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게 살 수 있는 살기 좋은 곳이 명당이다. 도로와 물길, 산의 모양, 들판의 형세 등이 온화하고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면 왠지 모르게 정이 간다. 돌아다니다 보면 이렇게 평화로운 곳을 만나면 눌러 살고 싶어진다.
풍수지리에서도 산세와 물길, 들판 등의 위치와 모양을 따져 좋은 터인지를 가려낸다. 굳이 풍수지리 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경험치로 보았을 때 살기 전원주택지를 꼽으라면 안전한 곳을 우선으로 치고 싶다. 여름에 물로 인한 재해가 없어야 하고 겨울나기에 불편함이 없는 곳이 가장 좋은 전원주택지다. 경치만 본다면 계곡이나 강변이 최고일 수 있지만 태풍과 홍수로 인한 재해를 걱정해야 한다. 응달지고 추운 곳이라면 여름을 시원할지 몰라도 겨울나기는 힘들다. 연료비 부담도 많다. 전망만 생각해 언덕에 자리를 잡고 있다면, 겨울철 도로가 빙판이 되어 활동하기도 힘들고 사고 위험도 크다.
조선시대 베스트셀러인 택리지에는 북두칠성을 볼 수 없는 곳에 터를 잡으면 살기 힘들다고 했다. 밤에 북두칠성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산들이 주변을 가로막고 있는 좁은 터에서는 하루 종일 해를 보는 시간도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살기 좋은 터가 못되는 것이다.
의학적으로도 햇볕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는 많다. 아침햇살은 기를 북돋워 인간의 건강은 물론 식물이 자라는 데 필수적이다. 햇살이 잘 드는 따뜻한 터가 건강에도 좋고, 연료비도 아낄 수 있는 살기 좋은 곳이다.
그래서 택리지에서 좋은 집터의 첫째 조건으로 지리를 꼽았다. 지리적으로 안전하고 따뜻한 곳이 집터의 최우선 조건이다.
두 번째로 생리(生利)를 들었다. 아무리 좋은 지리라하더라도 먹고 살 것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곳, 일을 통해 이익을 낼 수 있고, 먹고 살기에 문제가 없는 터를 잡으라는 것이다. 셋째로 든 것은 인심이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 터를 잡고 살아야 편안하게 살 수 있다. 마을마다 인심이 다르다. 터를 잡기 전에 충분히 살펴볼 일이다. 넷째로 꼽은 것은 산수다. 가까운 곳에 산책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산수가 있는 땅이 좋다.
택리지에서 집터를 고를 때 주의 깊게 볼 것으로 든 네 가지 내용은, 지금 전원주택지를 고를 때도 필수 검토사항이다.
하지만 요즘 전원주택지를 고르는 사람들을 보면, 이 네 가지 중 산수에만 집착 하는 경향이 많다. 경치만 우선하다보니 결국 살기엔 불편한 땅, 재해에 취약하고 이웃이 없는 땅을 고르게 된다.
김경래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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