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동아리…동안청소년수련관 댄스동아리 ‘B.E.A.T’

춤에 빠진 우리, 춤으로 대학가요!

지역내일 2013-04-24 (수정 2013-04-24 오후 5:33:23)

안양동안구 청소년 수련관 지하 1층 댄스연습실. 학생들 대부분이 학원에 가거나 공부하기 바쁜 시간인 오후 6시. 춤에 빠진 아이들이 있다. 바로 댄스동아리 B.E.A.T 멤버들이다.  안양청소년문화존 SPARK 개막공연 연습에 한창인 B.E.A.T 멤버들. 아이돌이 따로 없다. 춤추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무엇이 아이들을 춤추게 하는 걸까?


춤출 때가 제일 행복해요!
동안청소년수련관에 둥지를 틀고 있는 댄스동아리 B.E.A.T는 각 학교에서 춤 좀 춘다는 친구들이 모여 만든 안양지역 고교 연합 댄스 동아리로 현재 회원은 24명. 대부분은 취미로 춤을 추지만 동아리 활동을 통해 춤으로 자기 진로를 정하고 춤에 빠져 사는 친구들이 있다.
고1 때 학교 댄스동아리 제니스(Zenith)에 가입하게 된 것을 계기로 처음 춤을 접했다는 이명건(평촌고3) 군. 처음에는 호기심에 가입했지만 어느새 자기 삶의 일부가 되었다고 말하는 그의 꿈은 댄스 안무가다. 이 군은 “동아리 후배들에게 춤을 가르치고 춤을 추면서 안무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 길이 아니면 행복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군은 이미 호서예술전문학교(스트리트댄스 계열 팝핀전공)에 합격을 한 상태로 안양시청소년 예술제 장려상을 비롯해 연성대학교주최 전국대회 은상 등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반대가 심했던 부모님도 직접 공연을 보고 상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지지해 준다고.
평촌경영고 2학년 배기완 군도 이 군과 비슷한 경우다. 중2 때 처음 춤을 접하고 고등학교 입학 후 학교 댄스동아리 Feellike 활동을 하면서 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지만 안양시청소년예술제에서 1등을 하고 난 뒤에는 부모님도 허락했단다. “제 롤 모델은 해외 유명 안무가인 브라이언 푸스포스(BRIAN PUSPOS)입니다. 브라이언 푸스포스처럼 안무가가 되어 해외진출도 하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춤에 대해 강의도 하고 싶어요.”
꿈이 있는 아이들이어서 일까 말하는 모습에 열정과 자신감이 넘친다.
한창 얘기중인데 연습실에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는 학생이 있다. 바로 안양예술고 2학년 김정균 군. 안양예고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하고 있는 김 군은 학교에서 현대무용을 배우면서도 연습실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열성파다. 하루라도 연습실에 오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 하다는 그는 춤을 추고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옆에서 이 말을 듣던 다른 학생들 모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김 군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진학목표로 정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 군은 “현대무용에 스트리트 댄스를 접목시키는데 관심이 있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춤추는 아이들, 댄스동아리라고 해서 처음에는 좀 ‘노는’ 아이들이려니 생각했던 리포터는 아이들의 열정어리고 진지한 모습에 부끄럽기까지 했다. 춤을 출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이들은 춤을 추게 되면서 자신의 삶에 더욱 충실해졌다고 했다.


비슷한 꿈을 가진 우리들, 동지애를 나눠요
이명건 군의 평촌고 후배인 2학년 최기훈 군. 최 군은 춤을 좋아하긴 했지만 댄스동아리에 들어갈 자신이 없어 1학년 때는 미술, 음악, 요리 등 다른 동아리를 기웃 거리다 2학년이 되어서야 친구 추천으로 학교 댄스동아리 제니스에 가입했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춤을 춘지 2달밖에 되지 않았다는 최 군. 하지만 그 열정은 누구 못지않다. 최 군은 “전에는 나에게 맞은 일이 무엇인지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매일 PC방에서 게임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며 “이제 춤을 춘지 2달밖에 안됐지만 지금처럼 행복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춤을 추고 난 후에는 게임을 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방과 후 시간이 나면 무조건 연습실로 달려온다는 최 군은 춤이 삶의 활력소라며 춤으로 진로를 정했다고 했다. 아직 부모님께 완전한 허락을 받지는 못했지만 전국대회 1등을 받아오면 허락해 주시겠다고 했다며 눈을 반짝였다.
단순히 운동할 생각으로 댄스동아리에 가입했다는 송준영(평촌고2) 군도 취미로 시작했다가 진로를 정하게 된 케이스다. 송 군은 “지금은 가만히 있을 때도 춤동작이 생각난다”며 “하고 싶은 일이 생겨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들은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서의 ‘춤’에 대해서도 확실한 인식을 하고 있는 듯했다. 이 군은 “취미로 춤을 추는 이들은 인기, 환호 때문에 춤을 출수도 있지만 진로를 ‘춤’으로 정한 우리에게 춤은 ‘먹고 사는 것’, ‘인생을 거는 것’이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같은 목표를 갖고 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만나서 인지 유대감도 남달라 보였다. 실제 이들은 학교 친구들보다 마음이 잘 맞고 의사소통도 잘된다며 연습을 하거나 안무를 짤 때 의견대립이 있을 때도 있지만 그 때 뿐이고 같이 땀을 흘린 다는 자체가 좋다고. 재미없던 학교생활이 춤을 통해 활력을 찾고 춤을 통해 만난 친구, 선배들을 통해 우정과 동지애를 느끼는 듯 했다.
언제 어느 때고 청소년 수련관 지하 연습실에 오면 춤을 출수 있고 동료를 만날 수 있어서 좋다는 댄스 동아리 B.E.A.T 멤버들. 동안청소년수련과 오효신 지도사는 “수련관에 오면 마음껏 춤을 추고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욱 좋아 한다”며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훨씬 건강하고 밝게 자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의 열정이 넘친 이야기를 듣고 있으려니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그 길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이 부럽게 느껴졌다.


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


잠깐! 동안청소년수련관 동아리
현재 동안 청소년 수련관에서 활동하는 동아리는 댄스동아리 23팀을 비롯해 사진, 밴드, 밸리, 사물놀이, 토론, 과학, 마술, 봉사, 노래, 연극 동아리 등 총 34팀으로 약 500여명의 청소년이 활동 중이다. 지난 4월13일에는 청소년 문화존 SPARK 개장 개막공연에는 댄스동아리 B.E.A.T를 비롯한 수련관 동아리들이 공연에 참여했으며 다양한 부대행사에 자원봉사로 도 참여했다. 문의: 031-8045-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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