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탐방길-김제 능제 저수지
능제 저수지 수변길 따라 떠나는 봄마중!
남녀노소 즐길거리 풍성해 시민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
소리없이 성큼 다가온 봄기운이 산과 들에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요즘, 리포터도 칙칙했던 겨울옷일랑 벗어 버리고 화려한 봄처녀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
향긋한 봄바람에 따스한 햇살이 더한 휴일 날, 일찌감치 이불속에서 허물을 벗고 나와 발길을 향해보는 곳이 있다. 수차례 오가며 눈도장만 찍었지 거닐어 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곳 김제 만경의 능제 저수지이다.
김제 만경 농경의 생명수 ‘능제 저수지’
전주역에서 40분가량 달려 도착한 능제 저수지는 김제시 만경읍 만경리에 있는 농업 관개용 저수지이다.
김제는 우리나라 최대 곡창지대로 예로부터 농경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이에 걸맞게 김제는 20개가 넘는 저수지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 능제 저수지가 가장 큰 저수지이다.
능제 저수지는 본래 주변 구릉지의 물을 가두는 재래지였으나, 지금은 저수지의 물을 퍼 올려 담수하는 담수호로서 몽리면적은 1,734㏊이다.
능제는 동국여지승람에도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저수지로 귀(굽이·귀퉁이)가 99곳이나 되는데, 귀가 100곳이 되면 나라에 큰 경사가 일어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고 한다. 또 조선시대 성리학자 김종직의 한시에는 “지나는 길손들이 타고 가는 말을 멈추고 해 지는 줄도 모르고 연꽃이 만개한 저수지 풍경을 구경할 정도였다”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오랜 역사 못지않게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저수지였음을 짐작케 한다.
능제 저수지는 예전에는 자그마한 방죽이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주변 만경읍과 청하면, 공덕면 등의 반복되는 극심한 가뭄을 해결하고자 확장공사를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저수지 확장공사가 완료된 후 농민들은 더 이상 물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고 하는데. 여타 저수지들은 홍수조절 능력 등을 갖추고 있는데 비해 능제 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서만 활용된다고 한다.
여름에는 만개한 연꽃이 겨울에는 꽁꽁 얼어붙은 저수지의 모습이 아름다운 곳이다.
온 가족이 즐겁게 능제 저수지 즐기는 방법
능제 저수지는 농경지에 물을 대는 저수지의 역할뿐만 아니라 해를 거듭할수록 시민들과 가까워지는 휴식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름을 겨냥한 듯 한창 공사가 이어지는 구간도 있지만 만경그린공원과 순환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인근 주민들과 지나는 행락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구름다리 건너편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전북에서는 유일하게 수상레저 조종면허 시험을 볼 수 있는 김제지평선마린리조트를 중심해서 좌우로 4킬로미터 정도의 수변산책로가 펼쳐져 있다.
물가로 그늘을 만들어 줄 나무가 없어 뜨거운 여름철엔 피해가고 싶은 곳이긴 하나 이른 아침이나 밤에는 한가로이 바람을 맞으며 온가족이 더위를 피하기에 좋다.
그리고 잠시도 몸을 가만히 두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어린이공원, 건강을 챙기는 어른들에게는 산책로, 또 그저 바라만보아도 좋을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저수지 한켠에는 외로이 오리배 한척이 떠있긴 하나 아직 계절이 일러 이용객이 없다.
둘레둘레 거닐며 수변길의 평온함도 얻을 수 있는 곳, 아직 이른 봄이라 마른 연들만 고개를 내밀고 있긴 하지만 버들강아지 솜털에 이미 봄은 내려앉았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나만의 낚시터?
그동안 심포들녘의 알알이 박힌 보리나 망해사의 낙조를 보러 다니며 수없이 스쳐 지나던 길가에 자리한 능제 저수지. 휴일 낮에 찾은 능제 저수지엔 새로운 진풍경이 있다.
저수지 가장자리에 콩나물 모양의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사람들이 늘어서 있다. 가까이 가보니 낚싯줄을 걸쳐놓고 줄을 잡아당길 타이밍만을 기다리고 있는 낚시꾼들이다.
“군산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어요. 이곳이 생각보다 많이 알려져 광주 대전 등지에서 동호회나 낚시 애호가들이 자주 찾는 명소예요. 저도 주말이면 장소를 옮겨가며 낚시여행을 떠나곤 하는데 이곳은 가깝기도 하고 제법 입질을 잘 해 재미가 있어 가끔 오는 편이예요” 젊은 강태공의 말이다.
그들 중엔 젊은 여성들도 꽤 눈에 띄는데 낚시 장비를 보니 보통은 아닌 듯. 그러나 그들은 잡은 물고기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저 짜릿한 손맛을 맛보기 위해 낚시를 한다고. 어른 팔뚝만한 배스가 딸려 올라오면 환호성을 질렀다가도 곧 다시 물위로 내려놓는다. 몇 미터씩 간격을 유지한 채 낚시에 몰두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다소 진지함이 묻어난다.
이제 곧 푸릇푸릇한 보리가 심포들녘을 수놓을 즈음 또 한 번은 스쳐 지나게 될 이곳, 긴 추위를 깨고 찾아온 반가운 계절은 드넓은 호수를 만나 포근함을 더한다. 김제 만경의 봄은 이미 능제의 은빛물결 위에 가득하다.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