다. 과학이 인간을 해칠 일보다 인간을 도울 일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과학이 고도로 발전되면 윤리가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과학이 인간에게 해가 되는 일이 더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강서교육지원청 제5,6,7지구 지역공동영재학급 ‘과학분야’ 장영실반은 초등 5학년을 대상으로 제 5지구 10개 학교, 제6지구 9개 학교, 제7지구 10개 학교에서 20명이 선발됐다. 선발 기준은 꽤 까다롭다. 먼저 학교장 추천에 의한 1차 심사와 관찰평가에 의한 2차 영재성 검사로 과제수행능력을 점검하고 지필평가를 거치게 된다. 3차 심층면접에서는 질문 3가지를 던져 대답하는 과정을 평가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은 학기 중에는 매주 화요일 3시에 3시간 동안 교육과정이 진행된다. 인성 리더십 프로그램으로 ‘도덕성에 관한 고찰’이나 ‘21세기 인성 리더십을 갖춘 영재되기’ 프로그램도 있다. 튼튼한 구조물의 특징을 관찰하고 나만의 구조물을 만드는 시간, 물로켓 제작, 세상을 살리는 환경 리더로서 과학과 환경 문제의 의미와 관계를 파악하여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지식과 실천방안’을 구상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영화 속에 나오는 암호에 관한 내용을 보고 암호의 원리를 이해하여 자신만의 암호와 앰블램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현미경으로 다양한 생물을 관찰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또 롤러코스트의 원리를 알고 롤러코스트 만들어보기, 영재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 나누어 보는 시간, MBL 실험의 기초와 물의 온도 측정하기, 물, 소금물, 증류수의 끓는 점 측정하기 등 과학 이론의 기본부터 응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1년간 진행된다.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한 현장체험학습과 캠프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올해 영재학급에서는 과천국립과학관 및 국립생물자원관, 목동 교보문고에서의 체험활동과 송암천문대 및 광릉수목원에서 영재캠프 외 1년 동안 창의력 탐구 활동을 한 가지씩 한 후 창의적 산출물을 발표하는 시간도 갖는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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