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생각하고 창의력으로 완성하라

지역내일 2013-03-25

대학원 때 학과 교수님과 함께 경시대회 채점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채점의 첫 단계는 몇 개의 모범 답안을 만들고 각 단계마다 점수를 부여하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한 문제만 주욱 채점을 해 나가기 시작한다. 물론 경시대회문제는 어렵기 때문에 채점이 힘들지 않다. 한 문제를 퍼펙트하게 풀이한 친구는 그리 많지 않은 까닭이다.
내가 맡았던 문제는 아니지만 학생들이 거의 손을 못 된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낸 몇 명이 있어 문제를 출제한 교수가 답안지를 점검했다. 점검을 거치면서 그 시험지는 모두 0점 처리가 되었다. 이유는 문제를 맞혔던 아이들이 같은 학원을 다녔고, 그 곳에서 학생들 수준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이런 문제가 나오면 이렇게 저런 문제가 나오면 저렇게 라는 틀을 가르치고 머리 좋은 학생들은 그걸 몽땅 외워버렸다. 아이들의 답안이 같았다. 초등학생이 대학생이 썼을 법한 답안지를 외워서 작성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그래서 회의 끝에 그 답안지는 점수를 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외워서 쓴 답안지는 논리는 맞을지라도 창의력이 제로였기 때문이다. 하나의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사용되는 도구는 그렇게 많지가 않다. 그리고 외워야할 정의나 공식도 그렇게 많지가 않다. 자기가 배운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언제 어디서든 적용할 수 있도록 꺼낼 준비만 되어 있다면 문제를 해결할 때 굳이 선행된 지식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은 창의력이란 지식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실례중의 하나가 되었다.
실제로 수학의 고난도의 문제를 척척 잘 맞추지만 창의력을 발휘해야하는 문제에 있어서 어쩔 줄을 모르는 아이들이 있다. 창의력 문제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하나라면 하나를 통해서 둘을 만들 수 있어야하고, 둘을 통해서는 세 개 이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창성도 있어야 한다. 많이 만들다보면 많은 중에 어느 하나는 독창성이 좋은 산출물이 되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창의력은 학과 성적과 비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창의력 수학수업을 하다보면 학과 성적이 향상된다. 자기의 역량을 확장시켜 주는 유창성과 융통성, 그리고 늘 새롭게 무엇인가 만들어 이야기를 붙여주면서 생겨지는 독창성, 주어진 모양을 맞추거나 만들기 위해 관찰하고 수없이 실패하며 생겨지는 정교성을 통하여 아이들의 생각하는 틀과 문제 해결 능력이 자연스럽게 생기기 때문이다.
 예전에 중소기업체들의 성공담을 TV에서 시리즈로 방영한 적이 있었다. 한 집안의 가장이고 잘 나가던 사업체를 운영하던 한 남자가 있었다. 경기가 어려워 자금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자 어느 순간에 부도가 나버렸다. 세상을 살아갈 힘까지도 사라져 버린 그 남자는 자살을 결심했고, 자살을 하려고 보니 가족들이 생각이 났다. 지금까지 살면서 사업체를 잘 꾸려 나가기 위해 늘 바쁘기만 했던 삶 속에서 변변한 가족들과의 추억이 없었던 그는 가족들과 마지막 여행을 하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초등학생인 그의 딸과 아내와 함께 캠핑 준비를 하고 캠핑 장소에 도착을 한 그는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텐트를 치느라 애를 먹는 그에게 여행을 와서 신이 난 딸이 “아빠, 텐트가 왜 그렇게 복잡하게 생겼어? 그냥 우산처럼 펴지면 좋을 텐데. 그치?”
땀을 뻘뻘 흘리면 고생스럽게 텐트를 조작하면서 들은 딸의 한 마디에 “그래! 바로 그거야, 우리 딸~정말 최고다, 우리 딸 머리 정말 좋은데?”
그는 가족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자살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딸이 말한 우산처럼 펴지는 텐트를 만드느라 너무 바빴을테니까. 결국 자살을 결심한 그 남자는 딸의 창의성 묻어난 한 마디에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요즈음, 창의력은 아이들 보다 어른들이 더 열심히 배우고 있는 추세이다.
대기업의 입사시험에서도 창의성 테스트가 있고 성공을 하기 위해서라는 다양한 곳의 특강으로 창의성을 키우는 방법을 강의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을 통하여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담 스미스는 ‘한 나라의 진정한 부의 원천은 그 나라 국민들의 창의적 상상력에 있다’ 고 말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불안한 시기일수록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창의성이 풍부한 교육을 시켜야 할 일이다. 


오늘도 나와 함께하는 아이들은 한 문제를 완성하기 위해 몇 번의 실패를 했는지
실패할 때마다 연필로 표시를 한다. 결국은 완성하고 해결하는 기쁨을 아는 아이들은 사회에 나가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리라...그리고 마침내는 성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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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스토리
정진영 원장


숭실대/호서대학/국립한경대학/대림대학 수학강의
조인매쓰 본원 원장 역임
대치시매쓰 대표강사
숭실대학교 창의력 교재개발
토마토 논술 수리논술 출제 위원
비전매쓰 창의력 수학교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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