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매탄4동 산샘어린이공원은 때 아닌 인파들로 북적댔다. 아이어른 할 것 없이 벼룩시장부터 추억의 솜사탕, 택지개발 이전의 옛 산드래미 마을 사진전 등을 즐기며, 따사로운 오후 한때를 보냈다. 간간이 아이들이 놀러오거나 낮술 한잔 걸치러 오는 부랑인들이 전부였을 정도로 황량했던 이곳이 ‘산드래미 느티나무 아래서’ 다시 태어났다.
450년 느티나무의 문화공간으로의 변신, 잠자는 마을을 깨우다~
“70~80년대 택지개발이 이뤄지기 전까지만 해도 정말 여긴 시골이었죠. 산으로 에워싸여 있다고 해서 산드래미마을이라고 불렀으니까요. 비록 옛 모습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산드래미마을의 역사가 산드래미기적비와 산드래미보호수에 그대로 담겨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턱없이 부족한 문화공간, 침체된 골목상권 등 무색무취의 건조한 동네를 아름다운 어울림 공간으로 바꿔보고 싶었던 이병덕 동장에게 마을의 느티나무 세 그루(수령 450년/ 350년 이상)는 마치 도심 속 오아시스 같았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문화예술을 느티나무라는 모티브에 자연스레 접목, 음악, 미술, 전시 등 인문학 관련 테마로 소통과 화합의 하모니를 이루어가자 싶었다. ‘산드래미 느티나무 아래서’라는 마을만들기사업은 그렇게 만들어졌고, 지난 30일 ‘환경과 나, 힐링’이란 주제의 벼룩시장이 처음 열렸다. 마을 내 각 단체들의 적극적인 홍보 덕분에 느티나무와 공원의 존재를 전혀 모르던 동네주민들도 물어물어 이곳을 찾아왔다. 11월까지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월별 다른 테마의 벼룩시장을 열 계획이라는 이병덕 동장은 “분기별로는 성악, 판소리, 국악 등 지역 내 재능기부자와 연계한 산드래미 작은 음악회도 열고, 미술작품이나 사진전 등의 전시는 여건만 되면 수시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 밖의 문화 사업으로는 느티나무 작은 도서관, 찾아가는 인문학 강좌 등을 준비 중”이라고 들려줬다.
희망을 품은 둥지 산드래미를 위한 동장과 주민의 발걸음
웅장한 느티나무 아래, 산드래미 느티나무 노인정을 중심으로 잊혀진 450년의 뿌리를 재조명하고 전통문화의식을 되살리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노인정에서는 지난 2월부터 산드래미 서당을 개강,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성, 예절, 한문 등을 가르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도 굉장한 자부심이 생겼죠. 산드래미 향토회를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해오던 산드래미 동제도 이젠 하나의 마을문화로 받아들여지게 되고,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이런저런 사업이 펼쳐지니까 많이들 반겨하시는 분위기에요.” ‘산드래미 느티나무 아래서’사업을 공유하고 소통 및 의견수렴을 위해서 주민들만의 산드래미마을 홈페이지도 곧 개설된다. 주민들 간 활발한 커뮤니티로 끈끈한 공동체의식이 생기고, 좀 더 발전적인 산드래미마을이 만들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 동장은 오늘도 느티나무가 있는 공원을 몇 차례나 다녀왔다며 상기된 표정으로 말한다. 그곳에 가는 것 자체가 저절로 ‘쉼’이 된다면서.
주민센터 입구의 ‘희망을 품은 둥지 산드래미(근당 양택동作)’현판이 산드래미마을에 갖는 이 동장과 주민들의 의지와 소망이 어느 정도인지 잘 말해주고 있었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