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자가 마지막에 가는 곳

지역내일 2013-04-25

알코올에 의존해 살다보면 마지막에 가야 하는 곳이 3군데로 결정된다. 대부분의 알코올의존자들이 이미 수없이 갔다 온 가장 흔한 곳은 유치장이나 교도소, 병원같이 마음대로 누릴 자유가 퍽 제한된 장소들이다.


실수나 여러 가지 범법으로 유치장에 갇히거나, 과음의 후유증들인 신체적 합병증이나 부상으로 내과나 신경외과 같은 곳에 단기간 신세를 져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더 장기적으로는 재판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되거나 정신과나 알코올 전문병원의 폐쇄 병실에 입원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음으로 생각보다 꽤 많이 가는 곳이 영안실과 묘소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만간에 이러한 곳으로 가겠지만, 그것이 너무나 이르다는 것이 문제다. 최악의 상태에 이르면 술을 끊었다가도 모든 것이 잘 풀려나갈 때면 다시 방심하고 음주를 반복하는 식의 거래를 자주 하다보면 이런 곳에 빨리 가게 된다. 알코올을 남용하면 평균 10년 일찍, 알코올에 의존하면 평균 20년 정도 수명이 짧아져, 동년배들보다 훨씬 빨리 사망한다. 정작 본인은 이 분명한 객관적 사실도 지각하지 못한 채 그곳에 간다.


위와 같은 곳이 아니라면, 갈 곳은 결국 한 군데이다. 다른 어느 것보다도 단주를 돕는 곳, 알자회와 같은 단주 모임이 유일하게 가야 할 장소이다. 아무리 그 대가가 크더라도 단주를 돕는 집단치료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경비와 시간은 물론 체면 손상에도 불구하고 모임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제한된 시각으로 공리적으로 계산하고는 나가지 않는 수가 흔하다. 계산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아무리 대가가 크다 한들, 또다시 위의 두 군데로 가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 적어도 수년 이상 장기간 때로는 평생 동안 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래야만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오랜 과음의 결과로 손상을 입어 머리가 자신을 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마치 위험한 이웃처럼. 그래서 자신의 머리만 믿고 살다가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대신에 단주 모임의 선배와 동료들을 믿고 의지하면, 하루하루를 술 없이 맑고 깨끗하게 생활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는 동안 더 이상 숙취, 필름 끊김, 금단 증상을 겪지 않아도 되고 인내, 자기조절, 계획, 금전 지출 관리 따위를 배워 삶이 나아진다.


모름지기 대가를 치러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모든 결과에는 이유가 있고, 이러한 진리를 통해 배워가며 앞으로 나아간다.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신정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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