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취미는 평생을 함께하게 될 귀한 친구가 되었다. 취미생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즐거움을 얻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며 행복을 나누는 동호회 모임 또한 늘고 있는데. 취미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동호회의 종류도 다양하다. 그 중 볼링을 좋아하는 주부들이 모여 20여 년 동안 꾸준히 동호회 모임을 이어가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보았다. 강서구 스포츠월드의 ‘해바라기 볼링클럽’이 그곳. 해바라기 클럽의 주부들은 가족을 챙기는 틈틈이 건강과 함께 이웃과 정을 나누며 삶의 활력을 얻는다고 한다. 볼링을 통해 다이어트와 스트레스 제로에 도전,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서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볼링을 사랑하는 주부들의 모임
리포터가 해바라기 볼링클럽을 찾은 날은 자연이 새봄의 기운을 누르지 못하고 따뜻한 햇볕을 담뿍 쏟아내고 있는 날이었다. 맑은 하늘만큼이나 볼링장에는 운동을 사랑하고 즐기는 주부들의 맑은 기운이 속속 도착하였는데. 가족을 챙기는 주부들의 동호회 모임인 만큼 간식과 차를 준비하여 온 주부, 레인 정비상태를 미리 챙기는 주부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모임은 시작되었다. 장비를 챙기며 담소를 나누는 주부들의 밝은 표정이 참 건강하다.
강서구 KBS 스포츠월드가 운영하는 볼링장에서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는 ‘해바라기 볼링클럽’은 1991년 창단한 이래 올해로 23년째를 맞고 있는 역사적인 주부동호회다. KBS 스포츠월드는 과거 88올림픽 수영 경기가 열렸던 KBS 88체육관이 이름을 달리한 종합스포츠센터. 전국 최대 규모의 스포츠센터인 이곳에서는 볼링 뿐 아니라 수영과 헬스, 골프, 탁구, 휘트니스댄스를 포함한 15개 종목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이곳 볼링센터는 볼링 동호회원들 사이에서도 시설 좋기로 유명한 곳인데. 총 28레인을 운영 중인 볼링장은 2011년 리모델링 공사를 완공하여 한국 최고의 시설과 장비를 자랑한다.
20명의 주부들로 구성된 해바라기 볼링클럽은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넘는 시간까지 그들만의 리그전을 펼치며 실력을 연마하고 있었다. 해바라기 볼링클럽의 금요일 동호회 모임은 다른 동호회와의 대회 준비를 겸하여 회원들끼리 경기를 하면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KBS 스포츠월드에는 해바라기 볼링클럽 이외에도 주부 볼링동호회가 12팀이 더 있다고 한다. 주부들은 경기를 통한 긴장감을 경험하며 볼링이라는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볼링을 하며 갖게 되는 즐거운 만남들이 젊음의 비결
“하나, 둘, 셋, 화이팅!”
힘찬 구호로 시작되는 볼링센터 안은 돈독한 분위기 속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볼링 실력을 기르는 주부들의 에너지로 넘쳐난다. 볼링은 스트레스 해소에 아주 좋은 운동이다. 쓰러지는 핀에 열중하며 스트라이크의 시원함을 맛보는 과정에서 쌓였던 피로가 싹 사라진다. 모임을 통해 일주일에 한 번씩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버릴 수 있는 덕분인지 해바라기 볼링클럽 단원들은 하나같이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동안 미모가 눈부시다. 30대로 보였던 서우정(강서구 화곡동) 회장의 나이는 59세. 동호회 단원들의 연령대를 묻는 리포터의 질문에 서회장은 겸연쩍은 미소로 답을 대신했다. “1991년 이곳 체육관 볼링장을 개장하며 결성하게 된 저희 동호회는 초창기 멤버들 대부분이 모임을 계속 이어온 덕분에 모두들 볼링 경력이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해바라기 볼링클럽 회원은 나이가 가장 젊은 멤버가 40대이지요.”라고 설명한다.
서회장의 경우 자녀가 어릴 때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서 볼링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볼링을 계속해오고 있다고 한다. “과거 90년도에 이곳에서 볼링장을 개장하면서 동호회를 만들어 볼링을 한 것이 벌써 20년이 넘었네요.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덕분에 나이보다 젊게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서회장은 해바라기 볼링클럽 이외에도 부부동반 볼링동호회 활동을 같이 한다고. 집안일도 하면서 남편의 사업도 돕고 있지만 볼링이라는 운동을 통해 건강관리와 함께 젊음도 유지하고 있었다.
계절의 구애 없이 할 수 있는 전신운동 볼링
해바라기 볼링클럽의 초대 회장이었던 나인순(강서구 화곡동)씨는 “볼링은 실내 스포츠이기 때문에 다른 운동과 달리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날씨에 상관없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또 남녀노소 관계없이 여러 층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장비나 복장에 관심을 가질 필요 없이 볼링장에서 구비되어 있는 볼과 슈즈만으로 평소 복장 그대로 맨손으로 와서 마음껏 즐기면 되는 운동이라 더 좋지요.” 해바라기 주부동호회의 창단 멤버이기도 한 그녀 또한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일흔이 가까운 나이라고 한다.
볼링은 체력의 강약을 떠나 기량으로 승부하는 스포츠여서 여성이나 장년 노인, 어린이 모두에게 불리한 조건 없이 당당히 비슷한 역량으로 게임의 승부를 겨룰 수 있는 종목이다. 볼의 무게를 이용한 투구동작이 적당한 전신운동이 되므로 평소의 운동부족의 해결에 도움이 된다. 다른 스포츠처럼 몸을 단련시킬 필요가 없으므로 운동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신체 운동이 되는데. 볼링 3게임을 하면 약 500칼로리의 열량방출이 되므로 다이어트에도 아주 적당한 운동이어서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던지는 볼링공이 핀들을 남김없이 쓰러뜨릴 때 느끼게 되는 통쾌한 기분은 한 번 맛 본 사람은 잊기 힘들다. 나인순씨는 “볼링을 하다보면 마음속에 있는 모든 스트레스가 풀어지는 걸 경험할 수 있지요. 그 재미에 빠져 일주일 동안 거의 매일 볼링을 즐기고 있습니다.” 나씨는 혼자라도 즐길 수 있고, 팀을 만들어 하면 더욱 즐거우며, 자신의 점수가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체력이 향상되는 볼링이라는 스포츠가 좋아 강서구 볼링연합회장직을 역임했었고, 지금은 주부볼링 VIP 회원으로 활동하는 경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잃었던 건강을 되찾게 해주는 고마운 주부동호회
KBS 스포츠월드의 13개 주부 볼링 동호회 중 가장 오래된 해바라기 볼링클럽은 이탈하는 회원이 거의 없이 모임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동호회에 속한 주부들이 거의 고정 멤버가 되었다고. 해바라기 클럽에서 가장 신참멤버에 속한다는 임영임(양천구 목동)씨도 3년 동안 활동한 회원이다. 해바라기 동호회에서 활동하지는 3년이지만 그녀 또한 볼링을 시작한지는 20년이 넘었다고 한다.
“몸이 갑자기 안 좋아져서 건강을 위한 운동을 찾던 중 볼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꾸준히 체력을 기를 수 있는 운동으로 볼링이 좋다고 해서 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볼링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지요.”라고 영임씨는 말한다. 그녀는 잃었던 건강도 완전히 되찾았다고 했다. “집에서 가까운 볼링장을 찾던 중 시설 깨끗하고 볼링을 하시는 회원들 모두가 너무 좋다는 소문을 듣고 해바라기 동호회에 함께하게 되었지요.” 먼 곳까지 찾아가기 힘든 주부들이기에 이곳 스포츠월드에는 인근 지역 주민들이 많이 이용한다.
금요일 동호회 모임을 마치면 회원들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점심식사를 함께한 후 헤어진다고 한다. 볼링이라는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함께 시간을 나누니 회원 모두가 거의 자매같이 지낸다고. “다른 동호회에서 저희 클럽을 부러워합니다. 주부라는 공감대를 함께 나누기 때문에 회원들은 같이 있는 시간이 너무 즐거워요. 40대부터 60대까지 20여 년을 함께한 모임이라 서로를 잘 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해바라기 볼링클럽의 맏언니인 나인순씨는 “건강도 챙길 수 있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곳이 있어 행복하다”고 이야기한다.
석주혜 리포터 vietnam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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