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통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로 등장했다. 소통이야말로 서로의 뜻과 입장을 교감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가족과 직장, 이웃, 나아가 사회 구성원 간에도 소통을 잘하면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불필요한 오해나 대립과 충돌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된다. 복잡다단한 현대에는 그 중요성이 더 강조될 수밖에 없다.
개발에 붕괴되는 공동체의식
사실 소통은 우리사회를 건실히 지탱시켜온 공동체의식으로 승화돼왔다. 소통의 발현은 생활공간이다. 그 공간에는 구성원들의 갖은 사연과 삶의 애환까지 깃들어 있다. 그리고 공간을 통해 켜켜이 쌓여간 사연들은 지역 고유의 공동체 문화로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압축 경제성장의 부작용이 어디 한 둘 일까 싶지만 '아파트'로 대변되는 공동체 문화의 파괴 현상도 그 한 예가 아닐가 싶다. 효율과 편리라는 미명 하에 콘크리트에 인구를 억지로 가둬 둔 것과 같은 아파트와 빌딩은 이웃 간 화목을 미덕으로 여겨온 전통적인 공동체 의식을 가로막아 급기야 최근에는 층간 소음으로 인해 이웃 간의 범죄사건까지 야기하고 있다.
광풍처럼 몰아쳤지만 서민들에겐 진한 상흔을 남기기 일쑤인 재개발·재건축도 마찬가지다. 인구와 상권의 신시가지 이동으로 쇠퇴 노후화가 가속화되는 구도심 지역에 대한 그동안의 해법은 철거재개발 방식이었다. 하지만 사람이 주인이 돼야 할 공간에 경제논리와 자본이 그 자리를 꿰차 지역 주민을 주거혜택에서 소외시키고 나아가 고유한 생활자원과 터전마저 상실케 하고 말았다. 지금처럼 우리들의 생활형태가 산업화와 도시화, 문명화로 치닫고 그 속에 깊숙이 갇힐 때일수록 우리 인간의 본래 모습과 향기가 다시금 피워올려져야 한다.
새정부가 주목하는 전주시 도시재생
전주시 도시재생사업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새 정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주민참여형 도시재생 추진사례로 선정, 발표했는데 최근 도시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준 좋은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인간친화·지역밀착형 도시개발사업을 목표로 주민참여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추진 방식은 소규모 구역단위로 지역 공동체를 유지하면서 주택개량, 도로정비 등을 지원해 지속가능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것. 자연스레 도시의 규모를 키우는 것과는 거리를 뒀고 지역적 가치와 발전역량이 내재돼 있는 원도심의 특성을 되살려 도심공동화 현상을 해결하고 지역 특화산업을 발굴하는 데 노력했다.
이를 위해 전주시는 지난 2009년부터 민간과 행정, 전문가 그룹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원도심을 각 권역별로 구분, 지역 주민과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지역적 특성과 역사에 어울리는 창의적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법고창신(法古創新)으로 전주시의 궁긍적 목적인 아트폴리스(Artpolis)를 실현하는 노력들인 것이다.
전주한옥마을은 지역특성을 십분 살린 대표적 원도심 성공사례로 꼽힌다. 규제일변도의 초라한 한옥보존지구에서 민관협치를 통해 창조적 공간으로 전환, 연간 500만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 관광지로 급부상해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코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또 10여 년간 3억에 달하는 기부금을 남몰래 위탁한 노송동 천사의 정신을 바탕으로 저소득·차상위 계층과 원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노송동의 노후 주거 및 상가환경을 정비하는 '전주 천사마을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이 사업은 이미 2010년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특화사업으로 지정돼 도시재생거점센터를 중심으로 마을기업, 순환형 임대주택 등이 입주하는 등 원도심 재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나가고 있다.
전통시장을 위한 '중앙시장 고객소통 골목길 정비사업'을 비롯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공동주택 관리서비스인 '해피하우스사업', 밝고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는 '골목길과 담장 아트화', '자만마을과 전주부성 시나브로길' 등 도시재생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접목하고 있다.
주민참여형 도시재생 확산을
지역주민의 주도로 행정과 전문가가 참여해 만들고 가꾸는 도시재생사업이 가장 큰 핵심은 소통과 협력이다.
물론 어려움도 많다. 자본의 위력은 대단하고 그 힘을 믿는 시민들의 반발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력은 쇠퇴한 도심 모두를 살필 여력이 안 된다. 새 정부에서 도시재생에 관한 관심과 실천의지를 표출한 만큼 관련법률 정비를 통해 재정, 인력 등의 지원체계가 마련돼 사람 사는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일이 전국으로 확산되길 당부 드린다.
전주시 또한 다시 사람이 주인 되는 도시를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화려함과 매끈함이 눈길을 사로잡는 도시보다 수수하고 질박함이 마음을 사로잡는 도시 공동체를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비빔'과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도시 전주가 해야 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송하진 전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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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붕괴되는 공동체의식
사실 소통은 우리사회를 건실히 지탱시켜온 공동체의식으로 승화돼왔다. 소통의 발현은 생활공간이다. 그 공간에는 구성원들의 갖은 사연과 삶의 애환까지 깃들어 있다. 그리고 공간을 통해 켜켜이 쌓여간 사연들은 지역 고유의 공동체 문화로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압축 경제성장의 부작용이 어디 한 둘 일까 싶지만 '아파트'로 대변되는 공동체 문화의 파괴 현상도 그 한 예가 아닐가 싶다. 효율과 편리라는 미명 하에 콘크리트에 인구를 억지로 가둬 둔 것과 같은 아파트와 빌딩은 이웃 간 화목을 미덕으로 여겨온 전통적인 공동체 의식을 가로막아 급기야 최근에는 층간 소음으로 인해 이웃 간의 범죄사건까지 야기하고 있다.
광풍처럼 몰아쳤지만 서민들에겐 진한 상흔을 남기기 일쑤인 재개발·재건축도 마찬가지다. 인구와 상권의 신시가지 이동으로 쇠퇴 노후화가 가속화되는 구도심 지역에 대한 그동안의 해법은 철거재개발 방식이었다. 하지만 사람이 주인이 돼야 할 공간에 경제논리와 자본이 그 자리를 꿰차 지역 주민을 주거혜택에서 소외시키고 나아가 고유한 생활자원과 터전마저 상실케 하고 말았다. 지금처럼 우리들의 생활형태가 산업화와 도시화, 문명화로 치닫고 그 속에 깊숙이 갇힐 때일수록 우리 인간의 본래 모습과 향기가 다시금 피워올려져야 한다.
새정부가 주목하는 전주시 도시재생
전주시 도시재생사업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새 정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주민참여형 도시재생 추진사례로 선정, 발표했는데 최근 도시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준 좋은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인간친화·지역밀착형 도시개발사업을 목표로 주민참여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추진 방식은 소규모 구역단위로 지역 공동체를 유지하면서 주택개량, 도로정비 등을 지원해 지속가능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것. 자연스레 도시의 규모를 키우는 것과는 거리를 뒀고 지역적 가치와 발전역량이 내재돼 있는 원도심의 특성을 되살려 도심공동화 현상을 해결하고 지역 특화산업을 발굴하는 데 노력했다.
이를 위해 전주시는 지난 2009년부터 민간과 행정, 전문가 그룹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원도심을 각 권역별로 구분, 지역 주민과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지역적 특성과 역사에 어울리는 창의적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법고창신(法古創新)으로 전주시의 궁긍적 목적인 아트폴리스(Artpolis)를 실현하는 노력들인 것이다.
전주한옥마을은 지역특성을 십분 살린 대표적 원도심 성공사례로 꼽힌다. 규제일변도의 초라한 한옥보존지구에서 민관협치를 통해 창조적 공간으로 전환, 연간 500만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 관광지로 급부상해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코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또 10여 년간 3억에 달하는 기부금을 남몰래 위탁한 노송동 천사의 정신을 바탕으로 저소득·차상위 계층과 원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노송동의 노후 주거 및 상가환경을 정비하는 '전주 천사마을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이 사업은 이미 2010년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특화사업으로 지정돼 도시재생거점센터를 중심으로 마을기업, 순환형 임대주택 등이 입주하는 등 원도심 재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나가고 있다.
전통시장을 위한 '중앙시장 고객소통 골목길 정비사업'을 비롯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공동주택 관리서비스인 '해피하우스사업', 밝고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는 '골목길과 담장 아트화', '자만마을과 전주부성 시나브로길' 등 도시재생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접목하고 있다.
주민참여형 도시재생 확산을
지역주민의 주도로 행정과 전문가가 참여해 만들고 가꾸는 도시재생사업이 가장 큰 핵심은 소통과 협력이다.
물론 어려움도 많다. 자본의 위력은 대단하고 그 힘을 믿는 시민들의 반발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력은 쇠퇴한 도심 모두를 살필 여력이 안 된다. 새 정부에서 도시재생에 관한 관심과 실천의지를 표출한 만큼 관련법률 정비를 통해 재정, 인력 등의 지원체계가 마련돼 사람 사는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일이 전국으로 확산되길 당부 드린다.
전주시 또한 다시 사람이 주인 되는 도시를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화려함과 매끈함이 눈길을 사로잡는 도시보다 수수하고 질박함이 마음을 사로잡는 도시 공동체를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비빔'과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도시 전주가 해야 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송하진 전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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