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아들 결혼에 공무원 동원

하객 3000여명 … 사전선거운동 비난 잇따라

지역내일 2002-03-10 (수정 2002-03-12 오후 5:35:29)
인천지역에서 현직 구청장이 선거를 앞두고 아들 결혼식에 소속 공무원을 동원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청사는 난데없는 차량과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연수구청을 찾은 사람들의 목적은 구청장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현 구청장인 신원철 청장의 아들 결혼식이 오후 2시 지하 대강당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구청사 주변은 넘치는 차량과 인파로 혼잡을 겪었고 관할 연수경찰서에서 급파된 교통경찰 10여명이 주변에서 교통정리를 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구청 지하 1층 대강당에 마련된 예식홀은 426석 규모. 그러나 이날 교통정리를 한 교통경찰은 "하객이 대략 3000명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수구의 한 공무원은 "구청장 아들의 결혼식을 청사에서 치른다면 모든 직원들에게 집합하라는 이야기"라면서 "일부 공무원들은 지역주민은 물론 관공서와 호텔, 언론사 등을 대상으로 한 결혼식 홍보에 동원됐다"며 분개했다.
토요일 전일근무제로 출근했던 한 공무원은 "근무시간이라서 동료에게 부탁해 방명록에 서명과 축의금을 내줄 것을 부탁했다"며 "얼굴도 비추지 않았다면 나중에 무슨 소리라도 듣게 될까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수구 한 관계자는 "하객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면서 "일반 예식장보다는 저렴하게 치르기 위해 구청 예식홀에서 준비했을 뿐이지 별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석달여 앞둔 상황에서 재출마를 밝힌 신 구청장의 이러한 모습을 놓고 세과시, 공무원 줄세우기가 아니냐는 비판마저 거세다.
구청장 출마를 앞두고 있는 한 후보자는 "관내에서 아들결혼식을 치르면서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은 사전선거운동을 위한 것"이라며 "선관위에 요청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공식 질의하겠다"고 밝혔다.
신 청장이 소속된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구청장의 처신에 대해 말이 많을 것 같다"며 곤혹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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