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탐방길-임실 세심자연휴양림과 원통산
햇살 좋고 바람 부는 날, 세심자연휴양림으로 봄마중을 떠나다!
휴양림 뒤 원통산 산행 재미 쏠쏠...개울가엔 버들강아지 벌써 피어
봄이 오는 걸 시샘이라도 하듯 매서운 추위가 찾아온 날, 봄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 절실 해 봄마중을 떠나본다. 지난여름 아이들과 함께 물장구를 치며 하룻밤을 묵었던 곳 임실의 세심자연휴양림이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휴양림을 찾은 인적은 드물지만 이날 리포터는 새로운 각오로 휴양림을 찾았다. 바로 겨우내 묵혀두어 바닥난 체력을 휴양림 뒤 원통산을 오르며 그 기를 충전시키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길고도 지루한 이 겨울도 이젠 “바이바이!” 하고 싶다.
* 세심자연휴양림내 죽계저수지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세심자연휴양림
전주역에서 한 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돼 몸도 마음도 깨끗해진다는 세심자연휴양림(임실군 삼계면 죽계리 산 23번지/ 063-644-4611)이다.
세심자연휴양림은 원통산(해발 604m)과 지초봉 사이 계곡에 위치하고 있는 작고 아담한 휴양림이다. 원통산과 지초봉 줄기에는 산세가 좋아 전국 면단위 중에서 박사가 제일 많이 나왔다는 삼계면 박사마을이 위치해 있기도 하다.
리기다소나무와 침·활엽수의 조화로 숲이 좋다고 알려진 이곳은 겨울이라 초록 잎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어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다. 단지 여름철 피서객들에게 시달렸을 계곡만이 늦겨울에 더 맑고 힘차게 흐르고 있어 손님을 맞지 못하는 숲속의 집과 휴양관(좀 더 나은 운영을 위해 세심자연휴양림은 지난 가을이후부터 현재 폐장 중. 올 여름 7월부터 재개장 예정)을 더 쓸쓸하게 한다. 또 야외광장, 체력단련시설 등 다양한 편익시설을 갖추고 있는 휴양림은 상류에 농촌용수 확보를 위한 죽계댐이 있어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주차장에서 죽계저수지까지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은 쏟아 붇는 듯한 물소리가 메아리로 돌아와 귀를 울린다. 조금은 이른 봄바람을 맞으며 수변가를 걷는 마음이 상쾌하다.
* 세심자연휴양림 입구
휴양림을 두 팔 벌려 감싸안은 원통산...능선타는 재미 좋아
임실군 덕치면과 삼계면의 경계를 이루는 원통산(604m)은 그동안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가 최근 맥락을 같이하는 지초봉(571m)과의 줄기에 자연휴양림이 들어서면서 등산객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는 산이다. 북서쪽으로 회문산과 마주하고 있는 이 산은 금남호남정맥이 성수산(1,059m)으로 북진하기 시작하는 팔공산(1,157m)에서 남서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 끝머리에 자리하고 있다.
원통산의 유래는 김해 양씨가 멀리에서 산세가 좋다는 말을 듣고, 이곳까지 와서 조상들을 모실 명당자리를 찾았으나 헛수고를 하고, 순창군 동계면 현포리에서 명당자리를 자리잡았다고 한다. 그 뒤부터 먼곳에서 명당자리를 찾아 왔다가 헛걸음하고 마음을 아파하며 돌아갔다 해서 멀원(遠), 아파할통(痛)을 써서 원통산으로 불렸다고 한다.
오늘의 산행 코스는 세심자연휴양림-숲속의 집 2단지-지초봉 갈림길-원통산-헬기장-학정마을-세심자연휴양림으로 돌아오는 10킬로미터가 넘는 길로 4시간 정도 소요된다.
2단지에서 시작된 20분여의 산행 첫머리는 경사진 길이라 리포터의 진을 뺀다. 숨이 목까지 차오른 뒤 봉우리에 도달한 이후 능선을 따라 걷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원통산 정상에 오르자 조망은 좋고 바람도 시원해 가슴이 탁 트인다. 하지만 학정마을로 내려오는 길은 예상외로 난관이다. 지난해 태풍 때 쓰러진 나무들을 정리하지 않아 피해가기에 바쁘다. 그래서인지 찾는 사람이 드물어 길이 희미하다.
* 개울가에 핀 버들강아지가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한다
봄은 벌써 우리 곁에...강아지 꼬리 닮은 버들강아지 벌써 피어
아직은 산비탈 응달진 곳에 쌓인 눈들이 간간이 보이지만 바람도 햇살도 봄이 가까이 왔음을 알려준다. 겨우내 입었던 무거웠던 외투도 벗어던지고 춘복을 입고 산을 올랐음에도 바람이 매섭지가 않다. 아직은 찬기운이 있다지만 양지바른 곳은 따스한 봄기운이 역력하다.
모처럼 맑은 공기마시며 산행을 한 덕분에 폐청소는 깨끗이 한 느낌이나 10킬로미터가 넘는 산행길이 쉽지만은 않았는지 다리가 불편하다.
학정마을에서 세심자연휴양림까지 걷는 길은 구불구불 둘레길과 같은 논길 밭길이다. 오는 길에 ‘명당이라 남이 점찍은 곳에 집을 짓고 살던 부부가 집을 떠난 아들을 보고 싶은 나머지 날짜 계산을 잘못해 결국 두 아들을 잃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에 자리잡은 정자와 그 아래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정겹다.
산길과 달리 평지는 흙길이 아니라 발의 피로를 더 하게 한다. 하지만 그런 불만도 잠시 함께하던 일행들의 함성 소리가 들린다.
“어머나! 벌써 버들강아지가 피었네. 봄이 오긴 오는구나! 아니 벌써 우리 곁에 이렇게 와 있는 걸 몰랐구나!”하는 격양된 목소리다.
벌써 며칠째 간절히 그 봄이란 녀석을 기다렸는데 아무도 모르게 어느새 봄은 저만치 와 있었구나!
나이가 한살두살 늘면서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이 야속하기도 하지만 계절의 변화에 더없이 민감한 아줌마다. 봄이 오면 여름이 오고 또 가을이 오고 겨울을 지나 한 살 더 먹는 것은 인지상정. 햇살이 눈부시고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날, 분홍 꽃신을 신고 뛰어보고 싶은 마음에 더더욱 기다려지는 봄. 여심을 흔드는 봄바람이여 솔솔 불어라!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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