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방송과 신문에 ‘탈모’라는 질환이 자주 등장한다. 과거의 탈모에 대한 보도가 탈모의 치료법, 생활관리를 가볍게 언급하는 정도였다면, 요즘은 탈모 발병 연령이 낮아진다, 원형탈모가 늘고 있다 등의 조금 더 심각한 이야기들이 늘고 있다.
확실히 탈모 발병 연령은 낮아지고 있다. 중앙대병원 피부과의 2011년 조사를 보면 안드로겐성 탈모의 경우 남성 기준 발병 연령이 2006년 34.1세에서 2010년 31.6세로 2.5세가 낮아졌다. 탈모환자의 연령이 낮아지는 가운데 가장 안타까운 것은 아직 성년이 되지 못한 청소년들의 탈모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본원에도 만 15세~18세 정도의 청소년이 탈모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이 늘었다.
청소년 탈모도 양상은 성인탈모와 다르지 않다. 남학생의 경우 앞머리 이마 라인이 점점 올라가며, 정수리 뒤의 가마에서부터 모발탈락이 생겨 동심원을 그리며 커진다. 여학생은 정수리부터 탈모가 생기며 빈모에 가깝게 전체 부위에서 고르게 빠지는 경우가 많다.
무엇이 청소년들의 탈모를 유발할까?
먼저 ‘잠’을 꼽을 수 있다. 모발의 성장을 돕는 호르몬은 밤에 제대로 된 잠을 자야 정상적으로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요즘 청소년들은 너무 늦게 잔다. 공부도 문제지만 각종 전자기기도 문제. 일단 전자기기를 손에 잡으면 취침시간은 오전1시~2시로 늦어지기 일쑤이다. 피로는 누적되며, 정상적인 호르몬 대사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 요즘 청소년에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취침은 적어도 자정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두번째는 ‘먹는 것’이다. ‘무엇을 먹는가?’와 ‘언제 먹는가?’가 중요하다.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음식들은 대부분 탈모를 유발한다. 고열량, 고단백 식품(피자, 치킨, 튀김, 라면 등)은 기본적으로 소화시키기 어려운 음식들이다. 소화기에 머무는 시간이 길며 소화기가 너무 많은 일을 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소화기가 능력치보다 더 많은 일을 하게 되며, 지쳐서 비정상적으로 많은 열을 발생하게 되어 열성탈모로 이어진다. 정제하지 않은 곡식과 채소가 모발건강에 가장 좋은 음식이다. 야식 또한 피해야 한다. 야식의 문제는 먹은 후 그대로 잠자리에 든다는 것과, 잠든 후 모발의 성장에 쓰여야 할 에너지가 먹은 음식을 소화시키는데 쓰인다는 것이다. 야식은 가볍게 그리고 너무 늦지 않게 먹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이다. 입시가 지상목표인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것은 팔다리를 묶은채 강을 건너라는 말과 같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학업성적을 위해서도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서는 공부하는 시간과 쉬고 노는 시간을 철저히 분리하는 것이 좋다. 열심히 공부하고 학습량을 달성했다면 휴식시간을 가지되 휴식시간에는 TV나 컴퓨터보다는, 밖으로 나가 활동하며 시각의 전환을 유도하고 몸을 쓰게 하는 것이 좋다. 바깥 활동은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하며 스트레스도 줄여준다.
청소년탈모는 아직 오래되지 않았으며, 몸에 심각한 결함이 생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수면, 음식,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먼저이고, 이것이 어렵거나 좀더 심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반드시 발모(發毛: 머리가 남)될 수 있다.
발머스한의원 노원점 홍성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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