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에 산다 - 그림책 연구 동아리 ‘알강달강’
직업, 나이 다르지만 유별난 그림책 사랑은 한가지
다양한 그림책 활용법 연구 … 도서관?병원서 책 읽어주기 봉사 펼쳐
“펼쳐라~ 펼쳐라~ 책을 펼쳐라! 읽어라~ 읽어라~ 책을 읽어라! 지혜는 쑥쑥! 생각은 팡팡! 나는 나는 척척박사다!”
둘째, 넷째 금요일 오후 12시 30분, 청주기적의도서관 지하 강당에서는 이런 노래 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이 아닌 어른 소리다. 7~8명의 어른들은 두런두런 둘러앉아 동화책을 읽고 동요를 부르고 부직포를 잘라 인형을 만든다. 청주기적의도서관 그림책 연구 동아리 ‘알강달강’ 회원들이다.
“동화책은 아이들만 보는 책이라구요? 천만의 말씀!”
알강달강은 그림책을 연구하고 책 읽어주기 봉사활동을 하는 동아리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림책을 더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책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한다.
알강달강 회원들은 모두 17명으로 대학생, 전업주부, 동화구연 강사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또 20대부터 70대까지 전 연령을 아우르고 있어 얼핏 보면 서로 소통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이들은 유별난 그림책 사랑으로 하나가 된다.
알강달강에서 가장 연장자인 권명자(70) 씨는 “나이가 많아도 그림책 덕에 반겨주는 곳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아졌다”며 “알강달강에 오면 나이도 잊고 젊어지는 느낌”이라고 활짝 웃었다. 그림책과 인연을 맺은지 10여 년째인 권 씨는 요즘 어린이집 구연동화 강사이자 영유아 프로그램 봉사자로 맹활약하고 있다.
또 가장 막내 회원이자 청주교육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은지 씨는 “그림책을 공부하는 것이 학과 공부에 도움이 되고 그림책을 활용하는 것은 앞으로 아이들을 교육하는데도 의미있을 것 같아 동아리에 나오고 있다”며 “나이 차이는 많이 나지만 활동도 재밌고 유익한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알강달강을 만드는데 중심역할을 한 정창순 청주기적의도서관 관장은 “그림책은 1살부터 100살까지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매체이니만큼 우리 모임도 그림책으로 하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은 회장은 “책 한권을 가지고도 할 수 있는 이야기와 활동은 너무 많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책을 읽어주고 서로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꾸준한 그림책 공부, 뜻 깊은 봉사활동으로 이어져
‘놀면서 배운다’는 뜻의 알강달강은 2011년에 만들어졌다. 초창기에는 매주 모여 그림책 공부를 했지만 점점 바빠지는 회원들이 생겨 이제는 2주에 한번씩 모여 그림책 읽기와 토론을 한다. 내용에서부터 작가의 의도, 표현, 그림의 의미까지 그림책에 대해 속속들이 공부한다. 임 회장은 “공부를 통해 그림책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 생겼다”며 “그림책 공부는 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고선미 회원은 “처음에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에게 좋은 책을 읽어주기 위해 모임을 시작했지만 이 모임을 통해 아이보다는 내 자신이 더 성장했고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며 “죽기 전에 좋은 그림책을 꼭 한번 써 보고 싶은 꿈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모임의 총무인 김은숙 씨는 최근 집에서 엄마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미술놀이 지도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처음 모임에 참석한 이혜진 씨는 “아이들을 위해서 모임에 오게 됐다”며 “열심히 공부해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알강달강 회원들은 기적의도서관을 방문하는 어린이와 청주 성모병원 소아병동에 입원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그림책을 읽어주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정창순 관장은 “병원 봉사활동은 매우 뜻 깊은 일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며 “1년 이상 꾸준히 하다보니 우리들이 오기를 기다리는 아이들도 생겼다”고 말했다. 정 관장은 이어 “아이들은 장난감도 있고 부모가 놀아주기도 하지만 병원에 계신 노인들이야말로 정말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앞으로는 병원에 계신 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도 시작해 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그림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며 “알당달강은 그림책을 사랑하고 그림책을 나누고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지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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