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도 크고 옷도 멋지게 입은 남성 한 분이 진료실로 들어 왔다. 성형외과에서는 진료실에 들어와 의자에 앉기까지 서로의 눈이 마주친 짧은 시간 동안 상담을 원하는 분에 대해 많은 것을 파악해야 한다.
의자에 앉으며 “상담실장께서는 나가 계시죠!”라고 한다. 많이 경험해 보지 못한 강수다. 나는 자세를 고쳐 잡고 앉았다.
“미간주름이 고민입니다. ‘완전히 없애고 싶다’까지는 아니지만, 직업상 사람을 많이 만나는데 신경이 쓰입니다. 필러와 보톡스가 있다고 하던데 효과가 없다는 사람들도 있고.. 원장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네. 사람에 따라 조금씩…” 말이 끝나지도 않았지만 그 남성분은 질문을 이어 나갔다. 긴 설명은 필요 없고, 그냥 네, 아니오로만 답하라는 강요처럼 느껴졌다. “저처럼 이렇게 주름이 깊은 경우에는 보톡스만으로는 부족해 필러시술을 함께 해야 하지요?” “네.” “6개월마다 맞아야 한다는데, 2~3번 계속 맞으면 효과가 더 길어진다죠?” “네.” “잘못 맞으면 인상이 어색해진다던데? “네, 맞습니다.” “계속 맞으면 내성이 생긴다던데?” “네, 그럴 수도 있죠.” “몇 번 맞다가 그만둔다고 해서 주름이 더 심해지지는 않죠?” “네.” “보톡스가 식중독균이라던데?” “네에?” 필자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의도였는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딱딱하던 분위기는 ‘식중독’에서 한결 나아졌다.
결국 그날 그 남자분은 보톡스와 필러에 대한 자신의 지식에 대한 확인만 하고 상담실을 떠났다.
보톡스의 성분명은 ‘보툴리눔 독소’이다. 보톡스는 식중독균이 아니라 식중독균이 만들어 내는 독소를 주사용으로 적합하게 정제한 앨러간이라는 회사의 상품명이다. 보톡스를 맞으면 혹시 중독이나 다른 합병증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보톡스는 중독성이 없고 맞다가 그만둔다고 주름이 이전보다 더 악화되지도 않는다. 피부를 썩게 만드는 부작용도 물론 없다.
주름과 처짐이 심해지면 수술적인 방법밖에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시간을 내어 한 번은 경험해 볼만한 성형외과 영역의 시술임엔 틀림이 없다.
얼굴주름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흔히 “보톡스 맞아봐”라고 얘기 한다. ‘버버리’하면 ‘트렌치코트’를 떠올리듯이 주름을 펴주는 약으로 자리 잡은 보톡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하루하루가 틀려진다는 푸념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1년에 두세 번 10분의 시술로 주름시계를 멈출 수 있다는 것도 꽤나 매력적이다.
청담심스성형외과의원 심희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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