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가 달라졌어요-용인서천초등학교

지역내일 2013-04-15 (수정 2013-04-15 오후 3:13:19)

학교와 수업, 확~ 달라졌어요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각급 학교에서 진행된 5대(수업ㆍ교실ㆍ학교ㆍ행정ㆍ제도) 혁신과제 실천 우수사례를 선정했다. 올해 초 지역교육지원청과 초ㆍ중ㆍ고교의 우수사례 147편을 엮어 ‘누구나 할 수 있는 혁신이야기’란 책자를 펴낸 것. 이에 성남분당용인수지내일신문은 책자에 소개된 우수사례를 중심으로 학교 현장의 고민과 노력, 혁신성과 등을 소개한다. 

우리 학교가 달라졌어요 - ① 용인서천초등학교
꿈ㆍ생명ㆍ나눔이 함께하는 교육 공동체






용인과 수원의 경계를 이루는 서천동. 그 끝자락에 위치한 아담한 초등학교. 수업은 일찌감치 끝났지만 방과 후 오케스트라 활동에 참여하는 아이부터, 수다 삼매경에 빠져 쉴 새 없이 재잘거리는 아이들까지. 서천초등학교의 방과 후는 여느 학교와 다르게 떠들썩하고 활기차다.

전교생 500여 명인 용인서천초등학교(학교장 이남철)는 몇 해 전만 해도 이웃 도시인 수원으로 전학 가는 학생들로 고민이 많았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로드맵을 그리는 시기인 초등 고학년이 되면 우수한 학교가 있는 인근 도시로 전학을 가려는 움직임이 많았던 것.
하지만 최근엔 사정이 달라졌다. 서천초교 교실 곳곳에서 작은 변화들이 시작됐고 변화의 흐름은 매해 신입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그 시작은 꿈ㆍ생명ㆍ나눔을 함께 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꿈이 있는 학교
서천초교는 아이들의 ‘꿈’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독서교육을 접목했다. 우선 매일 아침 20분씩 학년별로 정한 책을 읽는 독서시간을 마련했다. 20분의 힘은 놀라웠다.
지난해 코엑스에서 진행된 ‘전국도서관대회’에서 국무총리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안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다양한 독서를 하면서 생각이 자라고 의젓해졌으며 말이 고와지기 시작했다.
“4학년부터는 매일 그룹을 짜서 교장선생님과 ‘꿈 케어’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교장선생님과 아이들이 책을 매개로 꿈에 다가서는 방법을 허심탄회하게 나눴던 시간입니다. 자연스럽게 사제 간 거리도 좁히고 꿈에는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동기부여를 마련한 거였죠.”
지난해의 성과를 모아 올해 서천초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받는데 중심 역할을 했던 혁신부장 김진숙 교사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도서관의 도서자료를 교과자료로 적극 활용한 ‘도서관 활용교육’이나 매주 목요일마다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각 교실로 들어가 그림책을 읽어주는 ‘리딩맘’ 활동, ‘책과 함께 떠나는 역사 기행’ 등 독서교육은 다채롭고 활기차게 이뤄졌다.
“한번은 학생과 대화를 하는데 ‘명심보감’의 글귀를 인용하더라고요. 아이들이 고전을 읽으면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더라고요.”
학교의 독서교육 성과를 가정의 밥상머리에서 확인했던 경우도 많았단다.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나면서 의젓하게 변화된 생각들을 밥상에서 표현하는 아이들. 키가 크는 만큼 마음의 성장도 확인하게 되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학부모들이 많아졌다는 교무부장 김경숙 교사의 소회다.








생명과 나눔으로 풍부하게 채워지는 학교
학교폭력이나 무분별한 게임중독 등 아이들의 마음이 갈수록 황폐화 되는 요즈음. 서천초교가 주력한 또 하나의 특별교육은 자연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생태·평화교육이었다.
전문 강사를 초빙해 월 1회씩 다양한 생태수업을 받았고, 반별로 텃밭 가꾸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존귀함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상담교사와 함께 하는 인권존중교육과 또래상담활동 등으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폭력이 아닌 평화의 소중함도 배울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환경탐사, 벽화그리기, 연극 등 재능 기부형 동아리를 스스로 만들고 활동하면서 아이들은 나눔 전파에도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엔 점심시간을 활용해 악기부 동아리의 ‘작은 음악회’가 열렸어요. 아이들과 교사들이 모두 나와 관람하면서 서툴지만 멋진 공연 나눔에 감동했었죠. 올해는 지난해의 감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식 오케스트라를 꾸렸고, 경희대 학생들과 ‘우리마을 벽화그리기’를 진행하게 됐어요. 하나씩 작은 열매가 맺히게 된 것이 성과라면 성과죠.(웃음)” 
학교의 이런 변화는 학부모, 학생 98%가 만족한다는 결과로 되돌아왔다.
자칫 다양한 수업 외 활동으로 학력 저하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기초학력강화에도 힘썼던 서천초교는 방학이면 수학캠프를 진행하고 1주일에 한 번씩 ‘수학오름길’ 이라는 특별 보충수업도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국어와 수학만큼은 철저한 담임책임제로 아이들의 기초학력을 강화한 결과, 서술·논술형으로 진행되는 기말평가에서도 아이들의 수준은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학교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방과 후 프로그램이 이처럼 봇물을 이루긴 힘들 거예요. 아이들이 교실과 교실 밖 프로그램을 하면서 날마다 조금씩 자라고 있음을 어머니들도 확인하고 믿어주시는 거죠.”
올해 1학년 신입생이 유달리 많았다는 서천초교의 작은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인지도 모른다. 그 변화의 중심엔 아이들을 믿어주는 교사와 학교, 그리고 지역공동체의 합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천초교의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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