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교육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사재를 털어 건립한 금옥여자고등학교. 2002년에는 서울특별시 교육청 인성교육 선도학교로 지정되어 운영되었으며, 2003년에는 서울특별시 교육청 특별활동 우수학교로, 2004년에는 서울특별시 교육청 인성영역 우수학교로, 2007년에는 봉사활동 우수학교, 2008년에는 영어공교육 강화 선도학교로 우수상을 표창, 2008년에는 수련교육 우수학교, 학교평가 우수학교로 지정되는 등 해마다 새로운 기록을 갱신해가며 지역 내 명문 고등학교로 인정을 받고 있다. 또 하나 지난 2011년 서울형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금옥여자고등학교 이종배 교장을 만나 금옥의 혁신 프로그램을 들어보았다.
금옥여고 SWOT 분석으로 혁신을 꿈꾸다
‘굳세고 부지런하며 아름답게’는 금옥여고의 교훈이다. 굳세고 부지런하며 아름답게 살아온 고 곤계 백금옥 여사를 본받아 ‘세상 속에 나를 세우기’ 위해 오늘을 준비하고 있는 금옥인들. ‘정의롭고 창의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글로벌 인재 육성’을 목표로 서울형 혁신학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금옥여고의 가장 큰 특징은 ‘공모제 교장’ 혁신학교를 시범 운영했던 고춘선 교장이 정년퇴임하면서 이종배 교장이 공모제 교장으로 부임했다. 공모제 교장은 연공서열이나 경력점수를 기준으로 교육청이 정한 승진후보자 순위에 따라 이뤄지는 승진형 교장임용이 아니라 투명한 공모절차를 통해 임명된 교장을 일컫는다.
이종배 교장은 금옥여고의 학교 교육을 혁신하기 위해 강점, 약점, 기회, 위협 요인을 파악하고 그 요인에 대한 보완, 대처, 개선 방향을 찾기 위한 ‘금옥여고 SWOT’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금옥여고는 백금옥 여사의 유훈인 배움과 돌봄, 도전과 열정이라는 비전이 있고 연극 영화 국선도 등의 도입으로 교육 과정의 다양성과 인성교육을 실현하는 강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강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성취 경험의 부족으로 인한 자신감과 자존감이 결여되어 있고 혁신학교에 대한 홍보도 역시 부족했다. 그래서 이 교장은 서울형 혁신학교가 내년까지 진행되는 것을 기회로 자기주도학습 참여 희망 학생이 증가하고 중학교 학생들의 금옥여고 선호도가 증가한 것, 적극적인 장학금 유치로 학습 의욕과 긍정적 마인드 증진과 신월청소년센터, 한성교회 등 지역사회 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혁신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혁신학교를 하는 이상 입시 결과도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 이 교장은 ‘입시전략기획팀’ ‘학력신장 기획팀’ ‘입학사정관제 대응팀’ 등으로 입시전담팀을 구성, 혁신 학교 시행 후 더 좋은 입시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홀로 멋지게, 더불어 조화로운 빛깔 있는 학급활동
금옥여고 학생들은 혁신학교 프로그램으로 ''빛깔 있는 학급활동''을 운영한다. 일 년에 3번, 학생들은 스스로 학급활동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준비한다.
이 활동은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학습활동으로 의사소통 능력과 문제해결력을 기른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반 교실에서 텐트치고 야영, 봉사활동, 북한산 산행, 세계여성장애인단체 기부, 런닝맨, 음식 만들기 등 학생들이 기획한 학급활동 내용은 그야말로 다양하고 톡톡 튄다. 친구들을 더 많이 사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며 학습활동을 하는 동안 끼리끼리 놀지 않고 반 전체 학생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어 ''빛깔 있는 학급활동''에 대한 금옥여고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빛깔있는 학급활동을 하는 동안은 학교에서 학생들에 대한 제제가 적다. 그래서 학생들은 학교가 더 이상 억압의 공간이 아닌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된 것 같아 학교에 대한 애착이 더 생긴다.
금옥여고는 올해 혁신학교 계획의 일환으로 기존의 실시해 오던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교과교육과정에서 독서·토론·논술 수업을 활성화해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배양하겠다는 목표로 독서·논술 교육을 올해 역점 추진과제로 선정했다. 독서를 토대로 토론문화를 만들고, 토론 논술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개개인의 독서 이력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독서 기록장 666권을 자체 개발해 학생 개개인에게 나눠줬다. 또한 학교 예산으로 인문·사회·과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정된 11종류의 책을 구입해 동일한 책을 한 반 전체가 읽고 약 3주 간격으로 다음 반으로 넘겨주는 윤독 시스템을 만들었다.
3월부터 11월까지 2-3주에 한 번씩 학급별로 윤독하고, 정해진 시간에 반드시 다음 반으로 도서와 인수인계포를 넘길 수 있도록 했다. 또 아침시간 및 결강시간에 독서 활동을 독려하고, 독서 후 독서기록장을 작성할 수 있도록 수시로 지도했다. 담임교사도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학년말에 윤독도서를 활용한 독서 퀴즈대회를 학년별로 실시해 1년간의 독서 활동을 점검할 수 있게 했다.
윤독 시스템으로 학생 1인당 연간 최소 11권의 책을 정독할 수 있게 됐다. 독서·논술 교육으로 토론문화 활성화는 물론 학생들 논술 실력이 부쩍 늘었다.
4UP 프로젝트
서울형 혁신학교 3년차 금옥여고에서 기존 학교 시스템으로는 할 수 없는 많은 변화가 있다. 생활지도부를 인성교육부로, 선도부를 자율실천부로 바꾸는 등 일방적 통제보다는 자율과 자치에 중점을 둔 학생관리를 한다. 생활지도 또한 자율적으로 이루어진다. 다른 학교와 달리 금옥에서는 벌점제가 아닌 상점제를 시행한다. 일정 정도의 상점을 모아오면 상을 주는 방식이다. 상을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항목은 복장이다. 강압적으로 학생들에게 지도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며 학생들의 호응도 좋은 편이다. 생활지도에서 특이한 점은 파워워킹 운동. 아침 7시부터 7시 반, 오후 6시부터 6시 반 사이에 운동장 10바퀴 걷기를 한 친구들에게 상점을 준다. 입시 스트레스로 인한 아이들의 체력을 보강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아울러 동아리 활동 활성화 및 1인 1기(技) 정책에 따라 교내 상설 동아리 수도 9개에서 28개로 일반동아리와 자율동아리를 합쳐 45개의 동아리 부서가 있고 3학년 계별활동으로 주제토론반, 동양사상 연구, 현대시 감상 등 10개의 활동이 진행 중이다.
금옥여고의 혁신학교 프로그램인 ‘4UP 프로젝트’로 눈여겨 볼만하다. 첫 번째는 프로젝트로 교수 학습 지원 체제 구축, 자율과 참여의 학교문화를 UP시키는 ‘Change Up 프로젝트'' 수업평가 방법 혁신으로 학력향상을 도모하는 ’Learning Up 프로젝트''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돌봄의 인성 지도 ‘Challenge Up 프로젝트’ 마지막으로 교육공동체가 함께 하는 자기 계발의 방과후 활동 강화 ‘Dream & Passion Up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Change Up 프로젝트에는 교수 학습 중심의 학교 문화 개선을 위해 교무행정 업무 전담팀을 구성하고 업무 구조를 개편했다. 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학교 운영을 위해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 확대했다. 학부모회 운영 강화로 학교 교육 공개 및 소통 기회 활성화로 반별 학부모회를 1회, 학년별 학부모회 연 4회 개최했다. 수업 공개참관과 급식 모니터링단, 정기고사 명예감독, 예지관 임장지도 지원단 활동 활성화, 학부모 아카데미(연 2회) 운영으로 건전한 학부모상을 정립하고자 했다. Learning Up 프로젝트는 교사의 수업 전문성 신장으로 신뢰받고 행복한 교사상을 만들기 위해 컨설팅 룸을 설치하고 수업공개와 교사 학습 동아리 운영 등을 하고 있다.
금옥여고는 혁신학교 지정 후 변화의 첫 걸음을 교문에서부터 내딛었다. 교문에 들어올 때부터 아이들을 진심으로 맞이하는 ''정문 학생맞이 행사''를 기획했다. 3월 등교 첫날 교사 전원이 나와 학생들을 일일이 반기며 사탕을 나눠줬다. 이런 활동으로 인해 금옥여고는 앞뒤로 남녀공학의 사립고등학교가 2개 있고 고개만 넘으면 목동단지여서 선호도 면에서 뒤떨어 질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혁신학교 3년차, 교사들과 학교, 학생들이 함께 노력하면서 이제는 가고 싶은 학교, 변화하는 학교, 즐거운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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