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입시와 수학 이야기

(1)수능에서 수학 변별력이 높은 이유

지역내일 2013-03-26

 수학이 얼마나 부담스러우면 수학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는 한탄이 속출합니다. 이러한 현상이 가장 극명하게 보여 지는 시기는 고등학교에서 문/이과를 결정할 순간에 찾아옵니다.


원래 자신이 문과를 지망할 것인가 문과를 지망할 것인가는 자신의 장래 희망에 견주에 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수학이 안 되어서 문과를 간다는 학생과 학부모를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됩니다.


이과가 부담스러워서 문과로 도망갔지만 그중 상당수는 이마저도 못 견디고 중도 포기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과를 지향하는 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문과를 지향하는 학생과 학부모들도 한 가지는 반드시 명심하셔야 합니다. 수학이 안 되면 문과에서도 상위권 대학 못갑니다. 문과생인데도 수학 잘하면 입시가 쉽게 풀립니다.


수능에서 수학의 변별력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이유


수능 과목 중 수학에서 점수 얻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은 거꾸로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 유리해진다는 것입니다. 이를 변별력이라고 합니다. 상위권 대학의 진학 여부는 영어보다는 수학에서 결정된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입시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보면 수능은 대단히 부담 가는 시험입니다. 초/중/고 시절 공부의 최종적인 마무리를 단 한 번의 시험으로 결정해야 하는 게 우리 입시의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아이들의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다면 되도록이면 요행수 보다는 노력하고 준비한 학생에게 유리하도록 짜주어야 만하는 것이 당연한 귀결일 것입니다.


하지만 영어의 경우 노력하고 준비해서 실력을 쌓은 경우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외국에 살다 온 학생의 경우입니다. 더 흔하게 발생하는 문제는 가정 형편이 좋은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이가 실력으로 귀결된다는 것입니다. 불행히도 영어는 부모의 경제력이 커다란 영향을 주는 과목입니다.


어려서부터 외국인과 함께 뛰어 놀 수 있는 고액의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때가 되면 외국 연수도 보내 줄 수 있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과 그런 기회를 얻을 수 없는 아이들과는 기회의 평등이 애초부터 성립이 되지를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영어에 대한 흥미 유발과 동기 부여를 확실히 보장 받을 수 있는 경우와 아닌 경우의 차이는 학생 본인의 노력과 재능을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다시 말해 영어 실력에는 경제력이라는 외부 요소가 개입할 개연성이 높은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이는 누가 봐도 사회적으로 공정한 게임이 아닌 것입니다


반면 영어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수학의 경우는 그 편차가 크지 않습니다. 아무리 잘 살아도 외국으로 수학 연수를 보내는 경우는 없습니다. 또한 영어는 아무리 어려워져도 그것이 입시인 한 누적된 암기력을 측정하는 것 이상으로 나아 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수학은 어려워지면 어려워질수록 연산능력이 보다는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로 발전합니다.


부모의 경제력이 해결해 주는 영역은 기회의 확대, 다시 말해 양의 증대를 책임져 줍니다. 하지만 수학 더 나아가 사고력은 공부방식이나 질의 문제입니다. 이런 점에서 수학적 사고력은 상대적으로 가정형편의 영향을 덜 받습니다.


암기력과 사고력이라는 관점에서도, 사회적인 공정함의 관점에서도 영어보다는 수학이 학습능력의 객관적 판단에서 유리합니다. 때문에 수능에서 영어의 변별력보다 수학의 변별력을 높이는 것이고,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다음주 대한민국 입시와 수학이야기 (2)편이 계속됩니다)

최영석 원장
서울대 수의대
현)송파청산수학원 원장
전)대교 에듀피아 공감교육연구소 소장
전)타임교육 사고력 수학 사업본부장
전)송파/중계 청산학원 원장
자녀교육 지침서 ''99%학부모가 헛고생하고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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