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살랑살랑 철쭉 흐드러진 봄날의 우면산 산행

예술의 전당에서 출발하는 대성사 코스

지역내일 2013-04-29 (수정 2013-04-30 오전 8:30:29)

높이가 273미터인 우면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아 산책하듯 등산하기에 좋은 산이다. 등산로 진입로도 사당에서 양재, 예술의 전당 부근 등 20여 개의 다양한 코스가 있다. 오랜만에 나선 산행길이라 무리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가장 가벼운 등산로를 선택했다. 2시간여 만에 다녀올 수 있는 예술의 전당에서 출발하는 코스.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를 지나 야외 분수광장에는 아이들과 봄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인조잔디에 한가롭게 앉아 아이들과 봄볕을 쬐는 평온한 모습의 사람들과 야외 카페에서 차를 즐기는 사람들 모두 오랜만의 따스한 봄을 즐기는 듯했다. 분수광장 팻말과 카페 사이에 난 통로를 타라 올라가면 우면산 진입로가 나온다. 길가엔 벚꽃이 만개해 있고 인근 사찰에서 걸어놓은 연등 행렬이 이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예술의 전당을 빠져 나오면 바로 만나는 것이 작은 연못이다. 우면지란 이름의 이 연못은 지난 우면산 산사태 때 진흙이 내려와 매몰됐다가 복구됐다. 봄바람을 타고 살랑거리는 물살이며 호수처럼 평온하기 그지없는 푸른빛이 도는 이 연못은 주변 산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구립예술단체공연연습장 건물 사이로 300미터쯤 올라가면 백제불교의 성지인 대성사가 자리하고 있다. 대성사를 사이에 두고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서성거리는데 시야에 들어 온 팻말 하나. 서울 둘레길을 설명하는 팻말이다. 이 팻말에는 서울 둘레길 중 우면산 구간을 설명해 놓았다. 즉 서울 둘레길 중 하나인 우면산 구간은 총 길이 5.42킬로미터의 2시간 30분 코스이고, 도심 속의 자연친화적인 길을 걸으며 풍경을 감상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자연생태 탐방로라는 설명이다. 우면산 둘레길은 대성사에서 성산약수터와 보덕사를 지나 남태령 전원마을 입구까지 2.68킬로미터로 1시간 10분이 소요되고 대성사에서 산골약수터를 지나 우면산 입구까지는 2,74킬로미터로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산에 가면 아이들도 시인이 된다
아무래도 산행을 목적으로 나온 길이라 둘레길 보다는 산행 쪽을 택했다. 대성사에서 등산로를 따라 좁은 산비탈을 오르는 길은 초행자에겐 험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숲 속은 아직 봄을 준비만하고 있을 뿐 잠자는 공주의 숲속처럼 조용했다. 간간이 핀 철쭉꽃만이 지금이 봄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가는 길에 쑥을 뜯고 있는 부부를 만났다. 갓 나온 여린 쑥을 한번 씹어보라며 건넨다. 쑥향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산에선 사람의 마음도 산처럼 순수해지나 보다. 아이들도 숲속에 오면 시인이 된다. 터벅터벅 걷던 딸이 즉석에서 동시를 읊는다.
까치들이 짹짹/ 바람이 살랑살랑/ 나무들이 반겨주는 우면산 // 잎사귀는 푸릇푸릇 / 꽃들은 방긋방긋/ 우리를 반겨주는 우면산 // 가파른 길 / 숨 헐떡이며 / 사람, 동물들이 지나간다 // 그걸 알아주듯 / 바람이 솔솔 / 알맞게 불어준다.

만개한 꽃이 아름다운 서초약수터 주변엔 봄이 한창
풀과 나무들이 뿜어내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정상을 향해 266개의 나무계단을 오른다. 우면산에는 각 코스마다 나무계단이 놓여 있다. 경사가 급하고 토양유실이 심한 곳에 서초구민들이 기증한 부드러운 계단목을 만들어 놓아 등산객이 훨씬 안전하고 편하게 산행할 수 있다. 대성사에서 정상인 소망탑까지 소요된 시간은 겨우 30여분. 역시 산행은 정상에 서야 그 맛이 느껴진다. 탁 트인 사방을 바라보며 느끼는 시원함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산행의 고단함을 한방에 날려준다.
한숨 돌리고 하산하는 길은 예술의 전당이 아닌 서초약수터로 정했다. 중간에 태극 쉼터에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목이 말라 태극 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로 갈증도 해소해 본다. 대성사 방향 등산로와 달리 내려 갈수록 연초록 입사귀가 풍성한 나무들도 볼 수 있어 마음이 한결 싱그러워진다. 대성사에서 소망탑까지 산행에서 만난 봄꽃은 철쭉이 전부였지만 서초 약수터 주변엔 연초록 잎사귀가 싱그러운 나무들과 철쭉, 모란, 벚꽃 등이 어우러져 화사한 봄을 연출하고 있었다. 봄은 그렇게 낮은 데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주변 먹을거리>
예술의 전당 인근 서초 약수터 앞 우면산 버드나무집(02-597-5900), 장인우족곰탕(02-588-7300), 한신 VIP일번지포차(02-585-8115) 등이 있다.
<교통 정보>
대중교통 이용할 경우 : 3호선 남부터미널역 인근 서초 약수터나 남태령 코스가 접근 수월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 주차장 이용이 가능한 대성사 코스 추천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