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의 계절인 여름이 되면 다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안산시 사동에 사는 50대 초반인 주부 이 모씨도 그렇다. 오른쪽 종아리와 허벅지에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와서 외출할 때 꼭 긴바지를 입는다. 맨다리가 훤히 드러나는 스커트나 수영복을 입는 건 꿈도 못 꾼다. 게다가 언제부턴가 다리가 자주 저리고, 오래 걷거나 서있으면 다리가 무겁게 느껴진다. 종아리 등에 핏줄이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현상, 바로 ‘하지정맥류’ 때문이다.
하지정맥류는 어떤 질병일까?
하지정맥류는 정맥을 따라 순환해야 할 혈액이 제대로 순환을 못하면서 나타나는 혈관질환이다.
안산 한사랑병원 이천환 원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다리에서 심장으로 올라가는 정맥혈관 안쪽에는 피 흐름이 거꾸로 돌지 않도록 막기 위한 판막이 있는데, 판막이 망가지거나 약해지면 피가 다리 쪽으로 거꾸로 흐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정맥이 확장되고 구불구불 비틀리면서 피부 표면으로 튀어나와 보이게 되죠. 이게 하지정맥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2007∼2011년)에 따르면 하지정맥류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7월과 8월에 진료 환자가 집중된다. 7·8월에 진료 환자가 많은 것은 이 시기 노출이 잦아지면서 미용상의 이유로 진료를 원하는 사람이 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정맥류의 발생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 노화, 임신, 체중변화, 변비 등으로 매우 다양하며, 오래 서서 근무하는 직업(교사, 운전기사, 간호사 등)을 가진 사람들에게 발생하기 쉽다.
주로 장년층 여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젊은 직장 여성 및 남성들에게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발병하면 증상 호전 없이 계속 심해져
초기 하지정맥류는 외관상 다리의 정맥이 튀어나와 보인다는 것 외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그러나 하지정맥류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진행되는 질병으로, 계속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표적인 자각증상은 밤에 다리가 저리거나 근육경련이 일어나고, 늘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피부가 검게 변하는 색소침착, 염증, 가려움증 등이다.
이천환 원장은 “많은 하지정맥류 환자들이 짧은 치마나 반바지를 입고 외출해보는 게 소원이라면서 외관상 문제 때문에 치료를 하러 오지만 정맥류 치료 후 다리가 저리고 무겁던 증상이 없어졌다는 분들이 많다”며 “하지정맥류는 응급을 요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을 때 빠르게 치료를 받는 것이 미용적으로나 건강적으로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번 발병한 하지정맥류는 증상 호전 없이 계속 심해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수술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평소 다리 통증의 원인이 하지정맥류였다면 정맥류 치료 후 통증도 사라진다. 하지만 관절염이나 디스크가 있는 사람은 정맥류를 치료한다고 해서 다리통증이 다 사라지지지는 않는다.
레이저나 초음파 이용한 수술이 보편적
정맥류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혈관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혈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맥류의 원인부위나 상태를 확인하고 어떤 방법으로 치료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는데, 최근에는 비수술적 치료인 약물치료보다는 하지정맥류를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많이 행해지고 있다.
이천환 원장은 “하지정맥류 치료는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해서 문제가 되는 혈관을 제거하는 형태로 진행된다”며 “레이저로 치료를 하면 흉터가 작고 치료효과가 뛰어나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국소절제술을 병행해야 할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
한사랑병원에서는 국소절제술을 시행할 때 냉동치료기를 이용한다. 냉동치료기를 이용하면 환자에게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문제의 혈관을 제거하는 게 가능하단다. 또한 레이저 치료만 했을 때보다 재발의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하지정맥류의 수술 시간은 대략 1시간∼1시간30분 정도. 보통 수술 후 하루 정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일주일 정도 지나면 평소의 생활이 가능하다.
도움말 : 안산 한사랑병원 이천환 원장
이춘우 리포터 phot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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