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산 바지락 먹기 틀렸다"

전북·충남 등 주요 산지 집단폐사 … 어민들, 불이익 우려 신고 꺼려

지역내일 2013-04-26 (수정 2013-04-26 오후 6:37:05)
올해 국내산 바지락 구하기가 쉽지 않은 전망이다. 서해안 바지락 생산단지가 초토화 됐기 때문이다. 
주요 생산지인 전북과 충남의 바지락 양식 단지에서 집단폐사가 진행 중이다. 장기간 이어진 이상 저온현상과 추위에 약한 중국산 종패 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등에 따르면 연간 2만톤을 생산, 전국 생산량의 50%를 담당하는 고창군 하전 갯벌 등 바지락 생산단지에서 집단폐사가 발생했다. 어민들은 지난해 10~11월에 파종한 종패 가운데 70% 정도가 폐사했다고 주장한다. 
평년 폐사율은 4%에 불과했다. 이상저온 현상과 함께 추위에 약한 중국산 씨조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국내산 씨조개 확보가 어렵고 가격도 비싸, 종패 대부분은 중국에서 들여와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어민들에 따르면 자체 종패 생산장이 없어 충남 태안에서 들여와 뿌렸는데 2007년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고 이후 종패 생산량이 줄어 국내산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산이 1300~1500원(1kg)인 반면 국내산은 2만4000원 수준이고 그나마 물량을 구하기도 어려워 연간 3000톤 이상을 중국에서 들여와 뿌리고 있다는 것이다. 
고창군 470㏊의 바지락 양식장에서 집단폐사가 진행돼 올 생산량은 급감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늦가을에 씨조개를 뿌려 이듬해 9월부터 수확하는 구조로, 사실상 올해 양식은 어렵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주요 산지인 충남지역 양식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부터 가로림만, 천수만, 태안 안면도 일대 150개 어장(2182㏊)에서 바지락 집단 폐사 현상이 나타나고있다. 피해 어장의 바지락 폐사율은 30~60%에 달하는 것으로 도 수산당국은 분석했다. 평년 폐사율이 10~20%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수산당국은 지난 1~2월 강추위에 따른 기온 하락과 3~4월 강풍에 의한 지반 변동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처럼 서해안 바지락 주요산지가 올 생산량 자체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어민들은 피해신고를 꺼리고 있다. 어민 상당수가 종묘사업 신고 없이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고, 또 양식장 피해를 신고할 경우 이후 어장이용에 불이익이 따를 것이란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수산식품부는 바다양식업과 관련 5년 동안 전체 경작면적의 50% 이상, 2회 피해가 발생할 경우 어장이용을 제한하는 지침을 적용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피해는 확산되고 있지만 어민들의 피해신고는 드문 기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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