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무서운 백색 알갱이의 습격

“짭짤한 맛은 질병을 부르는 유혹의 맛”

지역내일 2013-05-27

설탕중독만큼이나 위험한 것이 소금중독이다. 설탕이 제2형 당뇨병을 유발하다면 소금은 혈관을 좁혀 고혈압을 야기하는 주범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워낙에 고추장, 된장, 간장 등의 짜고 매운 음식이 많고 김치나 장아찌, 젓갈 같은 절임 음식도 많아 소금의 공격에는 취약한 식단이다. 그럼에도 가장 많은 소금을 함유하고 있는 음식은 대형마트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가공식품이다. 각종 통조림을 비롯한 즉석요리 류, 피자, 햄버거, 여러 냉장식품 등등.
그중에서도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이 좋아하는 패스트푸드와 과자류에 첨가된 소금은 상상이상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나와 광고하는 이러한 음식들은 아이들을 무차별적으로 유혹한다. 아이들이 이런 식품 앞에서 사달라고 떼를 쓰면 당해낼 재간이 없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몸속에는 세포와 결합돼 몸속 수분을 잡아먹는 소금이 쌓여간다. 비극의 시작이다.


소금 하루 섭취량 12g, 하루 권장량 5g, 하루 필요량 1.2g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다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대략 12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인 5g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더구나 하루 세끼를 먹고 과자류나 패스트푸드까지 자주 먹는 아이들의 경우는 소금섭취량이 더 많을 것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나초 류의 과자나 감자칩의 경우는 어른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너무 짜다. 그럼에도 더 짠 깊은(?) 맛의 나초도 등장했다.
감자칩 130g의 경우 250mg의 나트륨이 들어 있고 짠 과자의 대명사인 나초 류는 70g에 230mg, 파스타라는 과자는 55g에 200mg이나 함유돼 있다. 심지어 ‘하바00’라는 떡볶이 과자는 275g의 많은 양에 무려 1370mg이 들어있다. 하루 필요량인 1.2g을 이거 하나로 다 채우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별로 개의치 않고 짠 과자를 다 먹는다. 어렸을 때부터 워낙 짠 맛에 중독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몇 년 전 감자칩을 먹던 두 살배기 아기가 나트륨 쇼크로 사망하기도 했다.
임신이 된 산모는 몸이 소금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수분과 결합될 나트륨을 태아가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트륨 함량이 높은 영양분이 탯줄을 통해 고스란히 태아에게로 흘러간다. 또 아기가 태어나면 산모는 다시 한 번 소금에 대한 욕구가 상승하는데, 이때 섭취한 나트륨이 모유를 통해 또 아기에게 들어가게 된다. 그러다 산모의 나트륨 섭취량이 점차 줄어들면서 소금중독에 빠지지는 않지만 모유수유를 하지 않고 분유나 이유식을 먹일 경우 소금에 대한 잠재적 중독자가 된다. 분유나 이유식에도 설탕과 나트륨을 첨가하기 때문이다. 이후 성장하면서 지천으로 깔린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한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기업은 이윤을 위해 아이들을 볼모로 잡게 되는 셈이다.


소금함유량 높은 가공식품에 길들여진 소비자들
그렇다면 왜 소금중독이 문제가 되는가. 삶은 달걀을 먹더라도 소금이 없으면 먹기 힘들고 생선이나 생고기를 구워 먹더라도 짠 맛의 소스가 없으면 아무 맛도 느끼지 못한다. 태아 때부터 소금에 중독됐기 때문에 맛을 느끼는 미뢰가 ‘자연의 맛’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러니 짭짤한 맛을 찾게 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소금섭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럽에서도 하루 6g이상의 소금섭취를 말리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독일에서 적극적인데, 이유는 독일을 대표하는 음식인 소시지와 햄 때문이다. 만드는 과정에서 워낙에 많은 소금이 함유된다. 게다가 소금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빵에도 많은 정제염이 들어가니 그야말로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과의 전쟁이다. 하지만 제빵업계와 육가공업계의 엄청난 로비 탓에 정책으로 연결시키는 데는 버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 건강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대단히 민감한 유럽이지만 육가공업계와 제빵업계의 사활을 건 로비에는 힘겨운 모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식품업계의 별다른 로비가 없어도 당국은 제재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아직 인식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형마트의 가공식품에 들어있는 소금의 함유량은 필요이상 높다. 왜냐하면 ‘자연의 맛’을 잃어버린 소비자들은 짜야 맛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빵이나 소시지, 햄 같은 육가공 식품, 피자나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 식품에는 대략 5~9g의 염분이 들어 있다. 유럽의 하루 권장량을 훌쩍 넘길 정도이다. 티스푼으로 2개 정도의 양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티스푼으로 두 개 이상 분량의 소금을 매일 먹고 있는 것이다.


몸속 수분 잡아먹어 신진대사 저하시키는 나트륨
소금이 문제가 되는 것은 체내에 들어갔을 때의 ‘역할’ 때문이다. 소금, 즉 나트륨은 체내의 수분과 결합하여 체세포의 수분을 빼앗는다. 체세포는 수분 속에서 제 역할을 하는데 수분을 빼앗기니 세포가 말라 신진대사를 제대로 못하고 몸의 기능도 떨어지게 된다. 신진대사 능력이 원래 100%였다면 짠 음식을 먹는 후에는 수분을 빼앗겨 60~70%로 떨어지게 된다. 이런 신진대사의 능력저하는 신체 전체에 영향을 미처 신경조직에 막대한 해악을 끼친다.
일단 혈관이 좁아져 미량영양소나 단백질, 비타민 등의 수송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당연히 체세포가 제 기능을 못하면서 질병이 생긴다. 물론, 몸은 약간의 나트륨을 필요로 한다. 자연 속에서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정말 약간의 양이다. 얼음으로 뒤덮인 툰드라 지방에서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순록을 길들여 말처럼 타고 다니기도 하고 고기도 얻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소금이다. 땅이 꽁꽁 얼어붙어 소금을 구하기 힘든 순록에게 사람이 정기적으로 주는 소금은 자신의 운명을 맡길 만큼 큰 유혹이기도 하다.
하지만, 계속 짜게 먹으면 나이가 들수록 수분과 나트륨대사에 대한 자가조절 기능이 약해져 온갖 질병이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서 젊은 시절보다 갈증을 느끼는 정도도 감소한다. 즉, 수분에 대한 욕구가 줄어드는 것이다. 웬만해서는 목도 마르지 않기 때문에 수분섭취도 자연스레 줄어든다. 그 결과 수분이 부족한 세포는 말라 죽고 신진대사 능력은 더욱 떨어진다. 노인들의 몸이 건조한 것도 같은 이유이다.


이처럼 몸의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지면 몸의 수분을 걸러주는 신장의 기능도 떨어져 소변 항상성을 잃게 된다. 나이가 들면 소변이 자주 마렵고 시원하게 보지도 못하며 몸속 영양소와 수분만 자주 배출된다. 신생아는 몸의 3/4이 수분이고 유아는 2/3가 물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줄어들어 60대가 되면 50%이하로 줄어 40~45%가 된다. 때문에 더위나 다른 원인으로 수분을 더 잃게 되면 순환장애가 오고 시력감퇴와 소화불량 등이 빈번히 발생한다. 또 신진대사가 줄기 때문에 체지방이 에너지로 연소되지 않아 비만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물을 인위적으로라도 많이 마셔주어야 한다.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몸속에 쌓이는 소금. 예전에는 현금으로 쓰일 정도로 가치 있는 것이었지만 이제라도 소금보기를 돌처럼 하고 소금성분이 많이 함유된 가공식품을 줄여야 할 것이다. 그러면 먹을 게 없다고? 그렇다고 서서히 목을 졸라오는 소금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사회에서는 경각심을 돋우고 정부는 어떠한 정책을 쓰더라도 가공식품에서의 소금 함유량을 줄여야 할 것이다. 
장시중 리포터 hahaha1216@naver.com


참고도서 『소금의 역습』(클라우스 오버바일 지음, 가디언 펴냄),『소금, 알고 먹으면 병 없이 산다(손숙미 지음, 한언 펴냄)』, 이외 각종 기사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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