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학생> 경기고등학교 3학년 정호철 군

세계를 움직이는 문화대통령 되고파!

지역내일 2013-03-11

싸이를 필두로, K-POP과 한국문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한국전쟁 이후 파란만장한 사회?경제적 격변기를 겪었지만 과거의 시행착오를 딛고 일어서 놀라운 발전을 이뤄낸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 아닌가. 정호철 학생(경기고3?남)은 바로 이 점에 주목했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바로 우리 고유의 문화임을. 문화디렉터, 더 나아가 세계를 움직이는 문화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정호철 군을 만나봤다.


어릴 때부터 다문화에 관심 많아
호철 군은 초등학교 때까지 수원에서 살았다. 당시 수원에는 외국인 근로자가 일하는 공장이 많아 자연스럽게 다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외국인 근로자가 일하는 공장에 가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처음 다문화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죠. 외국인 근로자 분들은 한국어가 서툴러 여러 모로 어려운 점이 많아 보였습니다. 가끔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그것도 한국보다 못사는 나라의 사람이라며 외국인 근로자들을 무시하는 어른들도 본적이 있었죠. 어린 나이였지만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화성시 자원봉사센터에서 외국인 근로자에게 한글을 가르쳐주는 봉사활동을 한 후 쭉 봉사를 해왔습니다. 대치동으로 이사 온 뒤에도 중학교 때까지 수원을 오가며 봉사활동을 하다, 고등학생이 된 후 우리 지역에서 기여할 수 있는 조금 더 넓은 의미의 문화 봉사활동을 찾아보게 됐습니다.”
자신의 꿈과 목표가 명확했던 호철 군은 고1 때 역삼청소년수련관 문화재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문화 훼손과 보호를 위한 여러 활동에 앞장섰다.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청소년문화재지킴이로 위촉, 지난 2년간 서울 및 경기도권의 문화재를 투어하며 일본의 잔재가 남아 있는  문화재 지명들을 찾고 이를 바로 잡는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우리 스스로가 자성하고 문화적 자긍심을 가져야만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다는 것이 호철 군의 생각이다.


문화적 상상력 키워준 부모님께 감사
아버지는 호철 군에게 문화적 상상력을 일깨워준 일등공신이다. 사업 때문에 늘 바쁜 가장이었지만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가족과 함께 세계여행을 다니겠다는 계획을 실천해온 분이다. 자식들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글로벌한 안목과 열린 사고방식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어릴 땐 그런 깊은 뜻이 있는지조차 몰랐습니다. 그저 여행을 가는 게 마냥 설레고 좋았죠. 2주 동안 유럽 7개국을 돌아보기도 하고, 2006년 독일월드컵 때는 직접 독일에 가서 축구경기를 관람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하고 그 나라 사람들을 만나면서 세상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들,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아버지께서는 뭐든 직접 경험하고 스스로 깨우치게 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유치원 때 TV로 중계되는 농구경기를 보며 한 번 가보고 싶다 했더니 아버지께서 그 길로 달려 나가 20경기 관람권을 구해 오셨죠. 이런 다양한 경험이 문화디렉터를 꿈꾸는 저에게 든든한 자양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호철 군에게 어머니는 ‘긍정의 힘’을 가르쳐 준 분이다. 문화에 대한 단편적인 시선이 아니라, 무궁무진한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다.
“제가 K-POP에 빠져있을 때 막연히 음반기획자가 되고 싶다 했더니, 어머니께서는 ‘좋아하는 일을 하라’며 용기를 북돋아주셨습니다. 만일 그때 ‘집어치우고 공부나 하라’고 말씀하셨다면 어땠을까요? 어머니 덕분에 제 꿈을 더 넓혀 문화디렉터를 꿈꾸게 된 거죠.”


나는야 학교몰입형 학생  
호철 군은 솔직하다. 지리올림피아드 경제경시상, 환경봉사상, 논술상 외에도 고교 2년 내내 성적우수상을 받았지만 중학교 때 단 한 번 전교 1등을 해본 후, 지금까지 1등을 못해봤다며 자랑거리가 없단다. 영어는 좋아하고, 경제에 관심 많고, 독서도 즐기는 편이지만 수학은 묻지 말라며 공부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대신 자신을 ‘학교 몰입형 학생’이라 표현했다.
“물론 저도 학원에 다닙니다. 입시와 사교육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이니까요. 하지만 저에게도 철칙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가급적 모두 참여한다는 거죠. 교내 대회뿐 아니라 경제동아리 활동이나 축제, 친구들과의 여러 활동 같은 거요. 공부에 매진하는 것은 학생의 본분이지만 그 외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얻을 수 있는 건 모조리 경험하고 싶거든요. 이 역시 문화적 다양성의 체험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질문에 답하든 자신의 꿈과 연결시키는 비상한 재주를 지닌 호철 군이 말미에 책 한 권을 꺼내들었다. 『한국인의 문화유전자』다. 지난해 학교 창체활동 소논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접하게 된 소중한 책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친구와 둘이 소논문을 준비하면서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N브랜드 점퍼나 닭강정이 일순간 퍼지는 등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유행에 민감하죠. 그러면서 개성은 묵살합니다. 저는 이런 부분에 주목해 문화단일화 현상에 대해 써내려갔습니다. 학교 소논문 프로젝트가 없었다면 이런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없었겠죠. 그래서 전 후배들에게 무조건 학교생활에 몰입하라고 말해줍니다. 그게 저만의 정답이거든요.”
스스로 경험해보고 답을 찾아나가는 것이 더 값지고 행복하다는 호철 군. 마지막 남은 고교생활 1년도 부디 인생의 정답을 찾아나가는 값진 시간이 되기를 마음속으로 응원해본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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