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증상의 한방치료
얼굴 ‘화끈’ 가슴 ‘답답’ 나도 갱년기?
노화로 인한 신체 불균형 조절해 노후까지 건강하게
주부 심 모(50)씨는 최근 얼굴로 열이 달아오르고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식은땀이 흐르는 등의 증상을 경험했다.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면서 처음에는 ‘올 것이 왔구나’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여겼으나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기분변화 또한 심해져 이유 없이 우울해지거나 눈물이 나기도 했다. 갱년기에 누구나 겪는 증상이라 하지만 막상 자신에게 닥치고 나니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이처럼 갱년기 증상은 갱년기 여성의 85%에서 흔히 나타나며 대부분은 스스로 완화되지만 그 중 25% 정도는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안면홍조, 무기력감, 우울증 등의 증상
갱년기는 여성의 생식능력이 감소되고 사라지는 시기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흔히 나타난다. 폐경 전후로 난소기능이 저하되고 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러한 호르몬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신체적·심리적으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갱년기 증후군이다. 여성이 초경과 함께 사춘기를 겪었다면 폐경과 함께 갱년기가 찾아오는 것이다. 그래서 갱년기를 ‘중년의 사춘기’라고도 한다. 사춘기가 그렇듯 갱년기도 사람에 따라 가볍게 넘어가기도 하고 유난히 힘들게 지나가기도 한다.
체온한의원 이상원 원장은 “갱년기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체적 증상은 안면홍조 및 열감, 요실금, 성적 기능 장애, 피부건조 및 근육통, 골다공증 등이 있다. 특히 안면홍조의 경우 갱년기 여성의 50% 이상이 겪을 만큼 흔한 증상이다. 이와 더불어 심리적인 증상들도 나타나는데 초조함, 무기력감, 우울증, 수면장애 등 정신적 불안정으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특히 폐경이 되면 여성들은 여성성을 상실한 느낌이 들어 우울, 좌절감, 허무감 등의 감정을 가지게 된다. 또한 시시때때로 얼굴에 자주 열이 오르는 홍조증상이 나타나고, 누우면 심장박동 소리가 유난히 크게 느껴져 쉽게 수면에 들지 못한다. 사소한 일에도 가슴이 답답해지고, 평소 잘 나지 않던 땀이 나거나 초조한 증상 등이 반복된다. 심해지면 두통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다리와 허리에 통증이 생겨 오래 걷거나 서있지 못할 수도 있다.
한편 여성에게 있어 50대는 과도기적인 시기이기도 하다. 젊었을 때 온 힘을 쏟아 뒷바라지한 자녀들은 하나 둘씩 부모의 품을 떠나게 되고, 열심히 일한 직장에서는 퇴직을 함으로써 느끼는 공허감이 따른다. 때문에 과도기적인 입장에서 갑자기 찾아온 갱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남은 노후생활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여성들의 평균 수명을 80세로 본다면 인생의 3분의 1이상이 폐경기 이후의 삶이기에 이 시기에 적절한 치료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개인의 증상과 체질에 따라 치료 달라
갱년기 증상의 한방치료는 노화에 따른 인체기능감퇴를 최대한 늦추고 허약해진 부분을 보하는 치료가 주가 된다. 갱년기로 생기는 열감, 발한 등의 증상은 에너지가 넘쳐서 생기는 것이 아니고, 과로 후의 후유증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몸과 마음을 충분히 휴식하면서, 동시에 몸을 보하는 한약 처방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몸의 기혈 순환을 돕는 침 치료와 뜸 치료를 병행한다.
이 원장은 “한방에서는 갱년기 증상에 대해 열을 가장 중요시한다. 불필요한 열로 인해 인체의 상부에 안면홍조, 불면증 등이 나타나고 순환이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갱년기 증상의 한방치료는 노화로 인한 전신기능저하를 보충하고 신체의 불균형을 조절해준다는 점에서 부작용 없이 증상개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일단 갱년기 환자가 내원하면 진맥과 문진을 통하여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맞게 탕약으로 각각의 병증을 완화시키고, 침으로 기 흐름의 균형을 찾아 국소적인 통증과 문제점을 해결한다. 여기에 부황, 뜸, 마사지 등을 병행한다. 상하의 기 순환만 원활해도 불면증과 안면홍조 개선이 가능하다.
보다 건강한 노후를 위한 예방도 중요하다. 걷기, 조깅, 자전거, 수영 등 과격하지 않는 운동과 근력운동으로 뼈를 튼튼히 하고, 우유나 멸치 같은 잔뼈생선을 통해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두부, 콩 같은 단백질 식품이나 미역 같은 해조류는 호르몬 분비를 좋게 한다.
갱년기 증상은 호르몬의 변화가 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인체의 반응이다. 폐경이 되었다고 여성으로서의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폐경을 젊음의 상실이 아닌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으로 받아들이고 준비한다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Tip. 갱년기 증상 자가 진단표
1. 얼굴이 확확 달아오fms다.
2.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3. 땀을 많이 흘린다.
4. 머리가 자주 아프다.
5. 잠을 잘 못 이룬다.
6. 앞가슴에 불편감이나 통증을 경험했다.
7. 호흡을 길게 하지 못하고 짧은 숨을 몰아쉬게 된다.
8. 손발이 저리거나 쑤신다.
9. 쉽게 피로하고 전신에 힘이 없다.
10. 관절 마디에 통증이 있다.
11. 건망증이 심하다.
12. 괜히 불안하다.
13. 우울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
14. 여러사람 속에서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한다.
15.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16. 아래에 분비물이 없어졌다.
17. 성욕이 거의 없다.
18. 부부관계시 통증을 경험했다.
19. 웃거나 뛸 때 소변이 저절로 나온 적이 있다.
20. 피부나 모발이 건조하다.
해당되는 곳의 점수(0.없다 1.가끔 2.자주)를 더해 결과점수가 10~15면 경미한 폐경기 증상이고 16~30이면 중등도의 폐경기, 30이상이면 심한 폐경기 증상이라고 본다.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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