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 부릉 왜앵~”하는 굉음과 함께 흙먼지를 일으키며 자동차는 산 속으로 난 숲길을 향해 질주한다. 주행 코스의 포스트마다 정비를 담당할 팀원들이 대기하고 서서 자작자동차의 무사 완주를 기원하며 마음을 졸이고 있다. 결과는 종합우승! 영남대학교에서 개최한 2012년 국제대학생자작자동차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자.연.인은 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했다.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자.연.인이 한 자리에 모였다.
자동차 설계하고 직접 제작해 대회에 참가 =
자.연.인은 ‘자동차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약자로 1997년 조직된 한국기술교육대학교(이하 KOREATECH) 학술동아리다. 자.연.인은 학교에서 배운 공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실제 차량을 설계·제작하고 각종 자작자동차 대회에 참가, 다른 대학과 기술 및 지식을 교류한다. 1997년 동아리가 만들어진 이래 국제대학생자작자동차대회에서 매년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고 Hybrid대회, BOSCH 충전공구 레이스, Formula 등 각종 대회에 참가하며 실력을 겨루고 다양한 기술을 익히고 있다.
이상윤(기계공학부 3학년) 회장은 “입학 설명회에서 동아리 홍보물에 매료돼 KOREATECH 입학을 결정했다”며 “3년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동차와 동고동락했다”고 말했다. KOREATECH 제3공학관 1층에 자리한 차량실습장에는 완성된 1인용 자동차와 엔진 자동차 공구 등이 구비되어 있어 국내 자동차 회사의 교보재 실습장을 방불케 했다. 자.연.인은 이곳에서 땀과 열정으로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박진감 희열 패기로 똘똘 뭉친 자동차 꿈나무 =
대회에 참가할 자동차를 만드는 기간은 보통 6개월. 오토바이 엔진을 장착한 1인용 자작자동차는 50~60km/h의 속도로 비포장 산악지형을 주행한다. 지현환(기계공학부 3학년) 총무는 “기계 쪽에 관심이 있어 자.연.인에 들어왔다. 자동차에 열정을 갖는 선배들의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며 “자동차 설계 쪽을 접하다 보니 나한테 꼭 맞는 일을 찾은 것 같아 보람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진로를 결정하거나 취업으로 연계되는 일도 다반사라고 했다.
김명래(기계공학부 3학년) 학생은 지난 해 전국 Hybrid경진대회에서 경주용 차를 운전했다. “팀원들과 방학에도 밤샘작업 하며 자동차 제작에 집중했어요. 드라이버로 참여하게 돼 부담도 있었고 부모님들도 걱정하셨지만 보람이 있었어요. 그 짜릿하고 신나는 경험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송예서(메카트로닉스공학 2학년) 학생도 Hybrid경진대회를 추억했다. 잘 달리던 차가 연료계통 문제로 섰다는 연락을 받고 정비에 같이 참여했다.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던 산길을, 30kg짜리 배터리를 들고 뛰어갔어요. 아마 그 날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송예서 학생은 고등학교 3년간 로봇 제작을 공부했고, 대학 진학 후 자동차도 재미있을 것 같아 자.연.인에 합류했다. 전기 파트를 담당하고 있다. 공부를 계속 해서 전기 쪽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자.연.인의 자작자동차가 경주에 참여하고 있다.
자.연.인은 선·후배간의 돈독한 관계로도 유명하다. 졸업한 동아리 선배들이 정기적인 ‘홈커밍데이’ 행사를 실시하고, 장학금을 지급하거나 멘토링과 취업 정보를 제공하며 후배들과 함께 하고 있다. 자동차 제작의 절반 이상은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기술과 설계자료를 수정 개선 보완한 것으로 경험이 내려오면서 기술력이 축적돼, 수상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계공학부 조병관 교수는 “자.연.인은 자동차를 향한 순수한 열정을 지닌 학생들이 모인 동아리”라며 “자동차 제작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또한 조 교수는 “자동차에 필이 꽂힌 학생들이 자칫 자동차를 만드는 행위 자체에만 집중하다가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될까봐 균형을 잡는 일을 돕고 있다”며 “수업시간에 배운 전공 지식을 자동차를 만드는 경험과 연결해 개인의 역량을 키우고 진로를 결정하도록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경험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KOREATECH의 교육시스템과 선후배 간 열정과 땀방울이 어우러져 자동차 꿈나무들이 쑥쑥 자라가고 있다.
오는 7월 ‘Shell Eco-Marathon’ 첫 출전을 준비하는 자.연.인의 박진감 넘치는 경주는 이미 시작되었다. “붕 부릉 왜앵~”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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