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건강한 여름나기

지역내일 2013-05-26

1. 땀의 계절
 최근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추위가 간듯하면 바로 더위가 오고, 선선한가 싶으면 바로 추위가 오기를 반복한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도 히터사용과 에어컨사용 사이의 완충기간이 거의 없이 어제까지는 히터를 오늘부터는 에어컨을 바로 켜게 된다. 잠깐의 목련ㆍ벚꽃이 엔딩 되면서 바로 여름나기를 준비해야하는 계절에 살고 있다.

 여름은 더위ㆍ땀과의 공존을 거부할 수 없다. 계절과 관계없이 다한(多汗)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이나 평소에도 땀이 많은 편인데 특히 여름에는 일상생활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 이런 분들께 약간의 도움을 드릴 순 있지만 억지로 땀을 나지 않게 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땀의 배출은 체온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전이며 한의학에서는 혈한동원(血汗同源)이라하여 땀은 혈액과 같이 중요함을 강조 했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 손상된 기와 혈을 보충하는 한약을 많이 처방한다. 땀에 관련하여서는 크게 자한(自汗)과 도한(盜汗)으로 나누어 각성상태에서 활동함에 따라 배출되는 땀을 자한이라 하였고 잠을 자는 동안 나도 모르게 땀이 난다하여 훔칠 도(盜)자를 사용하여 도한이라고 했다. 이 분류는 계절과 무관하게 흘리는 땀을 분류하는 기준이며 심한 자한과 도한은 치료의 대상이 된다. 항간에 여름엔 한약을 먹지 않는 것이라는 잘못된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은 명백한 오해이며 낭설에 불과하다. 특히 평소에 땀을 별로 흘리지 않던 분이 과도하게 땀을 흘리면 질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므로 한의원에 찾아가 진찰해 보는 것이 좋다.
 땀을 많이 흘린 후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은 필수이며 우리 선조들은 여름에 생맥산이라는 처방을 달여 음료대신 마시기도 했다.


2. 냉방병
 근래 에어컨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았고 에어컨이 없는 여름철의 실내 공간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문제는 쾌적한 실내 환경을 제공하는 에어컨이 반대로 우리 건강에 해를 주기도 한다. 여름철 과도하게 땀을 흘리는 것이 문제가된다고 했지만 과도하게 낮은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실내외의 온도 차이가 많아지면 기초체력 소모가 많아져 피로감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냉방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에어컨은 실내 습도를 낮추기 때문에 호흡기가 건조해질 수 도 있다. 따라서 바깥온도와 연동하여 실내온도 조절을 해주어 실내외 온도 차이를 너무 높지 않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3. 음식
 여름엔 삼계탕 등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유익할 수 있다. 즉 외부온도는 높은 반면 체감중심의 온도는 오히려 낮을 수 있기 때문에 따뜻한 음식을 먹어 복중(腹中)을 따뜻하게 하고, 음식섭취 후 발한(發汗)을 통해 체온이 내려가는 이열치열(以熱治熱)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적당한 야외활동으로 건강한 땀을 배출해주고 실내온도는 너무 과도하게 낮추지 않으며, 따뜻한 음식물과 한약을 통해 건강한 여름을 지내보자.


글 : 정경용 원장(청주시한의사협회 홍보위원, 정경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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