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지역 일반고 입시를 말한다4 - 한솔고등학교 박효섭 교장

지역내일 2013-04-29 (수정 2013-04-29 오후 4:46:04)


2013년 입시가 마무리 됐다. 우리 동네 고등학교의 대학 진학률은 얼마나 될까. 매년 대학 진학 결과는 학부모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하지만 학교별로 집계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알기는 사실상 어렵다. 최근 입시결과를 바탕으로 일반고의 위기를 말하고 있지만 분당지역 일반고는 다르다. 수시전형의 확대, 입학사정관제의 정착 등 변화하는 입시환경에 따른 맞춤식 교육으로 매년 눈에 띄게 진학 실적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일신문’에서는 2013년 대학진학 결과의 특징을 살펴보고, 학교별 입시전략과 대비과정에 대해 학교장에게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수업내실화와 개별 진학지도로 입시경쟁력 키웠다



교장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한 학교운영이 얼마나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한솔고 일 것이다. 박효섭 교장은 부임 후 첫해 한솔고의 혁신을 선포했다. 우선 입학사정관제와 수시확대 등 입시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철저히 학생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해 왔다.
 
사교육절감형 최우수 학교, 교육과정 내실화
“교장과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에 대해 만족하지 못할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답니다. 한솔고에 처음 부임해 왔을 때가 그랬어요. ‘싫은 학교지만 어쩔 수 없이 다닌다’고 말하는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참 많았어요. 그 말이 너무나 싫었지만, 학교가 달라지지 않으면 앞으로 계속 듣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등학교는 특히 그래요. 무엇보다 입시결과가 좋지 않으면 학교에 대한 신뢰가 생기기는 힘들죠.”
학교는 학생들이 꿈을 키우고 펼쳐나갈 수 있는 장이어야 한다. 때문에 학생들과 마음으로 소통하면서 뜻이 모아지면 좋은 진학결과는 따라오게 마련이다.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고 준비하는 고교 3년 동안 학생들이 미래의 꿈을 설계하고 펼쳐 나갈 수 있도록 학교는 터를 만들어주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박 교장의 교육철학이 빛을 발하고 있다.
“학교의 가장 큰 역할은 무엇보다 학업에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학습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입니다.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뭐래도 학력입니다. 때문에 저는 한솔고를 ‘공부하는 학교’로 만드는데 주력했습니다.”
한솔고는 교과부로부터 지정받은 사교육절감형 창의경영 연구학교로 작년에는 전국 중·고등학교 중 최우수 운영학교로 선정됐다. 박 교장과 교사들의 노력이 이룬 쾌거였다. 이를 계기로 학교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교과부로부터 매년 7천여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되면서 정규수업을 내실화하는 등 생각만 갖고 있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실제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N+2수준별 수업, 맞춤형 방과후 학교, 입학사정관제 대비 학생플래너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수학, 5단계 수준별 한반 15~20명 수업
가장 큰 변화는 교실에서부터 시작됐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주요과목을 중심으로 2~3단계로 나누어 수준별로 수업한다. 하지만 한솔고는 단계를 더욱 세분화했다. 이른바 N+2 프로그램이 그것. 한 학년을 3개반씩 묶어 학생을 수준별로 5단계(가우스반-오일러반-탈레스반-파스칼반-페르마반)로 나누어 한반에 15~20명이 수업을 받는다. 덕분에 학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단계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학교에서 이처럼 수준 높은 맞춤형 수업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은 교과부로부터 운영자금을 지원받은 덕분이에요. 학생들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고, 그 대부분의 시간은 수업시간입니다. N+2수업으로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심화수업을, 기초가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눈높이 수업을 제공할 수 있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과의 심화, 보충, 확장 등을 위해 다양한 강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방과후 학교. 다른 학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솔고만의 특징은 바로 철저한 수요자 중심의 프로슈머형이라는 점이다.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학교에 요청하고, 학생들이 교사를 선택해서 강좌를 개설하는 것. 한 강좌당 학생 정원도 기존의 12명에서 6명으로 줄여 소수정예 학생맞춤 수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양한 학생참여 프로그램 운영으로 자기주도 학습문화 정착
학생 상호간 멘토-멘티 프로그램인 ‘나DO’. 박 교장이 학력신장의 일환으로 3년전부터 시도해 이제는 학교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학생들이 멘토가 되어 가르치고 멘티가 되어 배우는 일종의 학생 스터디그룹 활동이다. 나눔, 협력, 배려가 함께하는 자발적 학습 공동체로서의 경험은 대학에서 가장 요구하는 핵심 요소들을 담아낼 수 있는 최적의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입시 준비를 지원하는 다양한 학교 프로그램 개발, 학생들의 참여 유도, 수업연구, 면학분위기 조성 등 학생들을 위한 우리 선생님들의 노력은 정말 눈물겨울 정도에요. 자율학습으로 밤늦게까지 일하시면서도, 학교 독서실을 개방해 주말과 휴일까지 반납하실 정도니 늘 죄송하고 감사하죠.”
학습의욕이 높은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인 한솔고 ‘미르반’은 이미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에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을 만큼 탄탄한 커리큘럼을 자랑한다. 스스로 학습계획을 세우고 자율적으로 학습하며,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공유하며 토론하고 발표하는 자기주도 학습방식으로 진행된다. 미르반 학생들은 매년 한편이상 연구과제를 정해 논문을 작성하고 발표대회를 통해 우수논문을 선발한다. 모든 논문을 논문집을 만들어 입시에 활용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재학생 기준 25% 서울 & 수도권 명문대 진학, 진학률 매년 상승중
올해 한솔고는 3명의 서울대 합격생과 15명의 연·고대생을 배출했다. 연세대와 경희대 의대를 비롯해 서울과 수도권 주요대학에만 96명의 학생을 진학시켰다. 이는 재수생을 포함하지 않은 순수 재학생만을 산출한 것으로 한솔고 전체 재학생의 25%에 해당된다.
이외에 기타 4년제 대학에 209명을 포함 총 305명의 학생이 대학에 진학했다. 수업을 내실화함으로써 학력을 신장시키고, 다양한 입시전략으로 한솔고의 진학률은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의 입시결과는 입학사정관전형에 대비 모의면접고사, 자기소개서 작성법 및 자기소개 쓰기대회, 구술면접 실전훈련, 각 분야별 영역별 경시대회 등을 운영해 입시와 연계지도 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입시는 점점 학교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어요. 가장 고급 입시정보는 학원이 아닌 학교에서 제공하고 멘토링 한다는 생각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언제든 입시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았습니다. 연 10회이상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대입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죠. 특히 3학년부 선생님들의 진학 정보 수집과 상담 방법을 모든 선생님들이 공유함으로써 학생들이 자신의 위치와 수준을 파악하여 현실적인 학습계획과 진학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수시와 입학사정관 전형의 흐름에 맞게 학생맞춤형 진학지도를 표방하고 있는 한솔고. 상위권학생을 대상으로 ‘토요학교 인문논술’과 ‘토요학교 수리논술’ 프로그램을 운영해 각 대학별 모의 논술까지 대비할수있도록 했다. 또한 내신(3-5등급), 수능(4-5등급), 수학 4등급 이내 적성고사 적합 유형의 학생들을 선별하여 지속적인 상담과 계획적인 공부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강남대, 가천대, 수원대 등 수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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