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성적이 안 나오는 아이의 비밀 - 아는 문제도 틀린다??
문제 혼자 풀면 틀리는 아이~!! 읽기능력 탓..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가 ‘답’은 아는데 ‘문제’를 몰라서 틀리는 것을 호소하시는 엄마들이 많이 계십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문제를 읽어주면 답을 찾지만 혼자서 문제를 읽고 풀어 보라 하면 무엇을 물어보는지 몰라서 답을 못 찾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답을 몰라서 틀린다면 이해하지만 한글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쉬운 문제를 못 풀고 낑낑대는 모습을 보자면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짜증이 절로 나게 마련이지요
이 경우 아는 문제를 틀렸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아니다 모르는 문제를 틀렸다’ 입니다. 시험은 아이가 답을 아는 지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문제가 무엇을 물어보는지 해독하는 능력의 검증도 함께 보는 것입니다.
왜 읽고도 무엇을 물어보는지 모를까요? 실제로 책이나 지문을 읽을 때 아무리 천천히 또박또박 읽게 해도, 다 읽고 나서 읽은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가 의외로 많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
책을 읽을 때 두뇌에서는 두 가지 정보처리과정이 일어납니다. 문자해독의 과정과 내용이해의 과정이 그것입니다. 문자해독의 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대부분 어려서부터 읽기에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우리글과 말은 철자와 발음이 비슷해, 지능이 어느 정도만 되면, 어려서는 읽는데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을 때 문자해독의 과정에 이상이 있을 경우 유창하게 읽지만 내용 이해력은 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읽기를 “로봇읽기”라 합니다. 연구에 의하면 읽기에는 다음 다섯 가지 과정이 중요합니다. ▶음소인식 ▶문자인식 ▶읽기 유창성 ▶어휘력 ▶내용이해가 그것인데 발달순서가 중요합니다.
읽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어휘력과 내용이해에 있습니다.
하지만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읽기 유창성이란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또 연구결과를 보면 음소인식에 문제가 있는 학생에게 문자인식을 너무 강조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읽기 시 정확하게 발음하는 걸 너무 강조하다 보면 로봇읽기가 나타나기 쉽기 때문입니다.
독서는 눈이 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하는 것입니다.
눈은 단지 문자기호의 채집단계에서 눈과 귀의 협동 작업을 통해 뇌로 보내는 역할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문자기호를 채집하는 정보의 입력단계는 눈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귀와의 협동 작업이 중요합니다.
글 읽는 속도가 느린 이유는 두뇌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눈과 귀의 정보처리 습관의 미숙 때문입니다. 문자기호를 채집하고 뇌로 입력하는 기능이 미숙하기 때문에 글 읽는 속도가 느려진 것입니다. 눈과 귀의 활동성과 협동 작업능력, 정보처리패턴만 교정하면 누구라도 읽기 능력이 개선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리하면, 아이가 아는 문제도 자주 틀려서 오고, 집에서 물어보면 알면서 막상 시험을 치면 점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읽기능력의 검증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눈과 귀의 정보처리 기능 미숙으로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답을 알고도 틀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확한 검사 후 부족한 부분을 전문적으로 교정해 준다면 생각보다 쉽게 공부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게 되는 것입니다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위주가 아닌 교육받는 아이에 맞추었을 때 효율성이 높아지며 동시에 아이는 배우는 즐거움을 다시 느끼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여 핵심을 해결해 주어야 엉긴 실타래가 풀리면서 아이도 부모님도 선생님도 훌륭하게 교육과정을 진행해 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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