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갤러리-홍승연 展

경쾌한 상상의 세계 돋보여

지역내일 2013-03-31 (수정 2013-03-31 오후 2:37:25)



2010년 작 <꿈-기다림>이나 2009년 작 <시집가는 날>에서 세밀한 묘사와 기법으로 두드러진 필력을 보이며 사실적 인물들을 재현해냈던 홍승연 작가가 모리스갤러리에서 다섯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2011년 세 번째 개인전을 계기로 점차 사실의 세계에서 상상의 세계로 작품의 변화를 보였던 작가의 경향이 더욱 확대되어, 동화적인 상상의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이번 작품들은 작가 자신이 체감한 심상(心象)의 이미지를 경쾌하게 드러낸다. 생활에서 느낀 감정의 이입이 작가의 움직임과 순간적으로 조화롭게 평면 위에 형상화되고 있다.  

<바람향기 달콤한>에는 가볍게 생략되어 표현된 빨간 자동차와 그 차 위에 머물고 있는 골프채 든 여인, 그 여인의 환한 미소를 곁눈질하는 강아지가 등장한다. 작가의 일상이라고도 보이는 이 그림은 사실성에 기반하고 있지만 여인이나 강아지의 표정 등에서 느껴지는 익살과 위트는 과장과 생략이라는 과정을 거쳐 동화적이며 만화적이라고 느껴진다.  





비록 사실주의에 입각한 것일지라도 그 이면엔 작가 자신의 기억과 그 편리, 그것들에 대한 아련한 향수가 보다 밀도 있게 배어있다는 점에서 모사 위주의 옛 그림들과는 차이를 갖는다. 홍승연 작가의 변화는 미적 수용의 다양성을 보여주며 이런 다양성의 세계는 작가의 관념이 확장되었다는 것과 사물을 바라보는 태도가 변화되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자신의 작품을 통해 언제나 ‘다름’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사실주의에 몰입했던 스스로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것이다. 

몇몇 작품에서 엿보이는 공간감(空間感)을 정위(定位)하는 구도법, 삶에 대한 자신이 지닌 이야기를 펼쳐 보이고 있는 작품들은 풍미하는 사고만큼이나 관찰자의 단순한 감정이상의 무언가를 도출시킨다. 가상과 상상의 세계를 현실에서 보장받으려는 듯 자신만의 조형언어들을 걸러 내거나 확장시킨 채 화면위에서 나지막이 조율되고 있는 이번 전시 출품작들은 각기 다른 세계를 하나로 뒤엉켜 놓았다가 다시 질서를 부여해 색다른 이미지를 창조하기 위한 작은 용기의 결과물들이다. 작품은 4월 4일부터 4월 10일까지 전시된다.
모리스갤러리 042-867-7009




박수경 리포터 supark2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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