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전원스타일

전원생활, 난방비와 경조사비가 무서워…

지역내일 2013-04-11

봄이 되면 전원주택에서 할 것들이 많다. 정원에 나무나 화초를 손보고 텃밭농사도 준비해야 한다. 추운 겨울을 난 집도 손볼 곳들이 많이 생긴다. 관리를 잘 못 해 얼어 터진 곳도 있다. 봄을 맞는 몸은 바쁘지만 마음은 넉넉해진다. 돈 나갈 걱정을 하나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겨울철 난방비다.
전원주택을 짓고 전원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는 두려워하거나 어렵게 생각하는 것들이 많다. 이웃과의 관계, 방범, 교통, 쇼핑시설, 의료시설 등을 주로 꼽는다. 하지만 살아보면 그게 아니다. 생활비도 걱정하지만 크게 들지 않는다. 도시생활비 절반이면 시골생활을 할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도 있다.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따로 있다. 겨울철 난방비다. 겨울을 나려면 난방비 때문에 목돈이 수월찮게 들어간다. 그래서 전원생활 하는 사람들 중에는 따뜻한 봄이 반갑다.
통장이 넉넉할 때야 크게 부담되지 않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통장도 얇아지면 생활비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난방비를 걱정하게 된다. 어떤 부부는 밤에 자다가도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만 들리면 벌떡벌떡 일어나게 된다고 말한다. 돈이 나가는 소리로 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원주택을 지을 때는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는 방안을 꼭 염두에 두고 계획하라는 것을 당부하고 싶다. 요즘엔 기름보일러에서 화목보일러로 바꿔 기름값 부담을 줄이는 경우도 많다. 겨울철에 난방비와 전쟁을 어떻게 치르냐에 따라 편안하고 행복한 전원생활의 수위도 정해진다.
추운 겨울을 나고 따뜻한 봄날이 되면 찾아오는 것이 또 하나 있다. 각종 경조사고 그 비용을 대는 것도 무섭다. 도시에 살다 시골로 나려와 사는 사람들 중에는 친구나 친지의 경조사를 챙기는 것이 만만치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갑자기 도시에 사는 친구가 큰 딸 시집보낸다는 청첩장이 왔을 때 한번 다녀올 생각을 하면 걱정부터 앞선다. 시골에 살다보니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챙겨야 할 경조사들도 있다. 게다가 도시에 무슨 행사라도 있으면 경조사비에 왕복 교통비도 추가해야 한다. 그것들이 무시할 수 없는 액수이며 하루 이틀 시간도 몽땅 빼앗겨야 한다.
도시에서도 경조사비 때문에 부담을 갖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하물며 퇴직 후 넉넉지 않은 생활비로 소일하는 입장에서는 경조사를 하나하나 챙긴다는 것이 큰 부담이다. 전원생활을 계획한다면 이런 것들도 미리 줄여놓아야 한다.


김경래 리포터 oksigol@oksig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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