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따라 살랑이던 마음이 제자리를 찾느라 한차례 진통을 겪고 있다. 꽃놀이 하느라 사람들을 만나느라 여기저기 쏘다니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보니 어느새 올 한해 상반기가 다 저물고 있다는 무참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한 박자 쉬어갈 겸 북카페 ‘산새’를 찾았다.
책 좋아하고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인문학 카페’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문을 연 ‘산새’가 올해 3년째로 접어든다. 우리 지역에서 공정무역커피를 판매하고 좋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만 손님들에게 내겠다는 고집을 뚝심 있게 지켜오고 있는 곳이다.
* 우리 지역 명소로 기억될 ‘산새’
좋은 책, 착한 커피, 친환경 먹거리 대접하고 싶은 밥집 =
오수연 산새지기는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생각을 하는 것만큼이나 좋은 음식을 먹는 일이 중요하다”며 “이런 내용을 담은 ‘산새’가 지역의 명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새’의 철학이 담긴 식사메뉴는 단출하다. 무항생제 돼지고기와 유정란을 사용한 돈가스와 친환경 채소와 친환경 쌀, 매실고추장으로 맛을 낸 비빔밥, 다섯 가지 색깔의 채소, 가지 파프리카 양파 브로컬리로 만들엉내는 토마토커리가 있다.
여름메뉴로는 우리밀 콩국수를 선보였다. 친환경 콩을 삶고 갈아 콩국을 만들고 예산국수를 삶아 내는 우리밀 콩국수는 걸쭉하고 진한 맛으로 사랑받고 있다. 국내산 팥과 유기농 설탕을 사용한 팥빙수 또한 ‘산새’의 주력 메뉴다.
공정무역커피와 각종 우리차, 간식거리도 맛볼 수 있다.
강윤정 산새지기는 “음식 가격의 55% 이상이 재료비로 지출된다. 수익을 생각한다면 말도 안되는 원가구조”라며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좋은 맛을 내기 위해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다섯 가지 색깔의 채소, 가지 파프리카 양파 브로컬리로 만들엉내는 토마토커리
동네에 하나쯤은 있어 줘야 하는 소통과 교류의 참새 방앗간 =
도심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산새’ 창밖으로는 나무숲이 근사하게 펼쳐져 있어 마치 숲 한가운데 앉아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도 한가롭고, 화단 한켠에 씩씩하게 자라고 있는 상추는 반갑기 그지없다.
북카페 ‘산새’는 인문학강좌와 전시회 등을 통해 마을커뮤니티 공간을 자처한다. 요즘은 지역의 농산물을 사용해 도시와 농민이 교류하기 위한 장을 펼치고 있다.
‘산새’에서 새롭게 선보인 ‘생강나무꽃차’는 광덕산 김천기 안현숙씨 부부가 직접 만든 수제 꽃차다. 좋은 상품을 만들었지만 적당한 판로를 찾지 못하다 ‘산새’에서 선보이게 된 것이다.
4월 마지막 토요일 산새에서는 작은 이벤트가 열렸다. ‘산새’에서 일하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뀌엔이 베트남식 쌀국수를 끓여 손님상에 올렸는데, 제법 좋은 반응을 얻었다.
6월 8일에는 24시간 영업을 계획하고 있다. 그때가 나사렛대 시험기간이라 학생들에게 공부할 장소를 내주고 차와 간식을 판매하며 지역 대학생들과의 만남을 꿈꾼다. ‘산새’는 끊임없이 제 모습을 변화시키며 지역 내 여러 계층 사람들과 소통을 시도한다.
* ''산새''는 모임을 하기도 혼자 시간을 보내기도 편안하다
‘산새’는 여러 가지 모임에 적합한 공간이 1층과 2층에 마련돼 있어 쾌적한 모임이 가능하다. 그런가 하면 근처를 지나다 무심히 들려 차 한 잔 마시고 책 읽으며 혼자 시간을 보내기도 편안하다.
산새는 기사를 보고 5명 이상 식사를 예약하면 향 좋고 맛 좋은 공정무역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 학부모모임이나 각종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면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1583. 571-3336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 ''산새''에서 누릴 수 있는 여섯 가지
하나. 공정무역커피 - 커피 한 잔에도 깃든 건전한 공생의식
둘. 건강한 먹거리 - 자극적인 맛만 탐하지 않는다면 훌륭한 식사
셋. 마음의 양식, 책 - 제목만 둘러봐도 마음 든든한 서가
넷. 방향제 천연샴푸 머리핀 악세사리 화분 등 인애학교 학생들의 작품 - 좋은 품질, 착한 가격
다섯. 공정무역제품 초코렛 커피원두 코끼리똥 종이
여섯. 각종 인문학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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