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

지역내일 2013-03-21

코수술을 위해 본원을 방문하는 약 2/3 정도가 재수술 케이스인데, 이전 수술을 필자가 한 경우에는 사실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 지난 얘기이다. 갸름하고 오똑한 코 모양을 원하는 여성이 방문하였다. 전체적으로 낮은 콧대와 끝이 동그란 전형적인 동양인의 코 모양이었지만, 귀여운 얼굴에 잘 어울린다는 느낌도 들면서 단지 미간과 코끝이 살짝만 높아져도 괜찮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첫 수술이고 코끝 조직도 부드러워 비개방으로 실리콘과 귀연골을 이용하여 수술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수술과정에서 예상하지 않았던 돌발상황이 연속해서 발생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코를 개방해야한다고 판단하였지만, 살짝만 올려주어도 좋아질 것이라는 첫 상담에서의 느낌도 있었고 수술도중에 비개방을 개방으로 바꾸는 것도 환자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원래 계획대로 수술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수술 후 치료과정에서 적극적인 표현을 하지는 않았지만 오똑해지지 않은 코끝에 실망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필자가 보아도 귀여운 이미지에는 어울리지 않는 약간 길어 보이는 코 모양에 나 자신도 무척이나 실망했었다.


늘 어머니와 함께 방문하였고, 6개월이 지난 후 필자는 재수술을 통해 교정하자는 말을 매우 어렵게 꺼내게 되었는데 그 얘기를 듣고 모녀가 너무 좋아하는 모습에 나는 적지 않게 놀랐다. 충분히 화를 낼 수도, 따질 수도 있는 상황인데... 다시 해서 정말 잘 할 자신이 있느냐. 등의 이야기를 할 수도 있었을텐데 모녀는 단지 무척이나 다행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필자를 믿어주는 모녀에게 정말로 감사하면서, 이번에는 정말 최선의 결과를 만들자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다른 의사가 수술한 분을 재수술할 때와 본인이 한 수술을 다시 수술할 때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자존심도 무너지고 처음부터 왜 잘 하지 못했을까 하면서 자책하게 된다. 내 능력의 한계 내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간혹 교정이 필요할 때도 있고, 수술할 당시에는 매우 만족했었는데 1~2년이 지난 후 약간의 실망을 느낄 수도 있다. 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때문일 수도 있다.


동료들과 얘기해 보면 필자는 조금은 럭키해 보인다. 많은 분들이 필자의 결정을 잘 따라주고, 또 믿고 기다려 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큰 불평 없이 믿고 기다려 준다고 의사는 절대로 잊고 지내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을 위한 최선의 해결책과 방법을 늘 고민한다.


6개월 동안 많은 실망과 고민을 했을텐데... 수술을 마치고 나오니 책상에 팥빙수가 놓여있다. 보호자가 더운데 고생했다고 사다 놓았다고 한다. 정말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싶었다.


청담심스성형외과의원 심희상 원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