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한 초등 4학년 용석이의 엄마는 전화로만 여러 번 상담을 하셨다. 사실 최면상담이란 당사자의 숨겨져 있는 내면의 문제를 끄집어내는 것이기에 보호자와의 상담만으로는 실체를 아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낯선 이와의 대면 자체를 거부하는 아들에 대한 설득이 쉽지 않아 전화로나마 안타까움을 호소하셨다. 아들의 진짜 문제를 섣불리 예단하고 조언을 하는 것은 자제하였다. 대신 ‘내가 용석이라면 얼마나 불안하고, 엄마에게 미안할까’ 라는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아들과 소통해보라고 조언을 해 드렸다.
그러던 어느 날 용석이와 함께 방문하였다. 엄마와의 첫 통화 후 2주 만이었다. 조언이 통했는지 딱 한번이라는 조건을 달아 상담을 허락(?) 했단다.
용석이는 학습도 문제였지만 반 아이들과도 잦은 싸움을 일으키는 트러블메이커였다. 친구를 못 사귀니 난폭해지는 일이 잦아진다. 이런 행동을 방치하면 중고등학교에서도 모든 것을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엄마는 성적은 둘째 문제이고, 아들이 이러다 크게 사고치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용석이는 엄마의 말과 다르게 겉으로 보기에는 착하고 소극적인 아이처럼 보였다. 하지만 검사지를 작성하는 중에 심하게 다리를 떨며, 산만함을 보였다. 심리프로그램 검사결과 극도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디에서 오는 불안감인지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저녁에 잠도 잘 못자고 있는 상태로 신경이 아주 예민한 상태였다.
다행이 내가 왜 화를 못 참는지를 걱정하고 있었고, 고쳐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우선 극도의 불안감을 완하시키는 최면을 진행하였다. 그러면서 신뢰감을 형성한 후 처음 내방시에 이야기 하지 않았던 가정, 학교 생활 등을 들으며 불안감의 근본원인을 없애주는 최면을 실시하고 있다.
용석이네는 아빠가 소위 엄친아로 현재 변호사이시다. 어릴 때부터 칭찬만 받고 승승장구하다보니 아들에게도 자신의 길을 원하셨던 것. 아빠가 워낙 완고한 권위주의형이었터라 엄마의 역할은 거의 없었다.
아이들은 로봇이 아니다. 실수를 하니 사람의 아들이다. 많은 연구에 의하면 실패하지 않는 것보다 실수를 극복하는 방법을 터득한 아이들이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한다. 아마도 용석이의 아빠도 실패하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따른 남 모르는 애환이 있을 것이다.
아빠도 조금은 용석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신다고 했다. 전혀 대화가 없던 부자 사이에 말문이 트였다고 하니 정말 기쁘다.
김은수 원장
미래행복최면심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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