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으로 떠나는 문화여행②

도서관의 ‘주인’은 바로 ‘나’ 광진정보도서관

지역내일 2013-03-12 (수정 2013-03-12 오후 4:03:39)

한강변에 위치한 광진정보도서관 도서관동 입구에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12년도 전국도서관평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것이다. 2011전국도서관평가상에서도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후 연속 2회로 수상한 광진정보도서관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진화하는 도서관
광진정보도서관은 크게 문화동과 도서관동 두 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오지은 관장을 만나러 간 곳은 도서관동 4층에 위치한 사무실 한켠에 마련된 공간. 으리으리하지는 않더라도 대부분 따로 널찍하게 마련된 도서관장실을 생각하던 필자의 예상은 빗나갔다. 사무실은 소박하고 검소해보였다. 오 관장에게 들어본 수상 소감도 남달랐다.
“2년 연속 수상을 못 하기 때문에 특별상이지 사실 대통령상을 두 번 받은 것과 다름없어요. 2년 연속 1등 한 것이지요.(웃음) 저희는 도서관을 직원이 운영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주민과 같이 운영하는 것이죠. 저희 도서관에는 3500여 분의 도서관친구들이 있어요.   도서관을 이용하는 주민들로 구성된 도서관친구들은 도서관 예산 받는 일부터 도서관의 모든 일에 참여하세요. 도서관 10주년 기념식 때는 주민들이 손수 무대도 꾸미고 떡도 돌리면서 마을 잔치가 열리기도 했어요." 이뿐만이 아니라 광진정보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문화 프로그램 강좌는 주민들의 재능기부나눔으로 이루어진다. 재능기부나눔은 정보격차를 줄이는 도서관의 역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교육으로 인한 교육 격차를 줄여보자는 교육 품앗이로 시작되었다. 지금은 도서관에서 제공되는 모든 교육? 문화 프로그램이 주민들의 자발적인 재능기부로 무료로 이루어 질만큼 활성화 되었다. 


살아서 움직이는 도서관
재능기부나눔은 도서관에서의 활동에 그치지 않고 필요한 곳에 필요한 도움을 주는 영역으로까지 확장 되었다. 일례로 이미 광진정보도서관에서는 4,5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었던 이야기 할머니, 할아버지 활동이 있고 작년에 높은 호응을 얻었던 어르신들의 ‘시니어 자서전 쓰기’프로그램이 있다. 오 관장은 도서관에 오는 어르신들의 일제감정기부터 전쟁과 산업화까지 근?현대사를 몸소 겪어온 그 분들의 파란만장한 삶이 그대로 묻히는게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래서 기획한 것이 1년 동안 강의를 듣고 손수 그분들이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으로이었다. 워드를 못 치는 분들은 직원들의 도움을 받고 편집은 관내의 출판사에서 재능기부를 받아 책이 나오던 날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다 같이 함께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올해는 또 ‘도시농업학교’를 계획 중이다. 버려졌던 도서관 옥상 100평의 공간에 화단을 만들어 주민들이 같이 농사 짓고 땀 흘리면서 이웃주민간의 교류를 해보자는 의도이다. 강의도 도서관에서 받고 실습도 도서관 옥상에서 이루어지고 필요한 책이 구비되어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장소가 없다고.
광진정보도서관에서는 외국서적을 많이 구입한다. 특히 우리나라 작품이 외국어로 번역되어 있는 경우는 가급적이면 반드시 구비해 놓는다. 국내최초로 공공도서관에 어린이영어책을 구비하기 시작하기도 했다. 또 신간도서가 빨리 들어온다. 이는 계약방법을 단가를 높여서라도 적시에 주민들에게 책을 공급 하는 것이 싸게 구입하는 것보다 도움을 주고 만족감이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책을 구비해놨으니 읽어보라고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읽어야 할 책은 사람들의 손길이 쉽게 닿을 수 있게끔 앞으로 비치해 놓는다. 매달 추천도서를 정해 사서들의 서평도 빼놓지 않고 전한다. 이런 노력들로 도서관에는 생애주기별 독서회가 운영되고 있는데 임산부부터 시작해서 유아, 초등, 청소년, 일반, 직장인, 병영, 실버까지 다양한 계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어린이독서회는 새벽부터 주민들이 나와서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살기 좋은 마을, 소외되는 사람 없는 광진구 
“저의 최종 목표이자 목적은 지역주민들이 도서관을 거점으로 나누면서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거예요.”오지은 관장은 도서관의 역할을 지역사회 커뮤니티의 중심센터로 확장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 실천으로 관장의 역할은 이장처럼 동네 구석구석을 살피는 것이라며
이미 지역아동센터와 관내의 미혼모나 노숙자가 버린 아이들의 그룹홈인 ‘사비오그룹홈’ 에 책을 읽어주러 나가고 주말마다 도서관으로 아이들을 데려 오고 있다고 한다. 사회의 가장 낮고 소외된 곳까지 도서관으로 이끄는 역할을 기꺼이 도맡은 것이다. 광진정보도서관에 대해 얘기를 듣고 알게 되면 될수록 도서관 가까이 살고 있는 광진구민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오현희 oioi3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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