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영 양은 매주 일요일 아침 해공 도서관에서 책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한다. 유아와 초등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언니가 읽어주는 영어책’ 프로그램으로 벌써 2년째 활동 중이다. 학부모 이미선 씨는 휴일이면 박양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두 아들을 맡기고 함께 참여한다. 봉사활동 하는 모습을 곁에서 1년 동안 지켜봐오면서 믿음이 쌓였기 때문이다. “시험기간에도 봉사활동을 멈추지 않는 모습을 보고 놀랐어요. 자기 할 일도 많을 텐데 대견한 마음이 듭니다.”
봉사하는 기쁨과 보람
박양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님의 권유로 2년 정도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처음에는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도 있었지만 이내 잘 적응했다. 나중에는 도움을 많이 줬던 학교 친구들과 홈스테이 식구들에게 정이 많이 들어 돌아오기 싫을 정도였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초등학교 때 친구를 만나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자신의 봉사활동은 그때 받은 도움을 조금이나마 갚는 것이라고 말한다.
“캐나다에서는 영어가 부족해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고 한국에 와서는 한국말을 잊어버려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저를 그냥 외면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기꺼이 도움을 준 친구들의 친절한 마음을 잊을 수가 없고 너무 고마워요. 제가 봉사활동 하는 이유도 친구들이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어서 좋고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저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전부터 아이들과 함께 서가에서 오늘은 무슨 책을 읽을까 책을 고르고 책을 다 읽어주고도 함께 놀아주기까지 하니 아이들이 안 따를 수가 없겠다.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이 모르던 단어를 알게 되고 그런 모습이 기특하게 느껴진다”라고 말하는 세영 양의 모습이 더 기특하다. 아이들과의 추억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영어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아이들 이름과 읽었던 책, 그날 있었던 일을 기록한다는 세영 양. 이제는 아이들이 어린 동생이라기보다는 매주 만나는 친구들처럼 느껴지기도 한단다.
영자신문 동아리활동과 학교생활
봉사활동도 활동이지만 박양은 학교 내에서의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참여한다. 학교 내 영자신문 동아리 회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에디터를 맡아 활동 했다.
“영자신문 동아리는 2학년 때 처음 들었어요. 언니들이 너무 잘 쓰는 것을 보고 부러워서 시작했어요. 지금은 다른 친구들의 문법 틀린 것을 제가 고쳐요. 다양한 분야의 다른 친구들의 글을 보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생각도 하는구나 하면서 재미를 느꼈고요. 동아리 활동이 한 달에 한 번 있는데 너무 아쉬워요.”
세영 양은 워낙 활달하고 긍정적인 성격에 비행기 타는 것을 너무 좋아해 장래희망도 비행기를 많이 타고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직업으로 구체적인 꿈을 꾸고 있다. 바로 캐나다 주한 대사관에서 일하고 싶은 장래희망을 세운 것이다. 그 꿈을 위해서 영자신문을 보면서 모르는 단어를 외우고 내용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한 줄로 요약하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토플에 나오는 어려운 단어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은 지루하고 힘들지만 이겨내려고 노력한다. 지난 기말고사 때는 자기 스스로 테스트도 해봤다. 사회 과목에서 교과서만 6번 보고 전교3% 안에 든 것이다. 결과에 스스로도 놀랐다. 수학은 학원에서 보충하고 공부는 주중에는 주로 학교 도서관에서 자기주도학습을, 주말과 휴일에는 도서관을 이용한다. 시험기간에도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봉사활동이 힘들지 않느냐는 필자의 우문에, 도서관에서 공부 하다 30분 정도 아이들을 위해 왜 시간을 낼 수 없겠냐는 현답을 내놓는 세영 양이다.
한국학생창의력올림픽대회 금상 수상
박양은 오는 5월 미국에 갈 예정이다. 지난 2월 한국학생창의력올림픽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 우리나라 대표로 참가하게 되었다. 참가팀의 이름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Argo''로 함께 한 배를 탔다는 의미라고.
연극을 준비해 대회에 참여 했는데 미국에서 열릴 세계대회를 앞두고 다시 영어로 각색해야하는 작업이 숙제로 남아 있다. 중간고사가 끝나면 이 작업과 영어로 서류작업을 마무리 해야 한다고 환하게 웃어 보인다. 초등학교 6학년 때도 영어연극대회에 나가 수상한 경험이 있다고 하는데, 무대에 올라가면 떨리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이 당찬 친구에게서 ‘미래의 희망’ 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오현희 oioi337@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