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이미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생활 음료가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커피는 언제부터 마시기 시작했을까요? 누군가 우스갯소리로 커피의 시작은 동서식품이라고 하더군요. 6.25 전쟁 과정에서 미군의 인스턴트 커피가 퍼지고, 이를 상품화 시켜 우리나라에 커피를 대중화 시킨 것이 그 회사이니 어찌 보면 우스갯소리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커피는 6세기 전후 에티오피아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 이때 등장하는 이야기가 바로 ‘칼디의 전설’ 입니다. 목동이었던 칼디는 어느 날 염소가 빨간 열매를 먹고 매우 흥분해 날뛰는 것을 보았습니다. 궁금해 그 열매를 먹어보자 머리가 매우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 지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칼디는 이슬람 사원의 수도승에게 가져갔습니다. 처음 본 커피라는 열매를 먹어본 수도승들은 정신이 맑아지고 졸음도 오지 않아 수도에 정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커피의 초기 사용 목적이 종교적으로 또는 사회 지도층이 마신 음료라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으며,에티오피아에서는 제사를 올릴 때 커피를 버터와 함께 삶아서 제단에 올리고 있습니다. 커피가 ‘성스러운 음료’로 활용되고 있음을 알게 하는 대목입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커피가 발견된 후 약 100년 뒤, 예멘에는 ‘오마르의 전설’이라는 커피의 발견을 알리는 또 다른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예멘의 재상이었던 오마르는 매우 능력이 뛰어나 왕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았으나 다른 신하들의 질시로 왕권을 노린다는 음해를 받아 결국 산 속에 버려지게 됩니다. 몇 날 며칠 시름에 잠겨 굶다가 새 한 마리가 빨간 열매를 쪼아 먹는 것을 보고 그 열매를 먹습니다. 온몸에 힘이 솟고 생기가 돌아오는 것을 느낀 오마르는 이를 국민들을 치료하는 의약제로 활용해 존경 받는 사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커피가 의약품으로 활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두 전설은 시차가 있기는 하나 커피 품종의 국외 유출이 불가능했던 매우 폐쇄적인 당시의 환경을 고려했을 때, 둘 다 최초의 발견이라 해도 무관하지 않으며 이에 커피 학계에서는 두 가지 전설 모두를 최초 발견으로 인정해 주고 있습니다.
종교적 목적과 의약품으로 활용된 음료인 커피를 이제는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고 있습니다. 커피의 기원을 이해하고 즐기는 커피 한 잔의 가치가 조금 더 새롭게 다가오길 바래봅니다.
최대봉(‘최대봉의 커피 볶는 집 시간의 향기’ 카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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