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책> ‘안나 카레니나’

시대가 허락하지 않은 치명적인 사랑

지역내일 2013-03-25

세계적인 대문호 톨스토이 원작의 ‘안나 카레니나’가 조 라이트 감독의 연출로 영화 속에 연극무대를 등장시키는 독특한 구성으로 재탄생되었다. ‘안나 카레니나’는 19세기 러시아의 화려한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카레닌과 안나, 오브론스키와 도리, 레빈과 키티의 결혼생활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안나의 ‘허락되지 않은 사랑’에 초점을 맞추어 스토리를 풀어냈다.


나를 버리고 그를 갖고 싶었다
러시아 귀족사회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고관 카레닌(주드 로)의 정숙하고 아름다운 아내 안나(키이라 나이틀리)는 페테르부르크의 호화저택에서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다. 하지만 그녀의 결혼생활에는 존경과 안정만 있을 뿐 열정적인 사랑은 없다. 그러던 중 모스크바에 있는 오빠의 집을 방문하는 그녀 앞에 매력적이고 젊은 청년 장교 브론스키(애런 존슨)가 나타난다. 안나에게 한눈에 반한 브론스키의 애정공세에 안나의 이성과 절제는 무너지고 순식간에 사랑에 빠진다.
아내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카레닌이 둘의 만남을 금지하자 안나는 남편과 자식을 버리고 사랑을 택한다. 하지만 남편이 이혼해주지 않는 한 둘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불륜인 셈. 둘의 불륜이 소문으로 퍼지면서 안나는 따돌림으로 사교계에서 설 자리를 잃는다. 반면 브론스키의 인기는 여전하다. 남편과 자식, 그리고 확고했던 자신의 자리까지 버리고 택한 사랑이지만 그 안에 믿음은 없었다. 식어가는 브론스키의 애정에 안나의 질투와 의심은 커져만 가고 결국 광기를 이기지 못해 그를 처음 만나 사랑이 시작된 기차역에서 위험했던 사랑의 종지부를 찍는다.


환상적인 영상과 화려하고 섬세한 의상
영화의 배경인 1780년대 러시아의 상류사회는 역사상 ‘빛의 제국’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그 화려함을 자랑한다. 영화 ‘안나 카레니나’는 연극식 구성을 가미해 원작의 사랑, 정치, 도덕, 사교계의 모습을 보다 리얼하게 표현했다. 극장 공간에는 안나의 저택, 아이스링크, 무도회장, 오페라 극장, 사교장, 경마장 등의 대규모 무대 세트가 등장하고 영화 속 다른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19세기 러시아의 모습이 이 연극무대를 통해 마치 눈앞의 현실처럼 느껴진다. 영화를 보는 내내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듯한 착각 속에서 상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영화 속 안나의 의상과 액세서리는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가히 ‘레미제라블’, ‘링컨’, ‘백설공주’ 등 쟁쟁한 후보작들을 제치고 아카데미 의상상의 영광을 차지할 만 했다. 사치스럽고 화려한 의상은 도발적인 연기를 선보인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를 만나 더욱 빛이 났다. 더구나 의상의 색상은 변화하는 안나의 감정선과 환상적으로 어우러져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사랑과 인생에 대한 철학적 사유에 빠지다
원작 ‘안나 카레니나’는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다. 톨스토이의 그 어떤 작품보다 치명적이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허락되지 않은 남자를 뜨겁게 사랑하고 처절하게 파멸에 이르는 아름다운 여인 안나의 삶을 들여다보며 사랑과 인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예나 지금이나 범인(凡人)들이 가장 갈망하는 것은 아름다움과 돈이 아닐까. 하지만 아름다움과 돈에는 언제나 행복보다는 유혹이 따르는 법. 아름다움 탓에 비극적인 결말을 맺은 소설 속의 안나도 그렇지만, 작품 속에서 레빈과 키티의 삶을 통해 이상적으로 그려졌던 톨스토이의 삶도 결국 그가 번 돈으로 인해 비극적으로 끝났으니 말이다. 치명적일 정도의 아름다움과 돈은 갖기도 힘들지만, 그것을 더욱 아름답고 값지게 지켜나가는 것 또한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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