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말씀 드렸던 ‘패러다임’은 상당히 다양한 의미로 활용됩니다.
영국의 컴퓨터 언어학자이자 철학자인 Margaret Masterman은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의 서로 다른 의미를 21가지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 수학에서 중요하게 적용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문제해결의 예, 또는 표준 모델’로서의 패러다임입니다.
학생들은 수학을 배울 때, 언제나 기초 예제들을 먼저 풀어보면서 문제풀이 방식을 익힙니다. 선생님들이 먼저 칠판에 기본 풀이 과정들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에게 비슷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내기를 원합니다.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겁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이러한 풀이방법을 이른바 유제들에 적용하면서 문제해결력을 키워 나갑니다. 어떤 문제집들은 같은 유형을 묶어 놓고서 한 문제를 풀고 그 다음문제에 적용하여 그러한 유형을 모두 해결해 나가는 연습을 시키기도 합니다. 물론 실제 수학적 사고와는 거리가 먼 암기식이라 좋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만 중학교 내신에는 효과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문제 해결의 모델’은 바뀌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 상당히 의미가 있습니다.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모델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같은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하나의 사실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류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식도 이런 다양한 접근을 통해 가능했습니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할 때는 전체적인 구조는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접근 방법은 항상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합니다. 방정식문제를 함수문제로 해결하듯 통계문제를 집합으로, 도형의 문제를 복소수로 해결할 수 있다면 훌륭할 것입니다. 실제로 푸앙카레의 난제 중 하나는 물리학의 지식을 이용해서 러시아의 수학자가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수학에서 증명(어떤 조건으로 이루어진 명제가 참 또는 거짓임을 보이는 것)이란 이러한 패러다임의 가장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입니다. 명제의 증명 방식은 참을 가정하느냐 거짓임을 가정하느냐에 따라 몇 가지 방법들이 이미 정해져 있고, 그것들은 ‘수학적 사고’의 가장 핵심입니다.
정의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정리나 법칙들이 논리적으로 모순이 없다는 것을 신뢰해야만 우리는 그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다른 이의 결과를 다시금 증명해내는 수고는 할 필요가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우리는 증명의 과정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미르아카데미학원 조형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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