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 두근! 나의 꿈을 찾아서 - 김중훈(연세대학교 화학생명공학과 1학년)

지역내일 2013-06-03 (수정 2013-06-03 오후 1:15:35)


강요하지 않고 늘 믿어주신 부모님, 제 공부의 원동력입니다!




21세기 가장 유망한 분야 중의 하나가 바로 화학생명공학(이하 화생공)이다. 화학이 순수학문에 대한 연구라면 화생공은 이를 이용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분야로 그 활용 영역이 무궁무진하다. 화공과가 각 대학의 공과대학 중에서 가장 경쟁률이 높은 이유다. 올해 연세대학교 화공과에 합격한 김중훈 군.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입학하게 되면서 좋아하는 공부를 마음껏 하게 되었다며 행복해한다. 고등학교에서 배운 화학이라는 학문에 매력을 느낀 김 군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화공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초등때부터 학원에 길들여진 공부, 중등이후 바닥드러나
서현중학교를 졸업하고 돌마고에 진학한 김 군은 원래 변호사를 꿈꾸었고, 외고진학이 목표였을 만큼 문과 성향이 강한 학생이었다. 일반고에 진학하면서 과학과목에 심취했고 자연과학계열로 진로를 바꾸었다.
“꿈은 계속 변하는 것 같아요. 사실 외고에 진학하고 싶었던 중학교때는 일반고가 아닌 특별해 보이는 학교에 다니고 싶은 마음이 더 컸어요. 보기좋게 고배를 마셨지만 지금 생각하면 일반고에 진학한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고, 지금 제가 선택한 전공에 정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죠.”
명문대에 진학하기는 했지만 사실 김 군은 고교시절 누구나 인정하는 우등생은 아니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어려서부터 분당의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많은 학원을 다니며 안해본 것이 없었다는 김 군.
“이것 저것 다 해봤지만 결국 공부는 스스로 우러나서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도 없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어요. 초등학교때 자신의 의지는 없이 짜여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아이였어요. 자기주도성이라고는 없었죠. 이처럼 타의에 의한 공부는 중학교때부터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학원을 끊자 성적은 곤두박칠치기 시작했어요.”


성적하락에도 자존감지켜주신 부모님 실망시키 않으려 공부 매진
이제부터 혼자 공부하는 습관을 가져보라는 김 군 아버지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이른바 학원발로 근근히 혹은 불안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던 김 군은 과감하게 모든 학원을 끊고 혼자 공부하기 시작했다.
“중2때였는데 등수가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지만 50%이하까지 떨어진 적이 있었어요. 처음 받아보는 성적에 정말 충격이 컸죠. 지금 생각하면 정말 감사한 것이 바로 부모님의 반응이에요. 혼내시기 보다는 오히려 격려해주셨거든요. 상위권이었던 아들의 성적이 중간이하로 떨어졌는데 당황하는 저를 다독여주셨으니까요.”
이렇게 자신의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봐주신 부모님이었기에 실망시켜드리고 않아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중3때 김 군은 외고 진학을 준비하기 위해 이틀에 한번 밤을 샐 만큼 열심히 공부했지만 결국 외고 진학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외고 낙방은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겪은 좌절이었어요. 부모님이 공부에 대해 강요하거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셨기에 어려서부터 저는 자존감이 높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그 전에는 객관적인 성적과 상관없이 한번도 머리가 나쁘다거나 공부를 못하는 아이라는 생각을 안했거든요.”


고3 모의고사 3등급대에서 6개월 만에 수능 1등급대로
중3때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무사히 상위권에 안착했고, 내신 성적은 늘 1등급 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능모의고사가 문제였다. 수능 112(언수외), 211(과탐)이라는 성적으로 정시전형을 통해 연세대 화공과에 합격한 김 군이지만 고1~2때까지 한번도 모의고사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모의고사 등급이 안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고3이 되고서야 비로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어요. 정시든 수시든 결국 입시에서 수능이 가장 중요한데 수능을 코앞에 둔 고3임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엉망이었어요. 특유의 여유있는 성격이었지만 조바심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구요.”
김 군의 고3 수능모의사 성적은 희망이 보이지 않은 상황이었다. 3월 모의고사는 평균 3~4등급, 6월 모의고사는 322(언수외), 과탐영역은 3~4등급대였다. 이 성적 대로라면 인서울권도 어려운 성적. 수능 2개월 전인 9월 모의고사에서는 221(언수외), 322(과탐)으로 올렸고,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린 끝에 수능시험에서 최고점을 받게 된 것이다.
“운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사실 단기간에 수능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이었다고 생각해요. 고3때 성적이 안나오면 불안해지기 쉽고 그렇게 계속 일희일비하다보면 잘 할 수 있는 것도 망치게 되는 것 같아요. 상황이 안좋을 때일수록 힘들어하기보다는 원인을 분석하고 방법을 찾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요?”
 
화학을 응용해 무한한 부가가치 창출하는 직업 찾고파
김 군은 가장 먼저 자신의 빈틈이 무엇인지를 분석하는데 집중했다. 얼마남지 않은 시간을 자신이 아는 것과 애매한 것, 확실히 모르는 것을 구분해 그 빈 틈을 채우는 식으로 공부한 것이다.
“사실 돌마고에서 모범생이나 우등생과는 거리가 먼(?) 학생이었어요. 성적이 아주 낮지는 않았지만 선생님들의 사랑을 받는 학생도 아니었죠.(웃음) 후배들에게는 정시보다는 수시를 공략하는 전략을 세우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공부 뿐만아니라 학교생활도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하고 다양한 직업과 진로를 탐색해는 것도 꼭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는 것은 꿈을 이루기 위한 첫발인 만큼 김 군은 고등학교 시기는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입시를 분석해 최적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을 실천해 나갈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어떤 경우에도 자신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자신감’이라고 덧붙였다.
“안과 의사이신 아버지의 눈에 비루하기 짝이 없는 제 성적이 만족스러울리 없었겠지만, 아버지는 단 한번도 조바심 내지 않으셨어요. 성적을 물으시는 법도 거의 없을 만큼 잘하고 있을거라며 저를 믿어주셨거든요. 의사이신 아버지의 길을 강요하신 적도 없으셨죠. 무엇이든 제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밀어주셨답니다. 저의 가장 큰 장점으로 생각되는 ‘자신감’ 이것은 아버지가 저에게 물려주신 위대한 유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화공과 교수, 변리사, 이공계CEO, 신물질 개발 연구원 등 김 군은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싶은 공부도 많다. 꿈을 꾸고 그것을 펼쳐나가는 과정이 얼마나 가슴 두근거리고 행복한 일인지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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