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ㆍ식도락 여행기

전통미와 별미, 특별한 美를 만나다!

지역내일 2013-03-11 (수정 2013-03-11 오전 10:38:17)

전주에 가면 두 가지 ‘美’를 만날 수 있다. 한옥마을의 고즈넉한 전통미와 미식가들을 설레게 하는 전주의 별미다. 봄기운을 만끽하며 느린 걸음으로 돌아본 전주는 이 두 가지 외에도 소소한 아름다움이 가득한 곳이었다.
글 피옥희 리포터 piokhee@empas.com 


오목대와 이목대로 느리게 출발
한옥마을에 입성하면 제일 먼저 태조로에 있는 한옥마을관광안내소에 들러 지도를 받아들고 ‘오목대(조선 태조 이성계가 남원 황산에서 왜적을 무찌른 뒤 선조가 살았던 이곳에 들러 종친들을 모아 잔치를 연 곳)’가 있는 언덕에 올라가봐야 한다. 안내소 맞은 편 ‘전주공예품전시관’ 옆 뒷길 산책로를 이용해 계단을 오르면 700여 채의 고즈넉한 한옥군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첫 추억이 된다. 
오목대에서 ‘이목대(조선 태조 이성계의 4대조인 목조 이안사가 살던 곳)’로 넘어가는 다리에 이르면 길 건너 담장벽화가 인상적인 ‘자만마을’이 보인다. 낡고 오래된 담장을 따뜻한 색감으로 덧칠해 주택 40여 채의 담장이 한 편의 그림동화를 연상케 한다. 이곳을 거닐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멈춘 듯 느림의 미학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을 다 돌아봤다면 잠시 출출해진 배를 채울 길거리 별미를 찾아보자. 한옥마을 초입부로 되돌아가 풍남문 방면으로 계속 직진하다 전주성심여중고 방면으로 좌회전 하면 이곳의 명물 ‘길거리야’ 바게트 햄버거를 맛볼 수 있다. 바삭하고 고소한 한옥마을의 이색 별미다. 


마을 전체가 한 폭의 그림
주전부리를 했다면 한지길로 향해보자. 계속 걷다보면 한지공예 등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 ‘세연갤러리’와 막걸리·청주의 제조과정 및 시음을 할 수 있는 ‘전주전통술박물관’이 나온다. 모주는 막걸리에 한약재를 넣어 달인 전통주. 수정과와 한약 향이 어우러져 독특하다.
최명희길로 들어서면 조선왕조의 마지막 황손인 이석 씨가 머무는 ‘승광재’가 나온다. 역사의 잔흔이 그대로 남아 숙연하기까지 하다. ‘최명희 문학관’에 가면『혼불』최명희 작가의 육필원고와 유품, 아기자기한 소품 등 문학적 정서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바로 옆에는 ‘부채문화관’이 있다. 우리 고유의 부채와 시간이 멈춰버린 느린 우체통, 그리고 담벼락에 매달린 소망갤러리까지 훈훈한 기운이 가득하다.
이쯤 되면 슬슬 뱃속 시계가 요동친다. 전주에 왔으니 비빔밥은 필수코스. 한옥마을 안에는 태조로 끝자락에 위치한 한국관, 전동성당길 초입부에 위치한 풍남정과 종로회관 등 비빔밥 명가가 많다. 그 중 한국관의 육회비빔밥을 선택했다. 녹두로 만든 묵에 노란 치자나무 열매로 물을 들인 황포묵이 들어가 있어 전주의 색다른 풍미가 느껴진다.


골목골목 아기자기한 매력
한옥마을 골목골목을 걷다보면 아기자기한 길거리 조형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느리게 걷는 여행자들에겐 최고의 선물이다. 은행로를 따라 계속 걸으면 ‘600년 은행나무(고려 우왕9년에 월당 최담 선생님 벼슬을 버리고 낙향해 식재한 나무)’를 만날 수 있다. 그 위용도 어마어마하지만 2005년부터 나무밑동에 새끼나무가 자라 길조로 여겨지는 나무다. 이곳에서 호흡을 5번 하면 나무의 정기를 받게 된다 하여 한옥마을의 명소가 됐다. 은행로의 또 다른 명소는  ‘전주한방문화센터’다. 한방의 역사는 물론, 사상체질 진단, 한방차 맛보기, 체질별 약족탕 체험 등이 가능하다. 걷기여행으로 지쳤다면 원기 회복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태조로 끝에는 웅장한 ‘전동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영화 <약속>에서 박신양과 전도연이 결혼식을 올렸던 장소로 유명해졌지만, 1791년 한국 교회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 권상연의 순교비가 세워져 있는 곳이다. 숭고한 마음으로 이곳을 둘러봤다면 마주하고 있는 ‘경기전(조선 태조 이성계의 영정을 봉인한 곳)’에 들러 조선의 역사를 되새겨보자. 인근 조경과 대나무숲길은 느림의 미학을 음미할 수 있는 걷기 좋은 산책로다.
 
남부시장의 소박한 시골정취
전동성당과 경기전을 지나 우회전해 팔달로를 따라 직진하면 ‘풍년제과’가 나온다. 전주 길거리 별미 중 하나인 수제초코파이는 촉촉한 쿠키와 딸기잼, 크림이 어우러져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한 입 베어 물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풍남문’과 ‘남부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풍남문은 야경이 아름답고 남부시장은 시골정취가 물씬 풍긴다. 특히 남부시장은 맛과 멋이 공존하는 곳이다. 콩나물국밥과 피순대가 유명하지만, 그 중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현대옥’은 콩나물국밥의 원조로 명성이 자자하다. 새벽 6시부터 낮 2시까지만 열기 때문에 서둘러야 칼칼한 국밥을 맛볼 수 있다. ‘청년몰’은 멋스럽다. KBS ‘다큐3일’로 이름을 알린 이곳은 ‘남부시장 레알 뉴타운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청년사업가들이 입주해있다. 아직은 빈 점포가 많지만 아기자기한 소품가게 등 젊은 감각을 만날 수 있다.
전주 느리게 걷기여행을 마치고, 한옥마을 맛집 ‘베테랑’에 들러 들깨가루가 듬뿍 들어간 칼국수를 맛봤다. 고소하고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두둑이 배를 채운 뒤 전주역에 도착하니, 여행자들의 메모가 눈에 들어왔다. 전주에서의 ‘느린 행복감’은 수많은 여행자들에게 오랜 여운으로 남았으리라. 그 마음을 담아 메모지 한 귀퉁이에 몇 자 적고 돌아왔다.  


Tip.
한옥마을관광안내소 063-281-2333 세연갤러리 063-287-5208 전주전통술박물관 063-287-6305 전주한방문화센터 063-232-2500 부채문화관 063-231-1774 최명희문학관 063-284-0570 풍년제과(경원본점) 063-285-6666 한국관(한옥마을점) 063-232-0074 현대옥(남부시장 내) 063-228-7214 베테랑 063-285-9898 길거리야(한옥마을점) 063-286-5533 풍남정(한옥마을점) 063-286-5533 종로회관(한옥마을점) 063-288-4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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