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의 명상프로그램 체험기
마음이 건강하면 몸도 건강하다
해운대 시선원, 장현갑 교수(전 서울대)와 함께 하는 명상치유강좌(K-MBSR) 개설
3월 16일 오후 3시, 해운대 좌2동에 위치한 명상치유센터 시선원에는 명상프로그램에 참가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전 서울대 심리학과 장현갑 교수와 함께 하는 명상치유강좌(K-MBSR) 개설 소식에 일찌감치 모집정원이 마감된 것으로도 명상프로그램의 인기를 실감했다.
3월16일부터 5월4일까지 총 8주의 과정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K-MBSR 기본교육 과정 첫 시간에 리포터가 함께 했다.
현대인들, 왜 명상에 주목하나?
이번 강의는 MBSR(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을 한국 사회에 맞게 재편성한 전 서울대 심리학과 장현갑 교수가 직접 이론 부분을 강의하며 명상 실습은 해운대 시선원 우현 지도법사가 맡았다. 첫 시간 강의 주제는 ‘심신의학’. 즉 심신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마음이 건강하면 자연히 몸이 건강하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왜 현대인들이 이런 명상프로그램에 주목하는지 그 의문부터 제기됐다. 그 물음에 장 교수는 “문명이 발달하고 산업화되면서 물질적으로는 매우 풍요로운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늘 부족하다고 불평하며 배려심과 이타심이 부족해 마음이 점점 메말라가고 있다”며 “스트레스로 인한 마음의 병을 키워 몸의 질환도 동반함으로써 그 해결책으로 자기치유 즉,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의 치유를 얻고자 함”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에서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로 베트남과 부탄을 꼽는다. 이들나라들은 ''경제적인 풍요가 행복을 만든다''는 믿음을 깬 대표적인 사례다. 선진국들이 롤모델로 삼고있는 나라가 바로 히말라야 산맥 기슭에 자리잡은 작은 나라 ''부탄''. 부탄은 90년대 들어와서야 처음으로 TV가 보급됐을 정도로 문명과는 거리가 있는 나라지만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다.
우리나라는 OECD 34개국 중 하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낮다. 반면 자살율은 8년째 1위.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은 우울증이라고 한다. 우울증은 마음에서 오는 병이다. 자신의 현실에 만족할 줄 알고 배려하고 나누며,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면 스트레스도 줄어들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몸과 마음의 치유 ‘명상’
2시간에 이은 장 교수의 강의가 끝난 후 명상 실습으로 이어졌다. 시선원 우현 법사의 지도에 따라 ‘호흡명상’이 진행됐다. 호흡명상은 호흡을 통해 자기 마음을 챙기는 수행법이다.
먼저 편안한 자세로 앉는다. 다리가 불편하면 펴도 좋다. 눈도 뜨거나 감거나 자신의 몸이 가장 편안하다고 느끼는 상태에서 진행한다. 코로 들숨 날숨을 편안하게 호흡을 한다. 손가락을 꼼지락 움직여본다. 몸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이들 마음을 그 자리에서 느껴본다.
“마음을 한 곳에 모으세요. 집중~ 집중~ 다른 생각을 내려놓고 마음으로 돌아오세요”
우현 법사의 명상 지도에 따라 마음을 집중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 자꾸 다른 생각이 끼어든다. 몸도 뭔가 편하지가 않다. 명상쯤이야 했던 생각이 부끄러움으로 돌아온다.
“명상이 잘 안된다고 고민하지 마세요. 누구나 처음엔 힘이 듭니다. 명상이 안된다고 생각만 하지말고 그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마음으로 돌아오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는 우현 법사의 말에 한편으로 위로가 된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천혜숙(부암동·65)씨는 “평소 명상프로그램에 관심이 있어 K-MBSR 강좌에 신청을 했다. 명상을 통해 자기치유가 되는 것을 느꼈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30년 교직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보다도 학업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명상이 꼭 필요한 것 같아 앞으로 학생들에게 명상프로그램으로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불교의 명상수행법 중 하나인 ‘비파사나’(묵언수행)에 참여해봤다는 하당(호, 좌동)씨는 “명상수행법 중에서도 K-MBSR 프로그램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8주간 진행되는 명상치유강좌(K-MBSR)에서는 심신의학과 건강이론, 스트레스관리, MBSR 명상치유원리, 하타요가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지며 자비명상법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기본 교육을 이수하고 나면 전문가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
K-MBSR 프로그램이란
미국의 MIT 의대 존 카밧진 교수에 의해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즉, 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이 나왔고 한국의 장현갑 교수에 의해 한국식 버전인 K-MBSR이 탄생했다.
MBSR 명상은 미국과 유럽 대학병원 수십 곳에서 의료용으로 시행되고 있는 임상효과가 검증된 과학적인 명상법이다. MBSR 명상을 한 사람들은 두통, 요통, 견비통 등 만성통증과 불안, 우울, 공황장애 등의 심리적 증세가 개선되고 심장병, 중풍, 암이나 당뇨, 불임 등에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MBSR은 다양한 명상법을 통해 매 순간 깨어있도록 하며 신체적, 정신적 이완상태를 유도함으로써 심신의 조화를 회복시켜주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프로그램에서 배우는 마음챙김 기술을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스스로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이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한다.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