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분당 이지보청기 임석영 원장

지역내일 2013-05-12 (수정 2013-05-12 오후 10:27:11)




세상의 아름다운 소리를 조율하는 청각사




24시간 잠들지 않는 우리의 귀는 우리가 잠들어있는 동안에도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감지하며 깨어 있다. 세상의 아름다운 소리, 위험한 소리 등이 어느 순간부터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에는 어떤 변화들이 생길까? 이러한 소리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청각사들. 그들을 대변하는 분당 이지보청기의 임석영 원장을 만나보았다.


보청기는 악기와 같다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귀는 위험에 반응하는 기관 중 하나인데 사람들이 그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눈이 나빠지면 시력검사를 하고 안경이나 콘텍트렌즈를 끼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귀가 나빠지면 정확한 검사를 해서 보청기를 착용해야하는 데 그저 나이가 많아지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하고 넘어가 버리죠. 보청기라는 것을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는 우리나라의 인식이 문제입니다.” 임 원장은 10%도 채 되지 않는 보청기의 실제 착용률을 안타까워했다.
미국의 전 대통령인 제럴드 포드나 로날드 레이건, 그리고 아버지 조지 부시도 사용한 보청기는 미국에서 듣는 것을 도와주는 일반적인 도구로 생각한다. 치매, 관절질환, 고혈압과 함께 노인성 질환인 난청은 55세 전후로 시작돼 70세가 넘으면 10명 중 5명에게 나타난다.
“보청기의 역할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는 다릅니다.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청기가 가진 핵심역할은 여러 가지 소음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상대방의 말소리를 전달해주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도구들이 프로그램  형태로 보청기 내부에서 작동합니다. 그 많은 프로그램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보청기의 소리는 달라집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청기는 악기와 같아요.”
단순했던 예전 보청기의 기능과는 달리 최근의 보청기는 복잡한 기능들이 자동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기능들은 사용자가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이 자동으로 동작된다. “보청기 모양을 개인에게 맞춰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에게 맞는 소리를 만드는 것은 청각사의 실력과 노하우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납니다. 이 사실을 소비자들이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깝죠.”


보청기라는 악기를 조율하는 청각사
악기가 제 아무리 훌륭해도 연주자가 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다면 분명 훌륭한 악기라 할 수 없다. 이처럼 보청기를 개인에게 맞게 조율해주는 ‘청각사’는 아직은 낯선 직업이지만 매우 중요하다. 아직 법적 규정은 되어있지 않지만 청각사(대한이비인후과학회)와 청능사(청능사 자격검증원)라는 이름으로 인력들이 배출되고 있다. 청각사와 청능사들은 청력검사, 청능재활, 그리고 보청기 제작을 한다. 현재 한림대를 비롯한 5개 대학에 청각학과가 있다. 이러한 청각사를 찾아가야 하는 이유는 체계적인 검사에서 보청기 제작, 그리고 수리까지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보청기 수요가 많지 않습니다. 난청이라고 해서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다양한 난청의 형태에 따라 사용하는 보청기도 달라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보청기의 소리를 개인에게 꼭 맞게 만드는 것이 바로 ‘청각사’의 역할입니다.” 때문에 반드시 전문교육을 받고 경험이 많은 ‘청각사’를 찾아야한다. “전문가는 소리를 그 사람에게 90% 맞춰주지만 비전문가는 자신이 만들어놓은 소리에 사람을 적응시켜버립니다. 이것이 청각사와 그저 경험으로 보청기를 만드는 사람의 차이입니다”라며 전문 청각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확한 청력검사결과는 보청기 제작에 밑바탕이 된다. 그러나 검사하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나기도 하기 때문에 실력 있는 청각사를 만나야 한다. 또한 좋은 검사 장비일수록 다양한 영역에 걸쳐 검사가 이루어진다. 착용 전 뿐만 아니라 착용 후 검사도 매우 중요하다. 증폭양 등을 체크하고 착용 전과 후의 말소리를 알아듣는 정도의 비교, 그리고 착용 후에도 못 알아듣는 단어가 있는 지 알아보고 체크하는 일도 검사 못지않게 중요한 과정이다. 수시로 방문하여 조절하는 것 또한 중요하기에 찾아가기 편한 곳도 고려 대상 중 하나이다.
임 원장은 8년간의 보청기 프랜차이즈 본사 근무 경험 후 선택한 청각사라는 직업을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자랑스러워한다. 앞으로는 이지보청기에서 창업교육을 하고 싶다는 임 원장. ‘망하지 않는 창업’을 도와주고 싶다는 그는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보청기전문점을 운영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도제식 창업교육을 전수하고 싶다고 전한다.
임 원장은 보청기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그날까지 청각사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려고 한다. 왜냐하면 보청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연주하는 악기이기 때문이다.
위치 분당구 미금역 킹호텔 2층
문의 031-713-9112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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