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억원미만 전세아파트 5년새 절반

지역내일 2013-05-29
68만가구서 38만가구로 줄어

전세보증금 상승이 이어지면서 서울시 내에서 2억원 미만의 돈으로 구할 수 있는 전세 아파트가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서울 2억원 미만 전세아파트 수(5월 4주차 현재)를 조사한 결과 38만2885가구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5년 전인 2008년 5주차 68만3580가구보다 30만695가구나 줄어든 것이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가 5년전 2만9202가구에서 6463가구로 2만2739가구가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송파구는 6600가구 규모의 가락시영아파트가 이주를 시작하면서 2억원 미만 가구수에서 제외됐다. 특히 2009년 이후 역전세난(이주하려는 세입자에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 이후 전세가격이 크게 오르는 과정에서 가락동 쌍용1차, 문정동 건영, 신천동 장미1차 등 다수의 단지들이 전세가격 2억원을 넘어섰다.

다음으로 성북구가 3만6434가구에서 1만4091가구로 2만2343가구 줄었다. 성북구의 경우 길음동, 돈암동, 정릉동 일대 입주 10년 내 아파트 전세가가 2억원을 넘어선 경우가 많았다. 해당하는 단지는 길음동 길음뉴타운2~6단지 정릉동 정릉힐스테이트3차 등이다.

강서구는 4만6262가구에서 2만5321가구로 2만941가구가 줄었다. 이는 2009년 7월에 개통된 서울지하철 9호선이 전세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밖에 2억원 미만 전세 가구수가 많이 줄어든 지역으로는 영등포구 2만544가구, 구로구 1만9320가구, 강동구 1만8736가구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5년새 2억 원 미만 전세 가구수 감소가 적었던 자치구는 종로구 (1705가구), 은평구(1834가구), 중구(2387가구), 금천구(2903가구) 등이다.

이 중 종로구와 중구는 저렴한 전세가 많지 않은 지역적 특성이 있다. 5년 전 2억원 미만 가구수가 종로구는 3752가구, 중구는 2807가구에 불과했다.

은평구와 금천구는 나홀로 아파트 등의 전세가격이 아직까지 2억원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전세가격이 2009년 이후 크게 오르면서 서울에서 저가 전세를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앞으로 강남권 재건축이 진행되면 저가 전세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차원에서 서둘러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지 않을 경우 서민들의 주거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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