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눈 깜짝할 새 지나가버리는 봄을 즐기기 위해서는 일단 부지런하고 봐야 한다. 이 핑계 저 핑계로 봄맞이를 미루다 보면 그야말로 봄은 서둘러오는 더위에 밀려 사라져버리곤 한다. 산에 올라 봄을 만끽하고 싶기도 하고, 봄꽃이 만개한 길을 따라 멋진 드라이브에 나서보고도 싶지만 시간과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카페에 앉아 느긋하게 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주부들의 사람을 받는 봄마중하기 좋은 카페를 소개한다.
박지윤 오미정 오현희 리포터
핸드드립커피와 북유럽문화에 취하다 ‘테라로사’
강릉의 명소로 자리 잡은 테라로사가 양평에도 문을 열었다. 북한강로를 따라 가다보면 북한강변 서종의 한 자락에 테라로사가 위치해 있다. 유명세만큼이나 그 외관부터 남다르다. 붉은 벽돌로 된 커다란 벽면에 하얀색으로 써진 ‘TERAROSA COFFEE’ 글씨가 선명하다.
입구로 들어서면 ‘어디가 카페지?’라는 의문과 함께 먼저 문을 열게 되는 곳이 있다. 노르딕 디자인 갤러리인 ‘빈트’다. 북유럽 빈티지에 매료된 이곳 대표가 직접 수집한 200여점의 노르딕 디자인 클래식을 소개하고 있다. 오리지널 빈티지 클래식가구에 관심 있는 사람이나 노르딕 가구에 푹 빠진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들러보면 좋은 곳.
이어 베이커리와 커피교육장이 사람들을 맞는다. 베이커리는 아직 오픈 전으로 5월 즈음에 문을 연다고. 커피 수업이 진행되는 커피 교육장도 오픈되어 있어 구경이 가능하다.
커피교육장 왼쪽으로 넓은 마당과 카페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카페에는 ‘FACTORY’라는 글씨가 써져 있다. 화창한 날이면 바깥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셔도 좋을 듯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자루 채 쌓여져 있는 생두가 눈에 띈다. 안쪽으로는 커다란 로스터기가 그 위엄을 발산하며 자리하고 있다.
멋을 내지 않은 듯하면서도 모든 게 조화로운 테이블과 의자가 멋스럽기만 하다. 커피와 관련된 빈티지한 소품들과 유리병에 담겨진 각각의 원두들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인테리어 효과를 낸다. 책꽂이에 꽂힌 책들도 누구든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이곳은 손으로 직접 내린 드립커피가 인기로 가격은 5000~7000원 선. 이곳에서 직접 만드는 케이크와 오믈렛, 퀘사디아 등의 간단한 식사(1만원)도 인기가 많다.
커피를 담아주는 잔도 획일적이지 않아 더욱 마음에 든다. 제각각 다른 빈티지함이 묻어나는 예쁜 커피잔이다. 한강이 내려다보이지는 않지만 바깥 풍경을 또는 실내의 여러 가지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2층은 북유럽문화원이 있다. 북유럽 작가들의 전시회가 열리는 전시장도 있고 북유럽 관련 책들을 전시, 원하는 책을 1층 카페로 가져가 읽을 수 있게 해 놓았다.
따스한 봄날, 금방 내린 커피와 북유럽 문화에 한번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위치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623번지 (031)773-6966
빵맛 일품, 전망 최고 ‘호수베이커리 카페’
잠실의 석촌호수 산책 길가에 바로 접해 있는 호수베이커리카페. 시원한 호수 전망을 코 앞에서 즐길 수 있는 명당에 자리 잡아 호젓하게 지인들과 차 한잔 마시기 좋다. 호숫가에 폭 파묻혀 대로변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 아는 사람끼리만 아지트로 즐기는 곳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 각기 다른 매력이 있는 석촌호수를 가까이에서 만끽할 수 있다.
송파구 동네빵집으로 입소문난 르빵에서 운영하는 베이커리 카페로 직접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로 커피를 내리고 시럽을 비롯해 초코, 캬라멜 같은 소스도 직접 만들어 쓴다.
‘수제’만을 고집하는 건 임재성 셰프의 철칙.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했던 그는 빵에 매료돼 파티쉐로 전업했고 프랑스 제과제빵학교로 유학까지 다녀올 만큼 빵에 애정이 각별하다.
천연발효종인 사과종과 질 좋은 밀가루를 사용해 매일 아침마다 구워낸 이 집 빵맛은 담백하면서 묘한 중독성이다. 크렌베리를 넣어 단백하게 구운 크렌베리 브레드, 와인에 절인 아몬드와 호두 등 12종의 견과류를 듬뿍 넣은 베리넛이 손님들 사이에 특히 인기가 좋다.
단골 손님 가운데는 석촌호수로 꾸준히 조깅 나오는 ‘운동족’들이 많다보니 댕유지차와 백년초 주스 같은 건강음료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
제주도가 고향인 주인장은 제주 재래 감귤인 댕유지로 만든 차를 선보이고 있다. 약재로도 쓰이는 댕유지는 보통 귤보다 비타민C 함유량이 4배 이상 많고 향도 진하다. 특히 피로회복, 피부미용에 좋다. 백련초 주스도 제주도 농장에서 공수해온 질 좋은 재료만 사용한다.
젊은이들이 즐겨 마시는 핫초코는 초콜릿 마니아들 사이에 유명한 값비싼 프랑스 발로나 초콜릿을 쓰기 때문에 맛이 진하다. 근처 가락시장에서 매일 장을 봐다 쓰는 과일빙수도 제철 과일이 푸짐하게 들어가 인기가 좋다. 다만 가격은 비싼 편.
카페 안은 아담하며 실내 인테리어도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다. 볕 좋은 날에는 접이식 창을 모두 열어 노천 카페 분위기를 연출한다. 2011년 오픈 이후 ‘갤러리 카페’를 콘셉트로 신진 작가들의 사진전을 틈틈이 선보이고 있다. 4월 중순경 석촌호수에 벚꽃이 만개할 무렵에는 야외 테라스가 손꼽히는 명당자리다.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문 열며 잔잔한 호수와 롯데월드 어드벤처 야간 조명이 어우러지는 야경이 근사하다.
위치 : 송파구 잠실동 47 (샤롯테씨어터 맞은편) (02)2202-7545
호수 보고 인형도 보고 ‘카페 고고스’
석촌호수 서호 끝자락에 위치한 카페 고고스. 외관을 장식하는 우스꽝스러운 커다란 고릴라 인형들이 정겹다. 벽면에는 개성 넘치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카페에 들어서자 인기 애니메이션과 영화 속 주인공을 모델로 한 캐릭터 인형과 피규어들이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다. 한켠에는 캐릭터 인형과 피규어 판매 숍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카페 테이블마다 뿌까, 스파이더맨 등 독특한 인형들이 디스플레이되어 있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장진, 이영표 등 유명 영화감독, 탤런트, 운동선수, 가수들의 친필 사인이 테이블마다 되어 있는 눈길을 끈다.
석촌호수와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 커다란 통창으로멋진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카페 안은 젊은이부터 50~60대 중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로 붐빈다. 특히 근사한 인형들이 많은 탓에 어린 자녀를 둔 부부들의 방문도 끊이질 않는다. 널찍한 야외 테라스에 앉아 지인들과 수다 떨며 상쾌한 호숫가 바람 쐬는 재미도 쏠쏠하다.
각종 커피와 차를 비롯해 즉석에서 갈아 주는 생과일 주스, 팥빙수, 단팥죽 등 메뉴도 다양한 편. 야경을 감상하며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가볍게 한잔할 수 있도록 수입 맥주와 안주류도 선보인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수제버거(1만원선). 두툼한 소고기나 매콤한 닭가슴살 패티와 토마토, 치즈를 끼운 호밀빵 버거가 야채 샐러드에 함께 나온다.
석촌호수 카페거리 가운데는 드물게 넓은 주차장을 가지고 있으며 주차비는 카페 이용 손님에 한해 시간당 1000원씩 받는다.
위치 : 송파구 잠실동 47번지 (잠실 군산오징어 대각선 방향) (02)2042-0100
공원에서 즐기는 봄날의 정취 ‘아리안나’
아리안나는 올림픽 공원 안에 있는 한성백제박물관 2층에 위치하고 있다. 날씨가 좋아지면서 가볍게 산책을 나오거나 걷기운동을 하러 공원을 한 바퀴 도는 공원 이용자들이 한번쯤 들러보기 좋은 곳이다. 아리안나(l''arianna)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의 유명한 작곡가 베르디의 오페라에서 나온 이름으로 화합과 힘을 합치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이 집의 자랑은 실내에서 카운터 옆 중앙에 위치한 화덕에서 바로 갓 구워낸 바삭한 식감의 화덕 구이 피자이다. 요리사가 흰 모자를 쓰고 나와 직접 화덕에 피자를 넣고 빼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쫀득쫀득한 치즈와 양송이버섯의 향이 어우러진 고르곤졸라 피자를, 구운 마늘을 곁들인 꿀에 한입 찍어 먹으니 봄날 오후의 나른함과 피곤이 봄눈 녹듯 스르르 사라진다.
사방이 환하게 뚫린 창이라 앉은 위치에 따라 공원의 풍경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제 곧 꽃들이 하나둘 피기 시작하고, 나뭇 가지 사이로 연두빛 여린 새순이 돋는 모습을 고스란히 눈에 담으며 즐길 수 있겠다. 게다가 4월 이벤트로 월요일 식사 고객에 한해서 커피와 오렌지주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니 4월의 벚꽃 잎이 지기 전에 서둘러 찾아가보면 좋겠다. 평일 주문시에도 오전11시에서 오후 16시 사이에는 아메리카노를 3000원에 즐길 수 있다.
·위치: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88-20(한성백제박물관 2층) (02)415-8410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