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무대를 즐기는 아이들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 있게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행복한 아이. 내 아이가 이렇게 자라기를 모든 부모님들이 소망할 것이다. 행복한 아이들이 자라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 이것은 모든 인류의 소망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행복을 찾기 위해 갖춰야할 많은 것을 배우느라 진정한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대학입시와는 거리가 먼 유치원생들마저 스펙 쌓기, 입시준비에 매달리며 힘겨운 세상살이를 시작한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아이들의 무거운 어깨의 짐을 가벼운 것으로 대체해 주고, 어려운 것을 즐거운 것으로 바꾸어 주는 일이 가능하다. 바로 뮤지컬 교육이다. 단순히 노래와 춤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내재된 교육적 효과들을 함께 얻게 된다. 스토리 속의 좋은 가치관을 내면화하고, 자기만 내세우는 것이 아닌 단원들과 호흡을 맞추고, 무대매너를 통해 자신감 있는 표현력을 기를 수 있다. 동시에 학업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노래와 춤으로 땀 흘리며 해소할 수도 있다. 일 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공연 두 편을 보며 행복한 교육의 현장을 느껴보았다.
이지윤 리포터 jyl201112@naver.com
극단 ‘날으는 자동차’의 지구를 지켜라 시즌 6
2월 16일(토) 성남시청 온누리 홀에서는 왁자지껄 환경축제 공연의 막이 올랐다. 환경시범학교로 선정되면서 환경축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갈등과 문제해결이 큰 줄거리 이지만 이 안에는 왕따, 성적만능주의, 이기주의, 개인주의, 무관심 등 학교의 문제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었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계몽적이지 않으면서 와 닿을 수 있는 사실적인 표현들이라 관람하는 아이들이 몰입하며 감상할만한 좋은 공연이었다. 우승주 단장은 그 이유를 대사를 공연하는 아이들이 함께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희가 작품을 만드는 공정은 타 극단과는 좀 다릅니다. 3월이 되면 어린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소재를 선정합니다. 아이들의 다양한 요청은 작품을 만드는데 아주 많은 도움이 됩니다. 종이를 소재로 하자, 쓰나미를 다뤄보자, 모험을 다뤄보자 등등. 이런 의견은 작가에게 전달되고, 작가는 감독들과의 만남을 통해 대본이 만들어 집니다. 그렇게 되면 그 내용을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고 아이들의 의견을 다시 반영합니다.”대본작업에 참여하면서 문학적 소양과 어휘력이 늘어나는 것은 보너스.
연극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관객에게 무엇인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앴다고 한다. 예전 작품에는 전달하고 싶은 게 참 많아서 그 안에 이것저것 넣어서 종합선물 세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관객들은 가리키려 하지마라, 그냥 우리가 느끼게 해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그래선지 아이들의 대사는 좋은 내용을 말하기 보다는 우리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알게 하는데 더 가깝다. 그래서 더 황당하고 더 재미있는 대화들이 오간다.
“축제를 준비하느니 시험을 볼래요.”“환경축제에 참여하면 대학갈 때 스펙이 된대.” “너 말더듬이었어? 말을 안 하니 몰랐지. 왜 한 번도 대화하지 않았을까?”
아이들은 저마다의 욕심에 맞추어 축제를 준비하지만 의견이 맞지 않는다. 하지만 갈등도 관심이고, 결국 서로를 알게 되고, 이해하고, 인정하고, 화합하는 계기가 된다. 대본의 내용처럼 연기하는 단원들의 마음도 함께 성장하는 한해가 되었다. 공연 수준은 전문 아역배우들 같아 보이는 1년 만에 만들어질 실력이 아니었다. 매주 토요일 하루 4시간이라는 연습시간도 부족한 실정. 사실 12월까지도 공연을 올릴 수 있을까 의심한다고. 30명중에서 기존단원과 신입단원이 반반 섞여 만들어지는 공연인데다 오디오가 선 녹음된 더빙이라 그런지 무대 완성도가 느껴졌다. 무대 울렁증이 있는 아이들도 녹음 덕분에 연기를 훌륭히 마칠 수 있었다.
우 단장은 뮤지컬 교육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어느 분야에서든 세계 수준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0,000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늘의 공연은 모두 아이들과 학부모님들, 감독님들의 열정과 춤ㆍ노래ㆍ연기로 그냥 즐거운 시간을, 신나는 시간을 보낸 결과입니다. 주니어 반으로 진급하면 전문가가 되기 위한 과정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전공이 아니라도 학업으로 스트레스 받는 아이들에게 극단 같은 신나는 하루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미초등학교 2학년 김가은 양의 어머니 강수희 씨는 뮤지컬을 시켜보길 잘 한 것 같다고 말한다. “공연에 임박해서는 횟수와 시간을 늘려 힘들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아이가 재미있다고만 하네요. 처음엔 배역이 작은 것에 많이 아쉬워했는데 나중에는 공연 자체를 즐기는 것 같더라고요.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서 연습하다보니 사회성도 길러지고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도 배우고 좋은 것 같아요.”
tip. 극단 날으는자동차는 환경부산하 비영리민간단체, 서울시 사회적기업으로 어린이, 주부, 주니어, 시니어 극단을 갖고 있다. 주 1회 토요일 4시간 수업. 3월부터 7기 시작.(문의 010-9976-1969 분당동 90-5번지 2층)
헬레나즈 영어뮤지컬 6기 정기공연
지난주 화,수,목 3일간 잡월드 나래울 극장에서 헬레나즈의 영어뮤지컬 공연이 열렸다. 라이온 킹과 사운드 오브 뮤직, 애니, 맘마미아 등 유명한 뮤지컬들을 아이들의 수준에 맞도록 각색하였다. 영어수준은 대본을 외우기 때문에 크게 상관은 없지만 7세부터 중학생까지 또래에 맞게 팀을 짜고 알맞은 배역을 정하였다. 정현아 원장이 뮤지컬 배우였기에 체계적인 연기와 노래지도 역시 확실하다. 안정된 발성과 음정은 타고난 재능인지 연습의 결과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무대에서 라이브로 호흡을 맞추는 모습은 다소 실수가 있어도 노력이 아름다워 보인다.
정 원장은 “아이들이 모여 영어와 종합예술을 연습하며 실제 뮤지컬을 준비하고 공연하면서 아이들 한명 한명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주고 스스로 자신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아이들을 능동적 주체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뮤지컬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은 주체가 되는 방법을 스스로 알게 됩니다.”
헬레나즈의 남택근 감독은 영어뮤지컬의 전인교육 효과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유아기와 아동기, 청소년기는 성인이 되기 전 사회성을 배우고 자아를 형성하는 귀중한 시간이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들은 교과공부 위주의 교육환경에서 올바른 자아와 사회성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영어뮤지컬을 통해 학업스트레스를 발산하고, 큰 공연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습니다. 1년에 걸친 이 모든 활동에 영어를 녹여냄으로써 자연스럽게 영어능력이 길러집니다.”
영어는 생활하며 문장을 외우는 것만큼 좋은 공부가 없다. 하지만 노트에 10번씩 문장을 써내려 간다고 잘 외어질리 없다. 오히려 영어에 대한 흥미만 떨어질 뿐이다. 이럴 때 영어동요나 애니메이션등을 활용해 아이들의 관심을 잡아보기도 하지만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문장을 소화했을까 궁금해진다. 영어 뮤지컬극단을 찾는 이유는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해, 발표력 향상을 위해, 자신감을 갖게 하기 위해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국은 영어에 비중이 있는 것이 사실. 영어뮤지컬은 극 중 상황 속에서 대사를 외우므로 활용 가능한 정확한 문장을 암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운동과 같다. 연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유치원과 초등학생의 영어교육은 재미를 바탕으로 몸으로 흡수하는 것.
7세 홍승재 군의 어머니 최보인 씨는 “발표력 향상과 무대경험 때문에 시키게 되었는데 아이가 재미있어 하네요. 역할을 돌아가며 하기 때문에 심바, 무파사, 기린 역할을 모두 외워야 해요. 그래서 여러 동물 의상을 입히고 보니 정말 귀여워요.”다시 돌아오지 않을 어린 시절 해보지 않으면 평생 못하거나 커서는 살짝 이상한 어른처럼 보일 수 있는 귀여운 의상들을 입혀보는 것도 잔재미.
아이는 내가 아닌 다른 인물을 연기하면서 남을 이해하는 감성이 개발된다. 무대 위에서 과장된 행동과 대사는 자신감 있어 보인다. 정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감정을 찾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화해갑니다. 또한 외동아이들이 많은 요즘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루고 협동하는 경험은 사회성 발달에도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tip.주 1회 2시간 수업. 3월부터 7기 시작. 7세는 라이언 킹, 초중등은 원하는 대본을 선택해 클래스를 정한다. 강사양성과정은 4~5월 모집예정.(문의 010-7788-1219 정자동 파크뷰타워 707호 헬레나즈 본원)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