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책 <신세계>

서로 다른 미래를 꿈꾸는 세 남자의 야망과 꿈

지역내일 2013-02-25

영화 <신세계>는 ‘19금’ 영화다. 욕과 잔혹한 장면이 너무 리얼하게 담겨있어서다. 또한 조직 폭력배들의 모습이 너무 멋있게 담겨있다. 영화 <친구> 이후 가장 호감 가는 깡패라고 하면 좀 오버일까. 어쨌든 깡패 이정재는 눈부시게 멋있고, 조직 폭력배 서열 2위 황정민은 비명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강렬하고, 형사인지 조폭인지 분간이 안가는 최민식은 묵직한 카리스마를 무한대로 뿜어낸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세 남자배우. 그들이 영화 <신세계>를 위해 뭉쳤다. 



멋진 놈 이정재
 세 주인공 중 가장 늦게 캐스팅 되었다는 배우 이정재. 최민식의 적극적인 섭외로 합류했다고는 하지만 최민식과 황정민의 아우라에 짓눌려 제대로 기량을 펼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시달렸던 배우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매력적인 외모의 배우지만 대사보다는 표정으로 갈등과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이자성 역을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본 후 그런 의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황정민과 최민식 사이에서 갈등하고, 자신의 욕망과 책임사이에서 첨예하게 대립해야 하는 그는 역할을 소화하면서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워야 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는 말이다.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비열해 보이는 후반부 모습과 신분이 드러날까 극도로 초조해하며 정청 역의 황정민과 대립하는 장면에서 그는 더 이상 잘 생기기만 한 배우가 아니었다.

무서운 놈 최민식
 이 배우를 뭐라 평할 수 있을까. 그는 표정뿐 아니라 몸이며 대사, 호흡까지 철저하게 경찰청 수사 기획과 강 과장으로 나온다. 사람의 심리 조절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며, 후배도 조폭도 능수능란하게 조종하는 최민식. 경찰이지만 정의로워 보이지 않고, 정의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의협심이 강해 보이지 않는 건 비단 그의 두둑한 뱃살 때문만은 아니다. 교활하고 음험한 그의 눈빛을 보고나면 오히려 조폭들이 더 순수하고 인간적으로 보인다. 그는 왜 이런 모습의 경찰이 되었을까? 벌써부터 주인공들의 과거를 다룬다는 다음 편이 궁금해진다.
?박훈정 감독의 시나리오를 읽어본 후 제작자처럼 영화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는 최민식. 감독도 놀랄 정도의 캐스팅을 완성한 건 그의 열정 덕분이었다. 매의 눈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그는 극중 강 과장 역과 상당부분 겹쳐 보인다.

유쾌한 놈 황정민
 어떻게 그토록 저렴해 보이는 외모와 말투, 동작을 표현해낼 수 있을까. 어떻게 그토록 무식해보이고, 부족해보이고, 함께 있기 부끄러워 보일 수 있을까. 실제 그런 생활을 겪어보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리얼하다. 여기저기서 킥킥거리는 남자 관객들의 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그의 하류인생 연기가 무척 마음에 드는 눈치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그런 그가 어떻게 조직의 2인자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는지 수긍이 가기 시작한다. 비상한 두뇌회전, 탁월한 심리전을 구사할 줄 아는 그였다. 거기에 사랑하는 후배만큼은 지켜주고픈 인간적인 고뇌도 담아낸다. 다양한 렌즈를 착용한 것처럼 화면마다 다른 눈빛으로 관객을 빨아들이는 황정민. 첫 대본 리딩 때 이미 너무 읽어 다 헤져버린 대본을 들고 왔더라는 그의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


세 배우가 알아서 적절히 조화되니 감독으로서 할 일이 없었다는 박훈정 감독. 박성웅, 송지효, 장광 등 조연 또한 모두 연기파에 다른 영화에서는 주연급 배우들이다. 서로 다른 신세계를 꿈꾼 세 남자의 이야기인 영화 <신세계>. 선 굵은 남성용 영화에 푹 젖어보고 싶은 관객들에게 만족도 높은 영화가 될 것이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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